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무명반란’ 1위 (-3)
노먼 ‘노장반란’ 2위 (-2)
최경주는 부진 82위 (+6)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가 하면 어느새 햇살이 비치고, 날씨가 맑아지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시속 35마일의 강풍이 몰아치는 등 변화무쌍하고 종잡을 수 없는 특유의 영국 해변날씨 속에서 벌어진 브리티시오픈 첫날 경기에서 일본투어에서 활약하는 허석호(30)가 1언더파 70타를 쳐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예선을 거쳐 출전한 남아공화국의 무명 헤니 오토(27)가 3언더파 68타를 쳐 단독선두로 나서는 이변을 터뜨렸으며 노장 그렉 노만(48)은 선두에 1타 뒤진 2언더파 68타로 데이비스 러브3세와 함께 공동 2위로 나서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인 타이거 우즈는 오프닝홀 티샷이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깊은 러프에 빠져 실종(?)되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로 출발하는 불운 속에 악전고투하며 2오버파 73타로 공동 19위에 자리잡았고 우즈와의 한판승부가 기대됐던 ‘2인자’ 어니 엘스는 단 1개의 버디도 잡지 못하고 보기만 7개를 범하며 7오버파 78타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디펜딩 챔피언으로써 체면을 구겼다. 한편 최경주는 역시 버디 1개도 잡지 못한 채 보기와 더블보기만 2개씩 범해 6오버파 77타로 공동 82위에 그쳐 컷 통과가 만만치 않게 됐다.
17일 잉글랜드 동남부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스 골프클럽(파71·7,106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1라운드에서 일본투어 상금랭킹으로 본선 자동출전권을 받은 허석호는 라운드 내내 침착하고 정확한 샷으로 5개의 버디를 뽑아내고 보기는 4개로 막아내 1언더파 70타로 프레드릭 야콥슨과 함께 공동 4위로 올라섰다. 허석호는 이날 평균 303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터뜨리면서도 페어웨이 안착률을 57%까지 유지했고 28개로 18홀인 마친 뛰어난 퍼팅에 힘입어 메이저대회에서 선두권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단독선두로 나선 오토는 어쩌면 허석호보다도 더 알려지지 않은 철저한 무명. 파트타임 유로피언투어 선수인 오토는 예선을 통과해 본선 출전권을 따냈는데 이날 롱퍼팅을 잇달아 집어넣는 눈부신 퍼팅을 앞세워 5개의 버디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내 3언더파로 단독선두로 나서는 깜짝쇼를 펼쳤다. 오토는 럭비와 골프 선수로 뛰다 ‘럭비보다 골프가 돈이 될 것 같다’는 이유로 97년 프로골퍼의 길을 택했던 경력을 갖고 있으며 지난 99년 고국 남아공에서 단 한차례 우승한 것이 유일한 우승기록일 만큼 철저한 무명이었다.
오토의 선두 부상이 ‘무명 반란’이라면 그에 1타 뒤진 2위로 나선 노만(48)은 ‘노장 반란’. 마지막 대회 우승이 5년전이었고 올해 허리통증으로 인해 단 2개 대회에만 출전했던 노만은 이날 10년전인 199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치켜들었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로열 세인트조지 코스에서 다시 한번 노장의 투혼을 불태웠다. 노만은 이날 파5 4번홀에서 4번 아이언으로 친 194야드 세컨샷을 홀컵 6인치 옆에 붙여 탭인 이글을 잡아내는 등 이글 1, 버디 2, 보기 2로 2언더파 69타를 쳐 우승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언더파를 친 러브3세와 함께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로 포진했다.
우즈 고전·디펜딩 챔프 엘스 101위
우승후보들 대부분 극부진
무명(헤니 오토)와 노장(그렉 노만)이 리더보드 꼭대기를 점령한 가운데 대회전 우승후보로 꼽히던 선수들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만년 우승후보 0순위인 ‘황제’ 타이거 우즈는 2오버파 73타로 공동 19위에 그쳤는데 이 성적은 그가 1번홀 티샷이 깊은 러프에 빠져 행방불명이 되는 바람에 트리플보기로 출발한 것을 감안하면 과히 나쁘지 않은 것. 반면 디펜딩 챔피언인 ‘황태자’ 어니 엘스는 버디없이 보기만 7개를 범해 7오버파 78타로 공동 101위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부진으로 타이틀 방어는커녕 컷 통과도 힘들게 됐다.
US오픈 챔피언 짐 퓨릭과 매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 그리고 생애 메이저 첫 승을 노리는 필 미켈슨, 그리고 올 시즌 3승을 따낸 케니 페리 등은 나란히 3오버파 74타로 공동 35위 그룹에 포진했으며 비제이 싱과 잔 데일리가 4오버파 75타로 공동 55위를 달렸다.
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데이빗 듀발은 이날 트리플보기 2개와 쿼드러플보기 1개를 범하는 바람에 83타를 쳐 최하위권으로 밀려났고 데이빗 탐스도 80대의 벽을 깨지 못하고 공동 125위로 처졌다. 당초 우승후보로 꼽힌 선수 가운데 기대에 걸맞는 성적을 올린 선수는 2언더파 69타로 공동 2위에 나선 데이비스 러브3세가 유일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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