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혐의 정식기소‘무기징역’가능
LA 레이커스 수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24)가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선고받을 수 있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것은 브라이언트와 레이커스 팬들은 물론 스포츠계 전체에 엄청난 충격파를 던졌다.
콜로라도주 이글카운티 마크 헐버트 검사장은 성폭행 사건이 접수된 뒤 무려 2주일여동안 브라이언트에 대한 정식 기소를 하지 않아 어쩌면 기소중지 결정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돌았으나 막상 결과는 정반대였다.
헐버트 검사장은 18일 브라이언트가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 피해자를 제압한 뒤 성폭행을 가했다며 3급 중범죄인 1건의 성폭행 혐의로 정식 기소한 것. 막상 기소결정이 내려지자 브라이언트는 변호인을 통한 성명서와 기자회견을 통해 고소인과의 성적관계를 인정했으나 그 것이 두 성인간의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고 자신은 부인에 대한 간통죄를 범했을 뿐 범죄행위인 성폭행을 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동안 누구보다도 깨끗한 사생활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브라이언트는 이제 재판결과에 관계없이 깨끗한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됐다.
코비 성명서 전문
나는 오늘 기소된 혐의에 대해 죄가 없습니다. 나는 고소하고 있는 여성을 폭행한 사실이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간통의 실수를 범했습니다. 이로 인해 나는 아내와 하나님께 그날 밤 내 행동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양쪽 모두 나를 용서해주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6월30일 일어난 일 가운데 지금 나를 무고하고 있는 여성의 의지에 반해 강제로 일어난 것은 없습니다. 이런 무고는 내 가정을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내 모든 힘을 다해 이런 무고와 싸울 것입니다. 그녀는 내 실수에도 불구하고 나와 함께 있어주기로 했고 그것은 나에게 무엇보다도 큰 힘이 됩니다. 나는 살아가야 할 이유가 너무 많습니다. 그것은 계약이나 돈, 명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가족입니다. 나는 그들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나를 믿고 성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나와 내 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분들의 성원과 기도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나는 무죄” 아내와 하느님께 간통죄를 지었을뿐
코비 기자 회견
브라이언트는 18일 오후 6시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부인에 대한 간통죄를 범했을 뿐 성폭행 혐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다시 한 번 무죄를 주장했다. 부인 바네사 브라이언트와 변호사 파멜라 맥키와 함께 미디어 앞에 나선 브라이언트는 한참동안 북받쳐 오르는 감정과 터져 나오는 눈물을 억제하기 위해 애쓰느라 말을 시작하지 못했고 옆에 앉은 부인 바네사 브라이언트는 그런 남편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문을 연 브라이언트는 “나는 간통죄를 범한 내 자신에 대해 격분하고, 혐오스러운 마음으로 지금 이 자리에 섰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녀(성폭행 피해자)에게 아무런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나는 무죄다”라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농구나 계약, 돈이나 명성이 아니라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무고한 혐의와 싸울 것”이라면서 “나를 믿고 성원해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지금 나와 우리 가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분들의 기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브라이언트의 부인 바네사 브라이언트는 이날 남편과 함께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남편이 간통이라는 실수를 범했으나 그는 누구를 폭행할 사람이 아니다”면서 “나는 남편을 믿기에 이 혐의에 맞서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혀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사랑을 천명했다.
브라이언트는 지난달 30일 콜로라도 코디에라 랏지 & 스파 호텔에서 호텔 종업원인 19세 여성을 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지난 4일 자진 출두한 뒤 보석금 2만5,000달러를 내고 석방됐었다.
코비 어떻게 되나
재판 끝나려면 수년 걸릴수도
당장 브라이언트는 다음달 6일 콜로라도 법원에 출두, 1차 청문회에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재판 결과가 나오려면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 확실하다. 브라이언트의 변호사 파멜라 맥키는 기자회견에서 브라이언트가 성인과 합의된 성 관계를 가졌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브라이언트가 성관계 사실을 시인한 이상 강간이라는 물증이 확실하지 못하면 유죄를 입증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또한 재판이 배심원단에게 넘어갈 경우 브라이언트의 스타파워로 인해 배심원들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브라이언트의 기소가 레이커스의 올 가을 시즌에 미칠 영향은 아직 섣불리 점치기 어렵지만 브라이언트같은 유명인이 관련된 사건의 재판 진행 정도는 수년을 끌 수도 있는 것이어서 브라이언트가 2003-04시즌에 뛰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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