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은 시간의 예술가다.
1편- <라디오 서울 3년을 돌아보며>
2편- <라디오 서울을 움직이는 사람들>3편- <라디오 서울에 바란다>
프로그램 편성은 어느 프로그램을 언제 내보낼 것인가 하는 방송의 전체 시간표를 짜는 일이요, 매 시간마다 정확한 시간에 시보를 내보내는 것은 초까지 계산해야 하는 일이다. 또 뉴스원고도 시간을 계산해서 작성하고 편집해야 하고, 음악 프로그램의 진행자도 몇 분을 말하고, 몇분 동안 음악을 틀어야 하는가를 미리 계산해 놓아야 한다.
한정된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마이크 앞에서 잔뜩 긴장하거나 떨던 방송 초보자도 시간이 가면서 서서히 시간을 다루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2면 계속 김용우기자>
라디오 서울은 비록 이제 3년의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대부분의 스탭과 진행자들은 이미 시간의 예술가 경지에 도달해 있는 듯하다.
먼저 방송 송출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 라디오 서울의 오퍼레이터는 현재 7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학생들이다. 서로 시간표를 맞추어 항상 1명은 방송국 주조종실에 있어야 한다. 이들이 없다면 방송이 나갈 수 없다.
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오퍼레이터로는 현재 박선영(여), 김슬기(남), 김민정(남), 홍윤경(여), 유재겸(남), 유은주(여), 차옥현(여)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하와이대학 마노아 캠퍼스와 카피올라니 커뮤니티칼리지 등에 재학중이다. 방송 송출 일을 하는 틈틈이 공부도 하고 책도 읽지만, 항상 자리에 매어 있어야 하는 일이라 누군가 같이 있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다음은 뉴스 진행자. 라디오 서울 아침종합뉴스를 맡으면 죽었다 깨어나도 평일 아침 7시에는 어김없이 뉴스 데스크에 앉아야 한다. 한국일보 하와이 지사장이자 라디오서울 방송국장인 이영호 앵커가 3년을 한결같이 ‘라디오서울 아침종합뉴스’의 마이크를 지키고 있다. 현재 같이 뉴스를 진행하는 최은석 아나운서는 아침종합뉴스의 3대째 여성 아나운서다.
정오뉴스에서 시간대가 바뀐 ‘11시 뉴스’는 한국일보 총무국의 제이콥 김 아나운서가 맡아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퇴근 무렵인 오후 5시에는 그날을 마감하는 ‘5시 뉴스’를 이 글을 쓰고 있는 기자가 진행하고 있다.
평일 프로그램으로는 주중 오후 5시 30분에 마크 심씨가 진행하는 ‘와이키키 랑데부’가 중년층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전화 신청곡을 받아 들려주며, 요일별로 변호사와 한의사, 사업가들을 초대해 피와 살이 되고 웃음도 되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고 있다. 목요일에는 김진애씨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분위기를 한층 돋구어준다.
또 평일 오전 8시에는 라디오 서울 L.A.에서 강혜신 기자가 ‘뉴스 와이드’를 통해 오늘의 미국 돌아가는 소식을 상세히 알려주고, 오전 9시에는 클래식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노영권씨가 ‘홈 스위트 홈’ 에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한다. 정오에는 1960년대 한국에서 ‘3시의 다이얼’로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았던 최동욱씨가 L.A. 에서 ‘3시의 다이얼’을 재현하고, 오후 2시에는 이종환씨가 이슈가 되고 있는 한국소식을 한국에서 전화를 통해 ‘이종환의 고국소식’ 시간에 전해준다. 한인들이 한국에 가지 않아도 한국 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건 이종환씨 때문이다.
주말로 넘어가면 하와이의 베테랑 DJ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는 김명희씨가 ‘안녕하세요 김명희입니다’를 통해 1부에는 클래식 소품과 가곡을, 2부에는 흘러간 팝송을 틀어주며 로컬소식과 한인소식을 전해준다. 골프를 하는 한인들을 골프장 가는 길에 이 프로를 즐겨 듣는다는 소문이다.
오후 5시 30분에는 의사의 부인으로 28년의 닥터 오피스 근무경험이 있는 서영심씨가 신앙을 북돋아주는 이야기를 매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오후 6시에는 한국KBS 방송국에서만 경력 27년의 영원한 성우 김인배씨가 ‘김인배의 내마음의 노래’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클래식 소품과 한국가곡을 위주로 수준 높은 음악과 작곡가에 얽힌 이야기를 감칠맛 나게 해준다. 최근에는 2주에 1번씩 설봉 선생을 초대해 국악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나누고 있다. 김인배씨는 매일 오전 6시 45분에 ‘라디오 입체낭독 아리랑’과 미니 프로그램 ‘한국일보에 실린 이런얘기 저런얘기’도 진행하며 ‘평생 방송인’으로서의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오후 7시에는 이영호 방송국장이 매주 한명씩 만나고 싶은 사람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라디오 초대석’을 진행한다. 가족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무렵인 일요일 오후 9시에는 ‘끼’를 내려 받은 김인배씨의 아들 김종규씨가 ‘김종규의 팝송앨범’을 진행한다. 386세대가 한창때 한국에서 들었던, 그래서 전주만 들어도 코끝이 찡해지는 팝송과 함께 노래에 얽힌 뒷 얘기를 매력적인 목소리로 전해준다.
<김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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