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알뜰’싣고 2박3일 짧은 출가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바쁘고 어려운 이민생활에서 휴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간과 돈이 남아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찬란한 녹음과 폐부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해풍을 일부러라도 찾아 나서야 한다. 그것이 주는 여유 속에 가족과 행복 그리고 새로운 활력이 있기 때문이다.
올 여름은 테러와 불황 등의 이유로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여행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 여행의 천국인 미국만큼 도로사정이나 휴게실 등 편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진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곳곳에 볼거리와 놀거리도 많지만 도로상에 숙박시설도 많아 ‘자동차 여행객의 호텔’이라는 뜻으로 시작된 모텔(motel)이 처음 생긴 곳도 바로 미국의 캘리포니아이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도 도로가 좋기로 이름난 주로 유명한 관광지와 연결된 도로망들이 편리해 계획만 잘 세운다면 주말이나 휴가를 통해 저렴하게 알찬 자동차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남가주 내에서 가볼 만한 자동차 여행코스를 소개하고 가족 자동차 여행시 주의점 등을 점검한다.
자동차 여행 이곳으로 차창 밖은 싱그러운 초록세상
▲샌하신토 마운틴 2박3일
(LA→리버사이드→마운트 샌하신토 주립공원→아이딜와일드→테메큘라→LA)
리버사이드를 포함한 인랜드 엠파이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산과 비옥한 계곡, 그리고 약동하는 커뮤니티가 특징으로 최소한 2일 정도의 일정으로 다녀올 만한 지역이다.
LA에서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56마일을 가면 네이블 오렌지의 본산지 리버사이드에 도착한다. 스패니시풍의 건물들이 많고 특히 화려한 장식의 미션 인(Mission Inn)은 유적지로 지정됐다. UC 리버사이드의 37에이커 규모의 식물원도 볼 만한 구경거리다.
리버사이드에서 동쪽으로 49마일 지점에 있는 마운트 샌하신토 주립공원(San Jacinto State Park)은 3,000에이커의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가득하고 해발 6,000피트가 넘는 봉우리들이 곳곳에 솟아 있다. 이 곳에서 남쪽으로 4마일만 가면 소나무 숲이 울창한 전원풍의 예술가 마을 아이딜와일드(Idyllwild)에 도착한다. 남가주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분위기가 일품인데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쉴새없이 불어 여름 휴양지로 유명하다.
아이딜와일드에서 서쪽으로 28마일 정도가면 포도원의 도시 테메큘라(Temecula)를 만난다. 양조장과 매년 6월에 열리는 풍선 타기 축제로도 유명하며 온천도 곳곳에 있다. 이 곳에서 동북쪽으로 52마일 가면 한때 농사가 주업이었던 곳으로 이제는 주거 및 산업지역으로 변한 온타리오에 도착한다. 남가주 최대 규모의 샤핑몰이 있다.
▲샌버나디노 마운틴 2박3일
(LA→레드랜드→애로헤드→빅베어 호수→샌버나디노→LA)
남가주 주민들에게 가장 보편적이면서 알파인 숲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을 꼽는다면 단연 샌버나디노 마운틴까지의 자동차 여행이다. 대부분 당일 코스로 다녀오지만 여유를 갖고 2박3일 정도의 자동차 여행을 계획을 하면 산정의 호수와 근교 도시에서 일상의 때를 벗고 재충전을 할 수 있다.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67마일을 달리면 1세기 전에 조성된 대학촌 레드랜드(Redland)를 만난다. 당시에 세워진 저택들과 정원의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인근의 샌버나디노 박물관 등을 둘러볼 만하다.
레드랜드에서 30번을 타고 31마일 정도 북상하면 낚시, 수영, 보트 타기, 제트스키, 수상스키, 승마 등을 즐길 수 있는 애로헤드 호수(Lake Arrowhead)를 만난다.
알프스 풍의 식당과 상점이 즐비하고 호텔, 콘도, 통나무집, 캠핑장 등에서 1박을 할 수 있다. 애로헤드에서 동쪽으로 2마일 지점에는 스카이포레스트(Skyforest)가 있다. 초여름이면 이 곳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는 한인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고사리 채취 외에도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이 있으며 샌버나디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도 여러 곳에 있다.
이 곳에서 다시 동쪽으로 30마일 정도 가면 남가주에서 가장 큰 산정호수인 빅베어 호수(Big Bear Lake)를 만난다. 호수의 둘레가 24마일에 달하며 낚시, 보트 타기 외에도 타운에는 극장, 볼링장, 식당, 샤핑센터들이 있어 저녁시간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빅베어 호수에 내려오면서 샌버나디노시를 둘러본다. 생각보다 큰 도시로 다운타운을 비롯해 도시 곳곳을 다녀보면 색다른 기분이 느껴진다. 음악회나 연극공연 등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남가주 사막지역 2박3일
(LA→헤밋→팜스프링스→솔튼 시→줄리안→LA)
산악 휴양지에서 사막의 오아시스까지 이어지면서 남가주의 경치는 물론 각양각색의 지질을 살필 수 있는 드라이빙 코스다. 최소한 사막 휴양지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으며 총 드라이브 길이는 300마일 정도 된다.
먼저 LA에서 6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79번 사우스로 바꿔 67마일 정도 가면 산으로 둘러싸인 헤밋(Hemet)이 나온다. 헬렌 헌트 잭슨의 1884년 소설 ‘라모나’가 매년 초여름 야외에서 공연되는 곳으로 드라이브 여행 중 첫 번째로 쉴만한 곳이다.
