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전 중재 및 법원통역사

<문> 이혼 담당판사로부터 재판 전에 중재(mediation)를 받으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재판 전 중재란 어떤 절차인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또 법정출두시 통역을 동반해야 한다고 하는데 통역사는 어떤 자격이 있어야 하는지요.
<답> 법원에서는 될 수 있으면 재판까지 가지 않고 양측이 합의할 것을 원하므로 재판 전 중재(mediation)를 권합니다. 그래서 법원엔 현역 변호사, 은퇴한 판사 등이 중재자로 등록돼 있어 자원봉사로서 중재를 합니다. 중재인이 판결을 내리는 것이 아니고 양측의 주장과 증거 등을 검토, 서로의 약점과 이점을 설명하며, 합의를 이루도록 중재하는 것입니다.
각 케이스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이 중재과정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솔직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 법정통역사는 가정폭력사건이나 접근 금지령 신청일 경우 법원이 공인통역사를 출두하도록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민사나 가정법원에서는 반드시 공인통역사(certified interpreter)가 아니더라도 판사가 허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통역사 고용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빈곤자인 경우 친지를 데려가 통역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비공인 통역사가 통역을 잘못 한다든지, 상대방이 공인통역사가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판사가 비공인통역사를 허용치 않고 이 경우 공인통역사로 바로 대체될 수 없으면 그 이유로 인해 재판이 연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거인의 상속권

<문> 여러 사정으로 법적 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10여 년 동안 부부처럼 동거하고 있습니다. 동거인은 평소 모든 생활비를 대어 왔고 재산도 조금 있으며 항상 저를 돌보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동거인이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있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 법적 결혼을 한 부부인 경우 배우자가 유언장 없이 사망하면 모든 부부공동재산은 배우자가 상속받게 되지만, 법적 결혼이 안된 상태라면 그런 혜택을 받으실 수 없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동거자가 귀하의 생활비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합법적인 유언서나 생전 신탁서를 지금 바로 작성하여 귀하를 상속인으로 지정해 두는 것입니다.
또 부동산이 있다면 개인 소유 타이틀을 귀하의 이름과 함께 조인트 타이틀로 변경하고 은행 계좌도 조인트 또는 POD(Pay on Death)계좌로 변경하고, 생명보험 수혜자를 귀하로 지정하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주 총무처(secretary of the state)에 동거인(domestic partner)으로 등록을 해두면 2003년 7월1일부터 새로운 법에 의해 동거인이 유언서 없이 사망할 경우도 결혼한 부부와 같이 상속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혼전 계약서의 법적 효력

<문> 결혼 전 혼전 계약서를 서로 작성하여 서명했습니다. 양측 변호사가 따로 있어야 된다기에 변호사를 고용해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그 계약서에 의하면 저는 이혼 시 배우자 부양비를 일체 받을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제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직업 찾기도 쉽지 않고 건강도 좋지 않아 직업활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상대가 이혼을 요구하는데 정말 배우자 부양비를 전혀 받지 못 하는 것 인지요.
<답> 일반적으로 혼전 계약서 작성 시 변호사를 통하여 법적 조언을 충분히 듣고 그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남의 강요가 아닌 본인의 자발적 의사로 서명하였다면 그 계약서는 유효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계약서의 법적 유효성은 이혼당시 판사가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계약 내용이 너무 일방적이고 한쪽에 너무 불리하게 되어 있다든지 비양심적으로 되어 있다든지 또는 이혼시 귀하의 여러 상황이 배우자 부양비 없이는 너무 불리하다 판단되면 판사가 유효하지 않다고 판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레이스 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