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대한민국 1-0 일본...통쾌한 설욕
한국 ‘도쿄대첩’ 재연
’폭주기관차’ 한국축구가 지난달 일본에 당한 패배를 도쿄에서 되갚으며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에 짜릿한 첫승을 안겼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2한일월드컵 개막 1주년을 맞은 31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4월 16일 이후 45일만에 열린 일본과의 리턴매치에서 후반 40분 터진 안정환의 그림같은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로써 지난달 16일 서울에서의 0-1 패배를 보기좋게 설욕하면서 일본과의 역대전적 우위를 38승 17무 11패로 벌렸고 그 동안 1무1패의 초라한 성적을 냈던코엘류 감독은 데뷔 3경기만에 첫승을 신고하며 근심을 털었다.
’태극전사’들은 또 80년 이후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5승3무를 올리며 ‘도쿄불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코엘류 감독을 괴롭혔던 골 가뭄은 이날 경기장에 뿌린 비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역시 안정환은 한국팀의 영원한 해결사였고 한국팀은 통쾌한 `도쿄대첩’을 만끽했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조커로 맹활약, 고비때마다 한방을 터뜨리며 4강을 견인했던안정환은 0-0으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후반 40분 왼쪽을 파던 이을용이 왼발로가볍게 올린 센터링을 쇄도하며 골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가볍게 터치 슛, 일본 열도를 침묵의 밤으로 만들었다.
안정환의 골은 이날 왼쪽 측면에서 펄펄 난 설기현과의 합작품이었다.
처음으로 ‘코엘류호’에 승선한 설기현은 이을용의 센터링 때 일본 수비수들과경합하다 감각적인 몸놀림으로 볼을 뒤로 흘렸고 안정환이 골을 놓칠리 만무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예상대로 최용수를 ‘4-2-3-1’ 시스템의 원톱에 포진시키고 설기현을 왼쪽 날개에 기용했으나 유상철을 공격형미드필더로 끌어올리고 차두리를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격시키는 등 깜짝카드를 선보였다. 또 김남일과 이을용을 수비형미드필더로 기용, 공수를 조율토록 하고 박충균과이기형을 좌우 수비에 배치하며 일본의 혼란을 유도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온종일 내린 비에 젖은 그라운드와 강한 바람으로 패스 속도 조절에 애를 먹었고 볼만 잡으면 바짝 달라붙는 일본의 강한 압박으로 좀체 공격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예의 잔패스로 한국 문전을 좁힌 뒤 왼쪽 측면의 산토스에 볼을 내주는 방식을주된 공격카드로 활용안 일본도 한국의 촘촘한 수비벽을 쉽게 뚫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담금질을 통해 측면 돌파 일변도의 공격루트에서 탈피, 허리에서부터 촘촘한 패스로 골문을 공략하는 전술을 익힌 한국은 전반 초반 설기현이 왼쪽 돌파가 활기를띠었으나 필사적인 일본의 저항에 부딪혀 활로를 열지 못했다.
전반은 허리에서의 주도권 싸움속에 밀고 밀리는 시소게임으로 진행됐고 양팀은1개씩의 슈팅을 교환하며 후반을 맞았다.
하프타임 때 전열을 재정비한 한국은 후반 휘슬이 울린 지 4분만에 유상철이 이기형의 센터링을 헤딩슛으로 연결하면서 맹공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은 10분과 11분 유상철이, 13분 이을용, 16분 설기현, 17분 이천수, 18분유상철이 잇따라 소나기슛을 퍼부으며 일본의 혼을 빼놨다.
이날의 히어로로 최용수와 교체투입된 안정환은 23분 경기장을 가득 메운 ‘울트라닛폰’이 일시에 가슴을 쓸어내린 빨랫줄같은 30m짜리 중거리슛으로 승리의 골을예고했다.
일본도 지난달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나가이 유이치로 등 3명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으나 승리의 여신은 ‘남벌’을 소리높여 외쳤던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안정환 선취골
0...한국팀이 한골을 넣은 채 한일전 전후반 경기가 끝났다. 후반 45분 설기현선수 대신 왕정현선수가 투입됐다.
0...후반 38분 이을용선수의 패스를 받은 안정환선수가 일본 골대를 향해 가볍게 밀어넣으면서 선취득점했다. 한국은 김용대선수(골키퍼)로 교체 투입했다.