이곳에서 약 80마일 떨어진 곳이 그 유명한 팜스프링스. 인근 지역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높이 6,000여 피트의 샌하신토 산정 산을 오르는 케이블 카(Aerial Tramway)가 일품이다. 팜트리가 줄지어 서 있는 인디언 캐년등 수많은 관광지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팜스프링스에서 68마일 웨스트로 가면 솔튼 시(Salton Sea)가 있다. 20세기 초 만들어진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로 콜로라도 강이 넘쳐 인근 지역의 해저 234피트의 저지대 사막으로 흘러들면서 형성됐다.
길이 35마일, 넓이 15마일의 이 ‘바다’는 강물이 모여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하의 소금밭이 녹아 지금은 진짜 바다보다도 염분이 많다. 겨울철 휴양지로 유명하다.
솔튼 시에서 남서쪽으로 73마일을 가면 사막의 도시 브롤리(Brawley)가 나온다. 이 곳에서 73마일 서쪽으로 향하면 앤자 보레고 사막공원을 지나서 1870년 노다지가 발견돼 유명해진 옛 광산마을 줄리안(Julian)을 만난다.
하이피크 광산, 이글 광산 등을 관광할 수 있다. LA로 돌아오는 길에 워너 핫스프링스와 랜초 캘리포니아, 역사 깊은 테메큘라 등을 구경할 수 있다.
▲남가주 와인 밸리 2박3일
(LA→샌타바바라→샌타이네즈 밸리→샌타마리아→쿠야마밸리→벤추라→LA)
샌타바바라 카운티 북쪽 쿠야마(Cuyama)와 샌타이네즈(Santa Ynez) 밸리는 판에 박힌 듯한 일상을 벗어난 여유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차창 가득 담기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 도시보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시골 마을, 울창한 숲 속에 고즈넉이 앉아 있는 아담한 호텔과 모텔….
경치가 단조롭게 스쳐 지나가는 프리웨이 여행이 아니라 팔을 뻗으면 자연을 한아름 안을 것 같은 여행을 제공하는 곳이다.
샌타이네즈 밸리는 샌타바바라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101번 프리웨이 대신 샌마르코스 패스(San Marcos Pass)라 불리는 154번을 타고 유명한 스칸디나비아 도시인 솔뱅(Solvang)을 지나 딸기산지 샌타마리아까지 이어지는 구역이며 쿠야마 밸리는 샌타마리아(Santa Maria)에서 166번을 타고 동쪽으로 향해 33번 사우스를 타고 오하이까지 이어지는 지역이다.
275마일의 이 코스는 2박3일 드라이브 여행으로 좋은데 호텔 등을 미리 예약하지 말고 무작정 가족과 떠나 해가 지면 인근에 모텔로 들어가고 배가 고프면 길옆의 카페로 들어가면 된다.
이 곳은 전통적인 목축지대로 운이 좋으면 샌타마리아 스타일의 바비큐를 도심에서 무료로 시식할 수 있는데 본격적인 쇠고기 요리를 맛보려면 166번 도로상에 있는 과달루페에 가면 된다.
154번 도로는 참나무 숲으로 뒤덮인 언덕을 가로지르는데 중간에 넓고도 아름다운 카추마 호수를 만난다. 무려 3,100에이커나 되는 이 호수에는 캠핑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고목이 호수 주변에 드러누워 있는 이 곳에서는 피크닉과 낚시도 즐길 수 있다.
■ 여름철 자동차 점검
▲타이어 체크
여름철 여행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자동차 안내서나 타이어 벽에 새겨져 있는 내용을 참고해 모든 타이어가 적정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확인한다.(사진) 특히 요즘 같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높을 때 타이어 압력이 일정하지 않으면 개스 마일리지가 떨어져 경제적으로도 손해를 본다. 타이어에 불룩 튀어나오거나 움푹 패인 곳이 없는지 살펴본다.
▲계기판 점검
오일 압력, 브레이크, 엔진 온도, 배터리 등의 계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만약 경고등(warning lights)이 들어오거나 깜빡이면 가능한 신속하게 점검을 받고 올바른 수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외부 기온이 높기 때문에 엔진온도 상승을 알리는 경고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에어컨 사용
에어컨은 자동차 엔진에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엔진을 더욱 뜨겁게 만든다. 그러므로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엔진 온도 계기판을 수시로 살펴야 한다. 만약 엔진 온도가 정상보다 지나치게 올라가면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운행한다. 에어컨은 연료소모를 가중시켜 개스 마일리지에 영향을 미치지만 창문을 열고 고속으로 운행할 때는 차체의 공기저항도 크게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웨이 같은 도로에서는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작동하는 편이 낫다.
▲브레이크 점검
열은 브레이크의 작동에도 영향을 준다. 무리했을 경우 브레이크가 약해지면서 자동차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날씨가 더울 때에는 평상시보다 좀더 여유를 갖고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바람직하다.
▲엔지 공회전 금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차의 시동을 건 채로 1분 이상 정지해 있지 않는다. 더운 여름철에 시동을 오래 걸어놓고 있으면 엔진의 열이 올라갈 수 있다. 태울 사람을 기다리거나 물건을 실을 때는 시동을 껐다가 목적지로 출발하기 직전에 다시 시동을 걸도록 한다.
▲정비업소 선택
만약 낯선 곳에서 차가 고장나서 정비업소를 고를 때는 작업장 청결상태, 현대식 장비 구비 여부, 인건비 및 수리 후 워런티 여부, 지불 방법에 대한 안내서 부착여부, 고객에 대한 친절도, ASC(Automotive Service Council)나 ASE(Automobile Service Excellence) 또는 AAA 회원업소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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