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걸렸을 때

<문> 저녁회식 자리에서 소주 반병 정도를 마시고 운전하다가 과속으로 경찰에 잡혔습니다. 그런데 술 냄새가 난다면서 눈에 플래시 라이트를 비춰 보더니 차에서 내리라고 해 운동 비슷한 것을 이것저것 시키더니 수갑을 채운 후 경찰서로 연행했습니다. 경찰서에서 호흡 테스트와 혈액 테스트 선택권을 주기에 호흡 테스트를 했습니다. 눈에 플래시 라이트는 왜 비춰본 것이며 또 현장에서 명령한 테스트를 거부할 수 있는지, 또 호흡이나 혈액 테스트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세 가지 질문에 대해 한가지씩 설명을 드리자면 먼저 눈에 플래시 라이트를 비추는 테스트는 영어로 ‘호라이즌털 게이즈 니스태그머스’(horizontal gaze nystagmus)라 하며 수평으로 눈동자가 움직일 때 생기는 안진증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눈이 불빛을 따라가다 반사운동 현상을 나타내는 것을 보는 것으로 이 현상이 45도 각도 이전에 발생하면 이론적으로 혈중 알콜 농도가 0.05% 이상인 것으로 가정합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므로 증거로 채택은 되지 않으며 다만 경찰이 체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둘째, 현장에서 여러 형태의 테스트를 요구하는데 이 테스트를 요구할 때는 이미 경찰이 체포하기로 결정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거부하여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나 음주량이 많지 않았고 음주운전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자신이 있을 경우라면 응해도 문제가 없겠지요.
마지막으로, 호흡이나 혈액 테스트를 거부하면 검찰 측에서 혈중 농도가 0.08% 이상이라는 증거 확보는 못하지만 정황적 증거만으로도 기소할 수 있습니다. 또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 누구나 화학 테스트(chemical test)에 응하겠다고 묵시적 동의를 하게 되므로 이를 거부할 경우 DMV에서 1년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되고 48시간 실형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반드시 경찰이 피의자에게 설명을 해주어야 유효합니다. 추가로 음주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경우엔 호흡 테스트 후에 혈액 테스트도 요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혈액은 추후에 변호인의 요청에 의해 재검사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음주운전의 방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할 것을 권합니다.

위증을 묵인하는 변호사

<문> 1주일 전 마약소지 및 불법무기 소지죄로 체포된 후 보석으로 석방됐습니다. 변호사와 상담하면서 모든 사실을 그대로 자백했습니다. 그런데 재판시 제가 증언대에서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배심원의 동정심에 무죄를 호소하려 합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요.
<답> 귀하의 모든 사실을 자백 받은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을 할 때, 모든 사실을 알고서도 귀하의 위증을 묵인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변호사의 윤리강령은 매우 엄격하므로 현재의 변호사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한다면 다른 변호인을 선임하든지 아니면 증언석에서 증언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보장 관계를 고려할 때 위증인지는 제 3자가 알 길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변호사의 행동을 관장하는 윤리강령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십시오.

이해상충과 변호사 선임

<문> 저희 부부가 가게에서 가짜 상품을 팔다 동시에 체포되었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로 한 사람의 변호사에게 저희 둘의 변론을 의뢰하고 싶은데 이럴 경우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반드시 두 명의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는지요.
<답> 일반적으로 부부라 할지라도 형사 변론의 각도에서 보면 각자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을 피하여 각각의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범죄의 심각성이 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문서상으로 이해상충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으므로 담당 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김기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