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한인2명 ML 동시선발 출격 희비교차
사상 처음으로 이뤄진 한인 메이저리거 2명의 같은 날 동시 선발출격의 결과는 명암이 뚜렷하게 교차된 반타작으로 끝났다. 27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24)은 온갖 진기록을 쏟아낸 팀 타선의 활화산 같은 대폭발에 힘입어 식은 죽 먹기로 레드삭스 이적 후 첫 홈 승리를 신고했다. 반면 아치라이벌 뉴욕 양키스와의 서브웨이 시리즈에 나선 뉴욕 메츠의 서재응(26)은 최근의 예리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 ‘잘 던질 필요가 없군’
레드삭스 팀타선 대폭발
1회말 14점뽑아 25-8 대승
레드삭스 이적 후 첫 홈 승리를 갈망하던 김병현은 이날 걷잡을 수 없이 터진 팀 타선의 대 폭발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레드삭스 타선은 1회말 무려 14점을 뽑아냈고 특히 이 가운데 10점은 노아웃 상황에서 뽑았다.
김병현은 이날 눈을 감고 던져도, 아니 지려고 발버둥쳤어도 지기 어려웠던 경기였다. 시즌 3승(6패)이자 레드삭스 이적후 2승째이며 펜웨이팍에서는 생애 첫 승. 5이닝동안 7안타와 4사구 3개를 내주며 5실점했으나 이 가운데 4점은 비자책점으로 자책점은 1점뿐이었다. 삼진은 4개. 1회에만 14점을 뽑는 등 레드삭스는 이날 장단 28안타로 말린스 마운드를 괴멸시키며 25-8로 압승을 거뒀다.
한마디로 진기한 경기였다. 김병현은 1회초 선두 후안 피에르에 기습번트안타를 내준 뒤 1사후 이반 로드리게스에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며 0-1로 뒤졌다.
하지만 레드삭스는 곧이어 1회말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대 폭발을 일으키며 말린스 마운드를 초토화시켜 순식간에 승부를 끝내고 말았다.
말린스 선발 칼 파바노는 첫 6명의 레드삭스 타자에게 모두 안타를 맞고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물러났으며 이어 등장한 마이클 테헤라와 앨런 르브롤트도 뜨겁게 달아오른 레드삭스의 방망이를 식힐 수는 없었다. 1회가 끝난 뒤 스코어는 14-1. 이미 승부는 끝난 셈이었다.
김병현은 다음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레드삭스는 2회와 4회 2점, 3회 1점을 뽑으며 리드를 19-1로 벌렸다.
김병현은 야수실책으로 출루한 2사 주자 2루상황에서 3안타와 몸맞는 볼로 4점을 내준 뒤 20-5로 앞선 6회 라이언 루프에게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87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58개였다.
손톱부상 제구력 잃어
5.1이닝 6실점…양키스에 고배
서재응 “감을 잃었어…”
손톱이 갈라지는 부상때문에 지난번 선발을 건너뛰고 열흘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특유의 컴퓨터 제구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27일 뉴욕 양키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라이벌 양키스와의 서브웨이 시리즈 주말 3연전 개막전에서 5⅓이닝 동안 9안타와 포볼 및 몸 맞는 볼 1개씩으로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돼 시즌 3패(5승)째를 당했다. 이 경기전까지 기록한 4연승 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노련한 양키스 타자들을 상대로는 체인지업이 잘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경기전 우려가 적중한 경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제는 오랜 공백기로 인해 녹슨 제구감각이었다. 4연승 과정에서 보였던 면도날 제구력은 1회부터 핀트가 맞지 않았고 꾸준히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며 볼이 플레이트 한복판에 몰리는 기미가 나타나자 양키스의 베테랑 타자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1회초 팀이 2점을 뽑아줘 2-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서재응은 선두 알폰소 소리아노에 우전안타를 맞은 뒤 3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2회에는 후안 리베라와 알폰소 소리아노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투아웃 주자 2, 3루의 위기에서 거포 지암비를 상대로 승부를 하다 센터필더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를 맞고 주지 않아도 될 2점을 추가로 헌납했다. 서재응은 3회부터 안정을 찾아 다음 3이닝을 모두 3자범퇴로 처리하고 제 자리를 찾는 듯 했으나 6회에 집중 4안타를 맞고 1실점한 뒤 4-6으로 뒤진 1사 만루상황에서 마운드를 댄 윌러에게 넘겼다. 다행히 윌러가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서재응의 실점은 6점으로 끝났다. 총 투구수는 84개로 스트라이크는 52개. 삼진은 3개였다. 방어율은 종전 2.66에서 3.09로 치솟았다. 메츠 타선은 6이닝을 던진 양키스 선발 데이빗 웰스를 상대로 12개의 안타를 뽑아냈지만 4득점에 그쳐 결국 4-6으로 패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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