종류및 판별법… 학부모 대응책
학령아동 5명중 1명꼴 ‘난독증’… 정신박약·신체 장애와는 달라
사라는 어렸을 때부터 매우 똑똑한 아이였으나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더니 글자와 단어를 읽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총명하고 똑똑한 아이가 기본적인 글읽기도 어려워하는 것에 부모가 크게 놀란 건 당연한 일. 알파벳 글자와 소리를 매치시키지 못하거나 글자를 조합해 단어를 만드는 것을 힘들어하던 사라는 2학년에 올라가서도 여전히 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쓰기에도 문제를 나타냈다.
검사 결과 사라는 ‘학습장애’를 갖고 있었다. 학습장애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증세들이 포함되는데 미국에서 5명에 1명 꼴로 흔하게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 학생들 가운데서도 이같은 학습장애나 관련 증세를 보여 전문가들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학습장애는 이른 시기에 발견해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돼 학교 적응에 어려움이 생기고 일상생활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학습장애의 종류와 판별법, 학부모의 대응책 등을 알아본다.
■학습장애란
학습장애(Learning Disabilities·LD)란 뇌의 인지기능의 결함과 관련된 여러 유형의 학습에서 곤란을 보이는 현상의 일반적 총칭. 학습장애가 있는 아동은 지능이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읽기나 쓰기, 셈하기, 듣기, 말하기 등 기본적인 분야의 학습 스킬을 잘 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연방 장애인 교육법(IDEA)상 학습장애는 ‘인지기능 또는 언어사용과 관련된 기본적인 심리학적 과정의 결함으로 인해 듣기, 생각하기, 말하기, 일기, 쓰기, 스펠링하기, 셈하기 등의 능력에 곤란을 보이는 장애’로 정의되며, 정신박약이나 신체 장애 때문에 학습에 곤란을 겪는 것과는 엄격하게 구분되고 있다.
학습장애의 대표적 종류로는 읽기 장애, 쓰기 장애, 산술 장애 등이 있다. 난독증(Dyslexia)으로 대표되는 읽기 장애는 읽기 능력이 연령에 맞는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장애로 글을 큰 소리로 읽을 때 단어를 생략하거나 읽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거나 철자를 바꾸거나 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글을 읽고도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읽는 것도 이에 속한다. 또 쓰기 장애(Dysgraphia)는 글자 형태를 만들거나 정해진 공간 내에 글자를 쓰는데 곤란을 겪는 장애를 나타내며, 산술 장애(Dyscalculia)는 산수 문제를 풀고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이다.
■난독증
학습장애 중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게 읽기 장애의 일종인 난독증이다. 난독증은 지능이 지극히 정상이거나 정상보다 높은데도 불구하고 글자나 단어를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로 글자를 중간중간 빼고 읽거나 더듬거리는 것, 글씨를 뒤집어 읽는 것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지난 20일자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난독증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그동안 미스터리였던 난독증의 원인과 대처법이 새로운 연구들을 통해 좀더 명확하게 밝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지가 소개한 최신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난독증은 뇌 신경계의 사소한 이상으로 읽기를 관장하는 뇌의 여러 부분이 정상적인 상호작용을 원활히 하지 못해 일어나는 질환이라는 것.
난독증은 학령기 아동의 5분의1 정도가 어느 정도의 난독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고 한다. 유명한 예술가와 과학자, 기업가들 중에는 난독증을 극복하고 성공한 예들도 많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저명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 만화영화의 대부 월트 디즈니, 할리웃 스타 탐 크루즈, 우피 골드버그 등이 난독증을 극복한 대표적 인물이다.
■학습장애 판별 및 대처법
취학 전 또는 취학 연령의 자녀가 지능이나 연령에 비해 특정 분야에 학습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일단 학습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가서도 읽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난독증 때문일 수도 있다. <난독증 징후 관찰법 참조>
전문가들에 따르면 학습장애는 읽기나 쓰기 등 어떤 특정 분야에만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즉, 다른 공부는 다 잘 하는데 특정 과목에서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
따라서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습장애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머리는 좋은 애가 왜 유독 쓰기만 못하니’하는 식으로 구박하기가 쉬운데 이같은 태도는 절대 금물이다.
