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브런 정유회사 소유인 이 땅은 1977년에 시가 채택한 스페시픽 플랜은 물론, 제너럴 플랜에도 명시되어 있는대로 1980, 90년대에 1차 개발을 끝냈고 마지막 2차 개발 계획이 지난 6년간 진행되어 왔다고 조엘 로젠 풀러튼시 수석 기획관은 밝혔다. 지난 4월 이 문제를 둘러싼 첫 커뮤니티 모임에 이어, 30일 이내에 환경보고서가 제출되면 두번째 커뮤니티 모임이 열려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45일간의 평가 기간을 거쳐 가을에 공청회, 시 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의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인구는 느는데 살 수 있는 땅은 한정되어 있는 지구상 곳곳에서 빚어져 온 개발과 보존의 갈등이 최근 오렌지카운티의 오래된 교육도시이자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풀러튼에서 재연되고 있다. 셰브런 정유회사 소유로 1940년대에 석유 채취가 끝난 뒤 야산으로 남아있는, 풀러튼의 북서쪽 끄트머리 510에이커 면적의 ‘웨스트 카요티 힐스’를 둘러싸고 마저 개발하려는 셰브런 자회사 ‘퍼시픽 코스트 홈스’와 풀러튼의 마지막 남은 야산을 보존하려는 주민단체 ‘프렌즈 오브 카요티 힐스’ 사이의 갈등이 그것이다. 여러모로 주거 환경 좋은 풀러튼에 집을 마련하고 싶은 이들의 욕구와 소유권자의 권리행사도 존중받아야 하겠지만, 인간들에 쫓기고 쫓겨 더는 갈 데가 없는 야생생물의 보호와 주택 증가로 야기될 만원 교실과 교통혼잡, 오염을 방지하며, 자신들의 주거 환경의 일부인 야산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이들의 주장 또한 쉽게 외면할 수 없다. 30일내 환경조사보고서 제출 이후 소정의 절차대로 진행되면 연말께는 명운이 결정될 이 땅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을 알아본다.
“집 덜 짓고, 야산 많이 남길 터”
새 등산로 개설등 개발이 주민에 더 유익
이 땅은 셰브런 정유회사가 1900년대 초부터 석유를 채취하다 1940년대에 유전이 폐쇄된 이후, 총 1100에이커중 1차 개발하고 남은 510에이커로 동서로는 비치 블러버드부터 유클릿 애버뉴까지, 남북으로는 캐슬우드 드라이브부터 리즈너 웨이 사이의 야산이다.
퍼시픽 코스트 홈스의 현 개발안은 그중 360에이커에 총 1138채의 주택을 짓고 150에이커를 야산으로 남겨두겠다는 것이나, 얼마전 206 에이커에 760채를 짓고, 소방서 및 상업지역 6에이커, 학교나 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지역 19에이커, 야산으로 280 에이커를 남기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이유는 셰브런의 개발권을 제한할 수 있는 연방 어류 및 야생동물국의 강제에 따른 것으로 생물학자들이 카요티힐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인 냇캐처 48쌍을 발견, 그 서식지인 코스털 세이지 덤불을 보호해야 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총부지 면적의 55%를 야산으로 남겨 놓았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관망대도 짓고, 부지 북쪽으로 8마일에 이르는 새로운 등산로를 개척하고 남쪽 끝에 있는 기존 등산로로 연결되는 통로를 중간 중간에 만들 것이며, 시 소유로 현재 폐쇄되어 있는 ‘로버트 E. 워드 자연 보존지역’에도 대중에 공개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설을 하는등, 개발을 하면 주민들이 현재보다 더 널리 자연을 즐길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80에이커의 야산은 애나하임 디즈니랜드의 3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면적”이라는 단 민즈 셰브런 토지 및 개발사 부사장은 “이 부지가 개발되면 주민들은 지금보다 더 많이 자연에 접할 기회를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주택단지도 그 어느 곳보다 자연과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 교육 위해 길이 보존해야”
개발하면 교통혼잡, 교실과밀등 삶의 질 저하
풀러튼 곳곳에 ‘카요티 힐스를 구합시다’는 푯말을 세우는등 웨스트 카요티 힐스 개발 저지 전선에 선 현재의 ‘프렌즈 오브 카요티 힐스’는 2년전 시작됐다. 25년전에도 같은 단체를 결성해 이스트 카요티 힐스 개발을 막으려 노력했던 카니 스펭거가 풀러튼의 현재와 미래 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나 이곳에 사는 야생동물 130종의 보호를 위해서나 웨스트 카요티 힐스의 야산 및 미개발 지역을 영구히 보존할 필요성을 느껴 시작한 것으로 점차 뜻을 같이하는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 현재 2500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각양각색의 자원봉사자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주1회 모임, 한달 내지 두달에 한번씩은 공개 모임을 여는 이들은 풀러튼 시내 곳곳에 푯말도 붙이고, 웹사이트도 만들고, 커뮤니티 행사에 참여하여 교육, 홍보 및 모금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오는 16일에도 하오 7시부터 모닝사이드장로교회에서 위티어 힐스 보존에 앞장섰던 밥 헨더슨 위티어 시의원을 초청, 강연을 들을 예정이다.
이들은 웨스트 카요티 힐스가 개발되어 주택단지가 들어설 경우, 교통 혼잡 및 소음 공해가 야기되고, 이미 과밀상태인 학교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며, 급수원 부족으로 비싼 값을 치르고 물을 사들여야 할 것이며, 기간 시설 유지 및 개선에 드는 자금 때문에 납세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반대하며 대신 이 땅을 셰브런사로부터 사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도 보존에 성공하면 산 한가운데 새로 등산로를 내 많은 주민들이 자연을 더 가까이 즐기고 배울 수 있게 할 예정. 2주전 주공원국, 풀러튼시,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 트러스트 포 퍼블릭 랜드, 하천 및 산악 보존협회 관계자들과 회합을 갖고 긍정적 분위기 속에 매입 자금 모금 방안을 토의했다고 전한 프로젝트 매니저 앤젤라 린드스트롬은 “홍보, 서명, 모금, 모임 출석등의 일을 할 더 많은 주민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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