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모두 떠나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최대 무장세력인 하마스가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12일(현지시간) 하마스를다시 공격,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중동평화 로드맵(단계적 이행안)이 중대위기에 봉착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테러 공격을 다짐하면서 외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즉각 이스라엘을 떠날 것을 경고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을 비난해온 미국은 하마스를“평화의 적”이라며 비난하고 중동평화 조정관을 12일 파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하마스 공격...30여명 사상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북부 셰이크 라드완 구역에서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 ‘에제딘 알-카삼 여단’의 지도자 야세르 타하가 타고 있던 차량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공격으로 차량에 타고 있던 타하와 그의 아내, 3세된 딸과 행인 4명 등 모두 7명이 목숨을 잃었고 3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부상자중 최소한 5명은 중태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 군 헬기 4대가 타하가 탑승중인 자동차를 향해 미사일 6발을 발사해 자동차가 화염에 휩싸였으며, 행인들이 부상자 구조를 위해 현장에 몰려들었을 때 7번째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현장을 취재한 AFP통신 특파원은 또 미사일중 1발이 인근 주택에 떨어져 지붕이 붕괴되고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민간인들의 희생에 대해 “실수”였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타하는 지난 2000년 미사일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하마스 최고 군사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에 이은 서열 2위라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총격으로 이스라엘인 1명이 숨지고 이슬람 지하드 요원 2명이 이스라엘군과의 교전과정에서 사망했다.
◆하마스, “외국인 떠나라”...추가 테러 경고
하마스 군사조직 ‘에제딘 알-카삼 여단’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 후 즉각 성명을 발표, 외국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이스라엘을 떠날 것을 경고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테러공격을 다짐했다.
이 단체는 “우리는 모든 무장대원들에게 즉각 시오니스트 국가(이스라엘)을 분쇄하기 위한 공격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모든 외국인들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시오니스트 국가를 즉각 떠날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또 11일 예루살렘에서 발생한 버스 폭발사건은 자신들의 소행이며 “이는우리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시오니스트들에 대한 보복 공격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양측은 지난 4일 요르단 아카바에서 중동평화 로드맵 착수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군이 지난 10일 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란티시를 공격하면서 양측간 충돌이촉발됐다.
이에 하마스는 다음날인 11일 예루살렘에서 버스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자살폭탄 테러범을 포함해 최소한 17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하는 등 양측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美, 하마스 비난
미국은 최근 잇따른 폭력사태에 대해 하마스를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건강보험에 관한 연설을 위해 코네티컷주 뉴브리튼을 방문중인 가운데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문제는 테러리스트인 하마스”라며 “부시 대통령은 그들이 평화의 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총리와의 전화외교를 펼칠 가능성에 대해 “전화통화로 하마스의 테러를 중단시킬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하마스를 압박하라고 이집트 당국에 촉구했다고 이집트 관영 MENA 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파월 장관은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하마스가 폭력을 중단하도록 이집트가 개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마헤르 장관은 “하마스에 대한 폭력적인 조치로 이스라엘이 안보를확보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을 중지하도록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폭력사태에도 불구하고 중동평화 로드맵에 대한 희망이 여전히 살아있다며 요르단 아카바에서 열린 미-이-팔 3자회담 합의사항을 준수하라고 양측에 경고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아카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중동평화 로드맵이 항구적인 평화와 안보를 가져올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여전히 이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중동평화 조정관 파견...로드맵 제안 4자 회동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의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존 울프 미 중동평화 로드맵 조정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간) 중동 현지로 떠나 14일께 임무를 시작할것이라고 국무부 관리들이 전했다.
울프는 지난주 중동평화 로드맵 조정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국무부에서 비확산담당 차관으로 일해왔다.
한편 중동평화 로드맵을 입안, 합의한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유엔 등은최근 잇따른 폭력사태로 위기에 봉착한 로드맵을 구하기 위해 오는 22일 요르단 암만에서 ‘4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미 관리들이 밝혔다.
오는 21∼23일까지 사해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과 때를 같이해 열리는 4자회담에는 파월 국무장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 유럽연합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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