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아이들…어떻게 기를까
지난주에는 공부는 잘 하지만 책을 별로 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12살 난 상혁이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인게이지드 리딩(Engaged Reading)을 시켜야 한다고 쓴바가 있다. 지난 주일에 못 읽으신 분을 위하여 인게이지드 리딩을 간단하게라도 소개한다면, 이것은 자기만의 개인 리딩 이다. 누구의 강요나 숙제, 의무감에서 읽는 것이 아니고 감정적으로 자신의 필요에 의하여 읽기 때문에 이것을 인게이지드 리딩이라고도 부른다. 즉 감정적으로 그 책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이다. 이 필요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1). 핵심 리딩(Efferent Reading) 과 2). 경험 리딩(Esthetic Reading)이 있다. 핵심 리딩의 가장 큰 목적은 사실(facts)만 알아내는 것이다. 그러나 경험 리딩(Esthetic Reading)은 근본적으로 핵심 리딩(Efferent Read-ing)과 다르다. 이 리딩은 우리의 살이 되고 피가 되는 리딩이다. 우리가 어떤 음식을 직접 먹어 보아야 그 음식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경험 리딩(Esthetic Reading)은 감정적으로 직접경험을 하기 때문에 읽는 소설의 주인공이 아프면 “나”(여기서는 독자를 의미함)도 같이 아프다.
지난주에 소개한 글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혁이도 이 인게이지드 리딩을 하면 책에 푹 빠질수 있다. 과연 어떤 책들일까? 이번 주에는 여기에 대해 계속해 쓰겠다.
우선 자기가 읽는 책이 자기에게 재미가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TV시청이나 컴퓨터게임 등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선 그런 것들이 재미가 있어서 그렇다. 여기서 재미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들의 세계에서 재미있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책을, 명작을 골라 주어도 자기에게 재미가 없으면 안 읽거나, 건성 읽는 척 이나 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 나이(여기서는 9-12살) 에 흥미가 있는지를 알아야겠다.
1. 이 나이는 아직 사춘기는 아니지만, 사춘기의 문턱에 와 있는 나이이다. 남녀의 분별이 잘 되어 있으며 자신이 누구인 것을 아주 잘 받아 들이는 나이다. 이 결과로서 책의 선택에서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난다. 예를 든다면 만일 상혁이에게 누나가 있다고 하자. 누나가 상혁이 나이에 읽었던 책이 집에 그냥 쉽게 있으니 상혁이도 읽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하셔야 한다. 실력이 있건, 없건, 책 읽기를 좋아하건 아니건, 그런 모든 것을 떠나서 둘이 형제이기는 하지만 남/여 의 차이를 크게 보인다. 빠른 아이들은 몸은 비록 9~12살 밖에는 안되었어도 감정이나 정신연령이 사춘기에 와 있는 아이들도 많다.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영화, TV, 인터넷등을 통하여 성에 눈뜬 아이들도 많다. 9~12세 연령기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크게 착각하고 하는 것이 자녀들을 아기 취급하는 것이다. 자녀들의 가장 흔한 불만도 “나를 아기 취급하거든요” 이다. 그러나 사실 아직 대단히 어리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이런 태도도 충분히 이해되기도 한다.
2. 친구가 대단히 중요한 나이다. 어머니들이 이 나이의 자녀에게 서운함을 많이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전에는 무엇에나 ‘엄마가 제일’ 이었는데 점점 친구의 의견, 친구가 하자는 것이 더욱더 그 중요성을 차지하게된다. 자연히 친구에 관한 책, 우정에 관한 책들을 읽기를 좋아한다. 친한 친구가 별로 없는 아이들, 친구들은 많은데 그저 학교에서나 좀 잘 알고 겉으로만 사귀는 아이들은 이때 이런 책들이 큰 도움이 된다. (독서요법으로 학생들을 상담 과 치료할 때 친구, 우정에 관한 책을 많이 읽게 한다)
3. 자신의 소속감을 필요로 할 때이다. 물론 누구나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의 소속감이 있으나 이 나이는 가족이외의 어느 작은 규모 그룹의 소속을 필요로 하는 나이이다. 저 학년 때 자기 반 학생들 모두와 함께 친구를 하던 아이들이 이 나이부터는 자기의 노는 그룹(5~7명)을 형성한다. 자연히 이런데 관한 책들을 읽기를 좋아한다.
