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독서·견학등 학과 떠나 심신 키울 기회
다양한 방학 프로그램 제공하는 OC 각 도시들
여름 방학. 가만히 있어도 덥고 짜증나는 여름을 맞아 현대에 태어난 아이라면 누구나 성장기 내내 10여년간 매일 다녀야하는 학교를 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이다. 9개월간의 교실내 학과 공부에서 벗어나 산으로 바다로 자연을 벗해 지내며 심신을 단련한다면 이상적이겠지만 우리들이 처해있는 삶의 조건은 그런 환경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무려 10주에 걸친 길고 긴 여름 방학, 오렌지카운티의 아이들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늘어난 탁아 수요에 부응하여 1988년에 시작된 라팔마 시의 여름철 데이케어 프로그램 ‘클럽 라 팔마 데이 캠프’에 올해는 5~12세 아동 120명이 참가하고 있다. 처음에 60명이던 참가 인원이 해마다 늘어나고 대기자 명단까지 생긴 것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기도 했지만 이 데이캠프의 높은 수준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탓이라고 커뮤니티 서비시즈 수퍼바이저로 이 데이캠프 창설자중 한명인 마이클 벨크냅은 자신있게 말한다.
아침 6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8명의 카운슬러와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돌보는 가운데 매주 주제를 바꿔 공작, 게임, 이야기 듣기, 영화 보기, 수영, 견학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는데 비용은 주 87달러. 음료와 스낵은 매일, 점심은 금요일만 제공한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매주 화요일의 수영과 목요일의 필드 트립이라는데 이 데이캠프의 단 3명의 한인 어린이 참가자중 한명인 정연규군(4학년)은 방학동안 미국 이모집을 방문중이라는 한국 어린이. 7학년인 형은 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한편 5년전 시작된 6~8학년생을 위한 프로그램 ‘틴 펀’도 방학중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센트럴 팍에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무료고 아이들이 자기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며 비디오 게임도 하고, 탁구도 치고, 숙제도 하기 때문에 참가 인원은 1~30명으로 들쑥날쑥하지만 화요일의 요리와 금요일의 바비큐및 영화 감상에 가장 많이 모인다고 담당자인 리크리에이션 스페셜리스트 신디 로빈슨은 말했다.
남가주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물놀이를 빼고 여름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노스 카운티에서는 유일하게 올림픽 사이즈 수영장을 갖추고 활발한 수영강습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있는 풀러튼시 인디펜던스 파크 내 수영장은 올해도 5개 레벨에 매일 아침 8시45분부터 저녁 7시25분까지 30분간 2주간에 걸친 세션마다 340명이 수강하고 있다.
방학동안 이런 세션이 5번 운영되니 이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우는 아이들의 숫자를 짐작할만 한데 아무래도 가장 바쁘기는 이제 막 수영을 배우는 아이들 클래스. “25명의 직원들이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교육적인 클래스를 운영하느라 애쓰고 있다”고 이 공원의 수영 프로그램 매니저인 닉 톨마소프는 말했다.
지난 18일 이 공원에는 풀러튼 시내 데이캠프 어린이들이 총집합, 한쪽에서는 수영대회, 다른 쪽에서는 수영장 안에서 자유 놀이, 또 다른 쪽에서는 물총과 호스를 동원해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여름은 활동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또한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다. 각 도서관들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여름 방학동안 일정량의 책을 읽은 학생들에게 상을 주는 프로그램등 여름철을 맞아 특별 프로그램을 꾸민다.
오렌지카운티 리저널 시스템 중에서는 가장 장서수가 많은 가든그로브 도서관(관장 수 정)도 예외는 아니다. 방학 초에 850명의 초등학생들이 서머 리딩 프로그램에 등록했고, 별도로 마련된 틴 프로그램에도 60여명이 등록했는데 예년의 경우, 50권 이상을 읽어서 이 프로그램을 끝내는 학생의 숫자는 보통 1000명이 넘는다고 정관장은 말한다.
아이들이 주로 읽는 것은 ‘구스 범프’’베이비시터 클럽’ 같은 어린이용 대중 소설들. 새로 나온 해리 포터 시리즈는 가든그로브에만 아직 책이 들어오기도 전에 10여명이 대출 신청을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스토리 타임이 있는 화요일 아침에 제일 붐비고 일주일중 손님이 가장 적다는 매주 금요일이면 두 딸 정화(7), 은화(4)와 함께 와서 읽은 책을 반납하고 새 책을 빌려 간다는 가든그로브 거주 주부 이미정씨(43)는 올 여름 수영을 배워 까맣게 탄 정화가 매주 10권 정도씩 고르게 소화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책을 골랐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한다는 전업주부들은 너무 길다고 아우성이고, 맞벌이 부모들은 아이를 맡기려니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비명이지만 연중 쳇바퀴 돌듯 생활하는 직장인에게는 부럽기만한 것이 방학이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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