이 때문에 우울이나 불안, 좌절감 등 정신질환 증세를 동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김 브레인 피트니스 원장은 “난독증 같은 학습장애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넘어갈 경우 학교 적응을 못해 청소년 비행 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학습장애는 보통 아동이 학교에 들어간 뒤 교사의 관찰로 발견되는 수가 많으므로 교사가 학부모에게 보내오는 메시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학습장애가 의심되면 일단 전문가 상담과 진단 테스트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진단이 나온 뒤 적합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학습장애로 진단되면 연방 장애인 교육법(IDEA) 상 규정에 따라 개개인에 맞게 장애 극복을 위한 특수교육 프로그램인 ‘개인교육 플랜’(IEP·Individualized Education Plan)을 짜게 되는데 IEP는 아동이 다니는 학교의 특수교육 교사나 심리상담 교사 등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그리고 소아정신과 의사, 언어치료사 등 외부 전문가가 팀을 이뤄 결정하게 된다.
수잔 정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학습장애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돼 있다”며 “학습장애가 의심될 경우 학교측에 테스트를 요청하고 서면으로 IEP를 해달라고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령별 난독증 징후 관찰법
■3~5세
__단어 운율 맞추기(rhyming)와 같은 음성을 가지고 하는
놀이에 관심이 없다.
__유아원에서 배우는 ‘Humpty Dumpty’나 ‘Jack and Jill’과
같은 운율 맞추기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__지속적으로 단어들을 잘못 발음하고 아기 말투를 계속 쓴다.
__자기 이름의 글자들을 잘 알지 못한다.
__글자나 숫자, 요일의 이름을 기억하는데 애를 먹는다.
■5~6세
__글자를 잘 읽고 쓰기 못한다. 자기 이름이나 단어의 스펠링
을 멋대로 쓴다.
__음절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cowboy를 cow와 boy
로 구분하지 못한다.
__여전히 cat, bat 같이 운율이 서로 맞는 단어를 맞추지 못한다.
__알파벳 글자와 그 음을 연결시키지 못한다. 예를 들어 “알파
벳 b는 어떤 소리로 읽지”하고 물으면 잘 알지 못한다.
__음소(phoneme)를 구별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cat 하고 같
은 소리로 시작하는 단어가 뭐지”라는 질문에 난감해 한다.
■6~7세
__여전히 음소를 구별하고 자연스럽게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__mat나 top과 같은 한 음절로 이뤄진 간단한 단어를 읽지
못한다.
__여전히 글자와 소리를 연결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단어 goat를 big으로 읽는다.
__said, where, two와 같이 간단하면서도 불규칙적인 스펠링을
가진 단어를 잘 읽지 못한다.
__글자 읽기가 너무 어렵다고 불평하며 읽기를 싫어하고 거부
한다.
■7세 이상
__길고 복잡한 단어를 잘못 읽는다. 가령 ‘알루미늄’
(aluminum)을 ‘아무리윰’(amulium)과 같이 발음한다.
__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혼동한다. 가령 volcano를 tornado로,
ocean을 lotion으로 읽는다.
__더듬거리며 말을 하고 stuff나 things와 같이 애매모호한 단
어를 지나치게 사용한다.
__날짜나 이름, 전화번호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__that이나 in 같은 간단한 기능어들을 잘 읽지 못한다.
__단어의 일부분을 빼고 읽는다. 가령 ‘컨버터블’(convertible)
을 ‘커니블’(conible)이라고 읽는다.
__소리내어 읽을 때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임의로 바꾸어
읽는다. 가령 automobile을 대신 car로 읽는다.
__스펠링을 심하게 틀리며 글씨를 엉망으로 쓴다.
__숙제나 시험을 시간 내에 끝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__소리내어 크게 읽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학습장애 관련 정보 웹사이트
▲미국학습장애협회(LDA): www.ldanatl.org
▲전국학습장애센터(NCLD): www.ld.org
▲LD온라인: www.ldonline.org
▲국제난독증협회(IDA): www.interdys.org
▲슈왑러닝: www.schwablearning.org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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