4. 자기 스스로가 규율을 만들어 그 법에 따라 행동하기를 좋아한다. 여기서 자기의 법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배워온 법이나 규율을 무조건 무시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을 무질서하게 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자기 범위 내에서 자신의 날개를 한번 펴 보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에, 또 어떤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깊이 생각하기도 한다. 보통 자신의 날개를 한번 펴 보려고 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엄격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다. 탐정 소설, 미스터리, 공상소설 등을 읽기를 즐긴다. 자기 스스로가 규율을 만들어 그 법에 따라 행동을 하고는 싶지만, 현실이 허락을 안 하기에 자신의 이런 욕구를 책을 통하여 만족시키기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기도 한다.
5. 자신의 가치관 형성이 급속히 발달되는 나이이다. Jerome Kagan에 의하면 우리 인간이 옳고 그른 것을 처음으로 알기 시작하는 나이가 22~29개월 사이다. 대단히 어린 나이 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는 것이 어렴풋이 아는 것이어서 아무리 안다 하더라도 환경에 의하여 크게 좌우된다고 했다. 같은 연구 내용 중에 6살짜리가 동생을 때리려다가 엄마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금방 때리려는 것을 멈추기도 하고, 아주 웃는 얼굴로 동생을 잘 대해주는 사례도 있다. 물론 어머니에게 야단 맞을 것 같으니까 하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나이는 어머니 즉 외부의 어떤 조건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판단에 의하여 옳고 그른 것을 형성 해 나가는 나이 이다. 많은 좋은 책을 통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기에 대단히 좋은 나이이다. 책일기를 통해 스스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가치관 형성이 된다고 본다.
6. 자기중심적(ego-centric stage)인 데서 벗어나서 남의 감정에 대단히 예민해 지는 나이이다. 아기가 새벽에 젖 달라고 울어대는 것이나, 3-4살배기가 생떼를 부려도 우리가 봐주는 것은 우리 인간은 처음에는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6살 경이면 자기중심에서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나이 (decentralization stage)로 변해간다. 그러기에 피아제(Piaget)는 어린이들이 6살에 학교에 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를 이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나이로 변해가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누구나 6살이 되었다고 모두 이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나이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6살부터 서서히 변해 9~12살까지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나이는 남의 감정에 대단히 예민해 하고, 남을 생각할 할 줄 아는 나이이다. 이때는 자서전, 위인전, 딴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 등에 대해 이해가 갈 뿐 아니라 그런 책을 읽기를 대단히 좋아한다.
결론적으로 이 나이는 책을 대단히 많이 읽어야 하는 나이이다. 대학입시 때문만이 아니다. 이때에 가치관의 형성도 책을 통해 많이 배우며, 자기중심적(ego-centric stage) 인 데서 벗어나서 남의 감정에 대단히 예민해 지는 나이인데 아직도 자기중심적(ego-centric stage)인 데가 많은 아이는 책을 통하여 남의 감정에 예민해 지며, 남을 생각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해 갈 수가 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때는 친구가 대단히 중요한 나이이다. 친한 친구가 별로 없거나 친구구가 많다해도 그저 학교에서나 좀 잘 알고 겉으로만 사귀는 아이들은 이때 이런 책들이 큰 도움 이 된다.
이 나이 때 책 읽기가 습관이 되어 아이들의 생활의 큰 위치를 차지 해야한다. 다음주는 더 구체적으로 이런 책들을 통하여 어떻게 어휘력을 높여 입시에 도움이 될까에 대해 쓰겠다.
전정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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