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은 그런대로 이해가 된다. 아랍제국을 이끌고 기독교 서방세계에 대항해 싸우는 살라딘으로 자신을 생각했다. 물론 시대착오적 망상이다. 그렇지만 이런 앵글에서 보면 사담의 행동에서는 나름의 논리가 발견된다.
김정일은 그러면 무엇인가. 아시아의 맹주라도 되겠다는 건가. 그도 아니다. 뭔가 도대체 그러면. 국가규모의 자살폭격기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인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김정일의 행태와 관련해 한 논객이 지적한 구절이다.
1920년대 소련에서, 1950년대 중국에서 일어났던 일, 똑 같은 일이 북한에서 일어났다. 대기근이다. 국가라는 이름으로 빚어진 비극의 되풀이다.
먼저 말 같은 큰 동물이 없어진다. 그 다음은 개나 고양이다. 식용이 됐다. 먹을 것을 찾아 여행하던 사람이 사라진다. 사람이 죽어 매장된다. 그 시체가 그런데 다음 날이면 없어진다. 마침내는 어린이들이 증발하기 시작한다.
그 소식이 탈북자들을 통해 알려진다. 왜 아이들이 없어지는지…. 세계가 경악한다. 국제기구가 조사에 나선다. 그러나 입국이 거절된다. 안보가 이유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면서 핵무기 개발에 여념이 없다.
이것이 김정일 체제의 북한이다. 스펙테이터지에 실린 고발이다. 허기진 인민을 모아놓고 초대형 퍼레이드를 통해 충성 서약만 강요하는 체제다. ‘플루토늄 신’(plutonium god)을 숭배하는 광신적 전체주의 체제다.
그는 처음에는 전쟁광 독재자로 전 세계에 소개됐다. 그 다음은 납치나 즐기는 과대망상증 환자의 모습이다. 동시에 잔인한 스탈린주의 스트롱맨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핵문제가 다시 대두되면서 또 다른 본색을 드러냈다. ‘은자의 왕국’의 알 카포네다. 경애하는 지도자로서 마약과 위조 달러화 밀매를 통해 번 돈으로 최고급의 프랑스 포도주를, 포르노 필름을 사들인다.
또 있다. 그 돈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공포감을 조성한다. 전성기 때 알 카포네도 꿈꾸지 못한 일이다. 그는 김정일이다. 수령의 영도하에 마약밀매나 하는 마피아 집단 같은 김정일 체제를 파헤치며 타임지가 내린 결론이다.
북한을 둘러싼 안보 위기의 본질은 핵이 아니다. 김일성 체제가 북한주민에게 저지른 끔직한 범죄가 문제의 본질이다. 수백만 아사자를 낸 기근이 그렇다. 이는 의도되고 계획된 비극이다.
기근이 발생하자 김정일 체제는 이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했다. 식량배급을 중단함으로써 체제에 충성하지 않는 계층으로 분류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이로 인해 발생한 두 번째 비극이 탈북자 문제다. 먹을 것을 찾아 국경을 넘은 탈북자가 수십만이다. 그리고 이 탈북자 참상은 정치범 문제로 이어진다.
대기근. 탈북자 참상.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반인류적 범죄. 각각 별도의 문제가 아니다.연계된 상황으로, 가장 극악하고, 압제적인 체제의 단면을 알려준다. 이 극악한 범죄의 목적은 다른데 있지 않다. 김정일 체제의 영속이 그 목적이다.
내셔널 인다우먼트 포 디모크래시 회장 칼 거스먼이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내용이다. 핵개발도 마찬가지 목적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국가로서 ‘조선인민공화국’ 전체의 안보를 위한 핵개발이 아니다. 오로지 김정일 체제 영속이 그 목적이다.
‘솥속의 압력’이 날로 거세진다. 실패의 연속과 함께 김정일 피로증세가 만연하고 있다. 핵개발은 그 불만을 억누르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미국과의 긴장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전쟁 위기를 조장해야 체제유지가 가능하니까.
동시에 탈북자에 대한 처우가 더 가혹해졌다. 정치범 수용소가 넘쳐난다. 선군(先軍)정치가 강조되고 제2의 고난의 행군을 부르짖는다.
여기서 다시 한번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김정일은 무엇인가. 악(惡)이다. 그가 이끄는 체제는 한마디로 사악한 체제다. 이웃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에게도 끊임없는 고통이 되는 그런 체제다.
그 체제의 본질은 이미 드러났다. 마치 조마경(照魔鏡)에 비쳐진 것 처럼. 그리고 그 치명적 급소도 밝혀졌다. 인권문제다.
“마치 감옥 문이 활짝 열리고 하늘을 보는 것 같았다.” 소련의 반체제인사 사하로프 박사의 회고다. 공산당 박해로 옥중에 있을 때 국제사면위 멤버의 격려 카드를 받는 순간의 느낌이다.
당신은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이다.
옥 세 철<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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