0...후반 24분 안정환선수의 대포알 같은 슛을 일본 골키퍼가 잡다 놓치자 쇄도한 우리선수가 다시 슛을 하려다 무위로 끝났다. 한편 그라운드에는 안개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0...후반 18분과 16분 유상철과 이천수선수의 슛팅을 일본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냈다. 이천수선수는 후반 14분에 투입됐다. 이천수는 태극문양의 머리스타일은 하고 출장, 관중들의 관심을 끌었다
0...한일모두 선수교체없이 후반전에 들어갔다. 후반시작하자마자 한국팀이 거칠게 미리어붙였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후반 10분 유상철선수의 헤딩으로 골키퍼를 살짝 넘겼으나 골라인에서 일본 선수가 막아냈다. 이어 유상철선수가 다시 강슛을 날렸으나 골키퍼가 막아냈다.
후반 10분 안정환선수가 교체 투입돼면서 한국팀은 한충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
전반 종료 대한민국0-0일본 0...전반 42분께 빠른 공수를 주고받으며 상대 골문앞까지 밀고 들어갔으나 서로 슛으로 연결하지는 못하고 전반전을 득점 없이 끝냈다.
이에앞서 전반 16분 일본 스즈키 선수가 골대앞에서 강슛을 날렸으나 이운재선수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경기 한시간전 비 멈춰... 광화문 붉은악마 물결
일본 도쿄에 빗발쳤던 폭우가 한국과 일본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를 1시간 앞두고 멈췄다.
도쿄 지역에는 31일 새벽부터 장대비가 내려 한.일전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후 5시를 넘어서면서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오후 6시께 비가 거의 그쳤다.
하지만 도쿄국립경기장에는 태풍의 영향탓에 관중들이 쓴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강한 바람이 불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시작 1시간전부터 관중이 절반 이상 들어차 한.일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 붉은악마ㆍ울트라닛폰, 경기 전부터 응원전 치열= 0...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은 붉은악마 800여명은 소형태극기를 흔들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치열한 응원전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붉은악마는 `태극전사 파이팅’, `유상철’ `김남일’ 등이 씌어진 현수막을 내걸고 울트라닛폰의 푸른색 물결 속에서 일치단결된 태극기 섹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 나머지를 뒤덮은 울트라닛폰은 대형 깃발을 휘날리며 함성을 높였고 일부는 붉은악마가 응원할 때마다 `닛폰’을 외치기도.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윤손하를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이 붉은악마와 동참해 응원전을 펼쳐 주목받았다.
서울 광화문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국민 2천여명이 몰린 가운데 광화문네거리 8차선 도로를 모두 막은 채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i닷컴은 오후 6시 50분부터 한일전을 광화문 열린마당에서 볼수 있도록 전광판을 통해 중계중이다. 상암 월드컵경기장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한국i닷컴 일부 연합
‘내가 바로 한ㆍ일전 원 톱!’
‘반지의 제왕’ 안정환(27ㆍ시미즈 S-펄스)이 최용수(30ㆍ제프 이치하라)를 제치고 31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축구 한ㆍ일전에 원 톱으로 나선다.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은 30일 저녁 6시 반부터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실시된 비공개 훈련에서 안정환을 주전 팀의 원 톱으로 내세워 30분간 연습 경기를 했다.
또한 최용수와 함께 스타팅 멤버로 거론돼 왔던 이천수와 최성용을 대신해 차두리와 이기형을 전격 기용하는 등 경기 하루 전날 스타팅 멤버진을 깜짝 교체했다.
코엘류 감독의 파격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안정환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유상철을 전진 배치했고 왼쪽 윙백으로 꼽히던 이을용을 김남일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세웠다. 좌우 윙백으로는 각각 박충균과 이기형이 낙점 됐다.
이날 연습 경기에 주전 멤버로 뛰었던 선수들이 일본전에서도 똑같이 스타팅 멤버로 기용된다면 이는 그동안 예상했던 한국의 베스트 11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코엘류 감독은 일본으로 떠나기 전 파주 NFC에서 가진 훈련 중 공격력 강화를 위해 이와 비슷한 전형을 시도한 바 있다.
필승의 결의를 다지려는 듯 머리를 짧게 자르고 경기장에 나타난 코엘류 감독은 이날 자신의 색을 더욱 확실히 입히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도 정열적으로 훈련을 지휘했다. 선수들과 함께 뛰며 몸을 부딪혔고, 긴장의 끈을 조이기 위해 끊임 없이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장에는 그 어느 때 보다도 강도 높은 긴장이 흘렀다.
특히 이번 파격의 중심에 선 안정환으로서는 이번 경기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중요한 일전. 지난 패배를 화끈하게 복수하고, 나아가 자신의 실력이 일본 무대를 충분히 능가할 정도라는 것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게다가 새로운 임무를 맡고 일본전에 나서는 만큼 또다른 가능성도 시험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안정환은 훈련을 마친 후 “일본 축구를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반드시 이겨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지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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