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줄 안서고 물건 마음대로 선택’
종목에 따라 샤핑하기 좋은시간
현대인은 누구나 시간에 쫓기면서 산다. 사업가나 직장인은 물론이고 남들이 보기에는 한가해 보이는 전업 주부들도 가사일과 아이들 픽업, 크고 작은 가정 및 관련단체 대소사 챙기기에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미국생활은 줄서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로서리 샤핑, 극장, 식당, 미장원 등 좀 잘되는 곳에만 가면 언제나 장사진처럼 늘어진 줄 속에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이 줄서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
그로서리: 화·수 오전
생선: 금요일 오후 가장 신선
신발: 커진 발에 맞춰 오후
자동차: 월말·비오는 날
주택: 9월이후 오퍼 쉬워
도로여행: 아침 6시이전 출발
샤핑에도 적시가 있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사람 몰리는 주말에 샤핑을 하면서 줄이 길다고 짜증내고 좋은 물건 이미 다 팔리고 없다고 푸념하고 받을 값 다 받는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사람 없는 한가한 시간에 가면 서비스 잘 받을 수 있고 흥정도 쉽게 할 수 있고 기다릴 필요도 없으며 재고가 풍부하니 마음대로 고를 수가 있다. 문제는 언제가 가장 적시인 ‘베스트 타임’ 인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줄서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빨리 원하는 물건 사오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함께 혹은 혼자 책이나 음악감상 등으로 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시간을 보탤 수 있기를 바라며 물건마다 언제 샤핑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본다.
■그로서리 샤핑은 화요일과 수요일 2시 전에.
일요일 예배 끝나고 집으로 가면서 마켓에 들리면 “돈내기 위해 이렇게까지 기다려야 하나”며 불평이 뭉글뭉글 올라온다. 매일 그 시간 같이만 고객이 몰리면 그로서리 마켓주인은 떼 부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화요일이나 수요일 상오 9시30분∼하오 2시에 그로서리 샤핑을 해 보라. 다른 샤핑객과 어깨를 부딪힐 염려도 없고 물건은 물건대로 꼭꼭 선반에 쟁여있으며 한가하게 선반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마켓직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에도 좋다.
그로서리 샤핑은 화, 수요일 앞에 언급한 시간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 다음은 주초 혹은 토요일 밤이 권할 만하다. 토요일 저녁식사 후인 7시30분∼8시이면 적당하다. 가장 나쁜 시간은 금요일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마켓에 들리는 것이다. 배고프고 피곤하면 괜히 필요한 물건도 더 있어야 할 것 같고 먹고 싶은 것도 많아져 이것저것 쓸데없는 것들도 카트에 집어넣게 된다.
■생선은 금요일 오후에.
미전국 생선도매상에 배달이 가장 많이 오는 날이 금요일이다. 새벽부터 생선배달이 오기 시작해서 정오가 넘어가면서 끝난다. 금요일 오후에 생선가게에 가면 방금 도착한 물 좋은 생선을 구할 수 있다. 아가미가 선홍색이고 생선살과 비늘이 단단하고 빛이 나는 것이 신선한 것이다. 이럴 때의 생선은 눈알에 핏기도 없다. 신선하고 물 좋을 때는 생선 비린내도 덜 난다.
■의사 방문은 상오 9시 이전에.
대부분의 의사들은 상오 8시부터 9시 사이에 이미 4명의 환자 예약을 받아 놓는다. 이중 1명이 안 오면 제 스케줄대로 진행되는 것이고 4명 다 오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 환자들이 밀려 예약을 하고 갔다고 해도 오후가 되면 30분∼1시간씩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대기실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면 9시 이전의 시간을 예약하는 것이 유리하다.
■신발은 오후에 산다.
오전에 산 꼭 맞는 신발이 오후가 되면 발이 아프다. 많이 서있거나 걸으면 오후에는 발이 붓기 때문이다. 우리 눈으로는 발이 커진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도 가죽으로 된 신발만은 정확하게 알아차린다. 오후에 약간 커진 발에 맞춰 신발을 사면 너무 꽉 조여 아픈 것을 막을 수 있다.
■자동차는 월말에 구입한다.
모든 자동차 값은 흥정이 가능하지만 특히 월말에는 밀고 당기기가 더 쉽다. 자동차 세일즈맨들의 다음달 커미션 비율이 이번 달 실적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세일즈맨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고객에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월말께 비 오는 날, 인적이 드문 딜러 마당에 들어서면 대환영을 받을 것이다.
■집은 9월에 산다.
미 전국에서 주택매매가 가장 활발한 달은 5∼7월이다. 방학 때 이사하고 아이들 전학 문제를 끝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연중 매물이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지만 달라는 값 다 주고 학군 좋은 지역에 따라서는 웃돈까지 얹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9월부터는 부동산 업계가 조락하는 들풀처럼 수그러지는 시점이다. 꼭 팔아야 하는 매물들은 이때도 시장에 나오고 여름에 시장에 나왔다가 팔리지 않고 그래도 남아있는 매물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바이어로서는 오퍼 넣기에 유리하다.
■집수리 위한 건축업자 고용은 1월에.
겨울이 집수리하기에는 좋다. 건축업자가 한가한 계절이기 때문에. 성수기인 여름에는 부르는 게 값이었던 건축업자들도 겨울에는 일감이 달려 한가한 경우가 많다. 더구나 1월이면 긴 겨울의 끝이라 아직 건축업자들이 바빠지지 않았고 한가한 겨울에 싫증도 났고 더구나 연말 할러데이 때 쓴 돈 청구서들이 날아들기 시작하는 때라 좋은 인건비로 맡길 수 있다.
■도로여행은 6시 이전에 출발한다.
여름은 여행객들로 도로가 붐빈다. 갈 길이 멀다면 새벽 6시 이전에 출발하면 남들이 출근길 트래픽에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시간에 자신은 경치 좋은 한가한 식당에서 조반을 들 수 있다. 오후에는 안 막히는 도로를 달렸으니 목적지에 일찍 도착해서 퇴근길 트래픽을 피하면서 한가롭게 저녁식사를 하며 여독을 풀 수도 있다.
■카리브여행은 가을에.
캐나다와 북동부의 추위를 피해서 겨울 할러데이 때 여행객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성수기가 시작될 한겨울을 피하고 여름 바캉스 시즌도 피한 10월말과 11월 초가 이 지역 호텔비도 가장 저렴하고 음식비도 가장 낮은 시기이다. 이왕 문명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 바에는 인파 적은 늦가을을 권한다.
■봉급인상 요청은 주중 상오 9시 혹은 하오 1시에.
월요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봉급 인상 결정권자가 지난 금요일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로 바쁘거나 골머리를 앓고 있을 시간이므로. 금요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한주 동안 힘들고 지쳐있는데 또 신경 써야 할 일을 만들어 주게 되므로. 주중이 좋은데 의욕 넘치는 상쾌한 아침이거나 점심식사 후 만복감으로 느긋해진 시간이 적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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