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좋은 대학일수록, 그 학교에는 병이 난 학생들로부터 공부에 뒤떨어지고 있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각종 서비스 프로그램이 있다. 그리고 그 학교의 학생들과 교수들의 공부와 연구를 위하여 최신식 시설의 컴퓨터 센터에서 외국에 가서 한 학기나 1년을 공부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과 자원(resources)이 있다.
따라서 자녀들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가급적이면 그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종류와 그 학교의 시설과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일찍 알아보고 이같은 서비스와 프로그램 그리고 시설과 자원 등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필자가 만나 본 한국 학생들 중에는 비록 명문대학에 진학하여 공부하고 있으면서도 그 학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각종 프로그램, 그리고 그 학교의 훌륭한 시설과 자원이 어떤 것이 있는지도 잘 모르고, 한국 학생 친구들 몇명과 항상 몰려다니며 4~5년을 공부하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으면, 그 학생이 당하게 되는 또는 당하고 있는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 학교에서 제공하는 여러 종류의 학구적 프로그램(academic programs)과 문화적인 프로그램(cultural programs) 그리고 각종 시설과 자원을 잘 활용하면 그 학생의 시야도 넓어지고 장래의 포부나 목표를 뚜렷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그 이외도 물론 새로운 지식을 좀더 많이 얻게 되고 또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좀더 보람과 뜻 있는 대학 학창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학교 캐털로그(university catalog)를 꼭 읽어라.
각 대학에서는 매년 그 학교의 캐털로그 또는 불러틴(bulletin)을 출판하여 학생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거나(그 값이 수업료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학교 bookstore에서 판매한다. 어떤 학생은 캐털로그에 적혀 있는 내용을 대충 다 알고 있다고 하면서, 만일 자기가 필요하면 친구 것을 빌려보거나 도서관에 가서 볼 것이라고 하면서 5~10달러 되는 캐털로그를 돈이 아까워서, 게을러서 또는 귀찮아서 사서 읽어보지를 않는다.
필자는 특히 신입생으로 그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 가급적이면 개학하기 전에 구입하여 첫 페이지부터 차례차례 한번은 모두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만일 부모가 자녀를 그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경우라면 그 학교 bookstore에 들러 캐털로그를 한권 사서 자녀에게 줄 것을 추천한다.
캐털로그에는 그 학교의 교육 이념과 목적은 물론, 각종의 학교 제도와 규칙 등이 설명되어 있다. 그 학교에는 어떠한 특수 시설과 자원이 있는지, 그리고 학생들이 당하게 되는 각종의 문제들을 해결하여 주는 담당 사무처나 기관들의 이름과 전화번호와 정규적인 학업 이수과정 이외에도 제공되고 있는 특별한 학문 적 프로그램과 문화적인 프로그램(academic and cultural programs) 등이 설명되어 있다.
●그 학교의 시설과 특수 자원을 이용하라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UC Berkeley의 캐털로그를 예로 들어 그에 설명되어 있는 시설/자원과 서비스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1. 도서시설
미국 대학들이 제각기 큰 자랑으로 인정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그 학교의 도서시설이다. 그 이유는 훌륭한 도서시설이 그 대학의 학생들과 교수들의 학구와 연구를 지원하여주는 가장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UC버클리는 미국 대학들 가운데 가장 우수한 도서시설 장비를 갖춘 학교들 중의 하나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대학이다. 이 학교에는 4개의 중앙 도서관 외에도 18개의 특수 전문분야 집중 도서관들이 더 있다. 또 학생이나 교수가 필요로 하는 서적이나 문헌이 그 학교 도서관에 없을 경우 다른 대학 도서관으로 연락하여 구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자녀가 UC버클리에 입학하면, 그 대학의 학생들을 위하여 도서관 시설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Library Orientation Tour를 택하도록 권하고 싶다. 현재 미국대학 도서시설은 책만 빌려주거나 또는 책을 읽거나 공부만 하는 곳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의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서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학생은 마치 또 하나의 힘을 더 갖게 되는 것과 비슷하여, 다른 학생보다 유리한 처지에 있게 된다.
고등학교 도서관이나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만 사용해 오던 학생은 이 학교 도서관이나 저 학교 도서관이나 도서관은 모두 같은 시설로 생각하고 있고, 또 어떤 학생은 내가 필요하면 도서관을 찾아가서 알아보면 되는 것이고 모르는 경우에는 친구나 그 학교 선배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간단한 일로 넘겨 버린다. 이 같은 학생들은 그 대학에서 시간이 갈수록, 그리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도서시설을 잘 활용하고 있는 학생보다 불리한 조건에 있게 된다.
2. 어학 실험실(BLC)
UC Berkeley에는 100여개의 외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외국어 센터인 BLC(Berkeley Language Center)가 있다. 이 센터에는 Audiotape와 Audio Recording Studio 등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3. 인류학 박물관
인류학 박물관(Phoebe Hearst Museum of Anthropology)은 UC버클리의 또 하나의 주요한 자원이다. 이 박물관에는 400만여개 이상의 전시품을 보관하고 있다. 그 중에는 캘리포니아의 수집품은 물론 고대의 Peru와 Egypt의 수집품도 있다. 이 박물관의 주목적은 그 학교 학부 학생, 대학원생 그리고 교수들의 인류학 공부를 도와주려는 것이다. 비록 인류학이 전공이 아닌 학생들도 Anthropology를 일반 교양과목으로도 많이 택하고 있다.
4. 과학교육 센터
아동들과 과학분야 교사들의 과학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과학교육 센터인 LHS(Lawrence Hall of Science)에는 초·중·고교생들의 과학교육을 도모하는 특별 프로그램이 있다. 이 LHS가 그동안 발전시켜 온 각종 과학 프로그램은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LHS에서는 앞으로 과학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과학교사 교육훈련 과정에는 과학교사들이나 앞으로 과학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배우게 되는 실습 교육 프로그램이다.
(내주에 계속)
김주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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