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렌브랜드와 맞교환… 명문 레드삭스에서 다시 시작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결국 김병현(24)과 결별을 공식화했다. D백스는 29일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3루수/1루수 셰이 힐렌브랜드(27)를 받고 대신 김병현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로써 김병현은 지난 5년간의 애리조나 생활을 마무리하고 미 대륙 반대쪽에 위치한 동부의 명문 레드삭스에서 제2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
레드삭스 제너럴 매니저(GM) 티오 엡스타인은 29일 컨퍼런스콜을 통한 기자회견에서 이번 트레이드는 “월드시리즈를 이기기 위한 것”이라고 선언했다. “월드시리즈 승리를 위해서는 피칭이 더 필요했고 7월31일(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밝힌 엡스타인은 김병현이 일단 선발투수로 기용될 예정으로 첫 선발등판은 다음달 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인터리그 경기가 될 것이나 경우에 따라 이번 주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3연전에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의 에이전트인 제프 무라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김병현이 28일 밤 엡스타인과 장시간에 걸쳐 대화를 했으며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멋지게 출발하게 해준 D백스를 떠나게 된 것에 대해 착잡한 느낌을 갖고 있으나 레드삭스에 가게 된 것에 대해서는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현은 이날 D백스 GM 조 가라지올라로부터 “그동안 고마웠다. 보내고 싶지 않지만 팀 사정상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현은 이날 토론토로 이동, 30일부터 시작되는 블루제이스와의 주말 3연전부터 레드삭스에 합류한다.
D백스 표면적인 이유는 타선보강…
몸값 비싼 ‘문제아 제거’ 분석도 가능
트레이드 배경
레드삭스에서 역할은 결국 불펜 복귀할 듯
레드삭스에게 힐렌브랜드(3할3리·3홈런·38타점)는 지난해 올스타로 꼽힌 파워히터지만 실제로는 팀내 타격랭킹 1위(3할8푼2리)인 빌 밀러와 3루를 공유하고 있었고 가끔 나선 1루수 자리에도 케빈 밀라와 데이빗 오티스 등이 있어 사실 꼭 필요한 선수는 아니었다.
레드삭스로서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선수를 내주고 젊고 유망한 투수를 잡는 거래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김병현은 올해 선발투수로 전환했으나 지난해 올스타로 뽑힌 검증된 클로저이기도 하다. 믿을만한 클로저가 없이 불펜 전체가 돌아가며 마무리를 맡고 있으나 여러차례 쓴맛을 본 레드삭스로서는 경우에 따라 클로저로 기용이 가능한 김병현을 얻는 것이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반면 D백스가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한 표면적인 이유는 중심타선 보강이다.
하지만 그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피칭 쪽의 출혈이 너무 크다. 랜디 잔슨과 브랜던 웹이 부상중이고 미겔 바티스타가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다음달 3일까지 못나오는 상황에서 김병현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빼낸 것은 최소한 단기적으로 큰 타격이다. 더구나 마무리 맷 맨타이까지 어깨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트레이드 방아쇠를 당긴 진짜 원인은 다른데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그동안 제멋대로 행동으로 골치를 썩혀 온 김병현을 밥 브랜리 감독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가 팀의 ‘문제아’로 지목, 제거한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한가지 고려사항은 경제적인 문제. 재정적으로 어려운 D백스로서는 올해 연봉이 40만7,500달러에 불과하고 2006년 이후에나 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는 힐렌브랜드가 올해 325만달러를 받으며 2005년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김병현보다 훨씬 부담이 덜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어필이었다.
무라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이 김병현을 선발투수로 기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당장 레드삭스는 에이스 페드로 마티네스가 부상중이어서 선발투수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김병현이 장기적으로 선발투수로 뛰게 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마티네스가 복귀하게 되면 선발투수가 넘쳐나기 때문. 데릭 로우, 케이시 파섬, 팀 웨익필드, 잔 버켓 등 현 로테이션에 마티네스와 김병현이 가세하면 불변의 에이스 마티네스를 제외한 5명 중 1명은 불펜으로 돌아야 한다.
특이한 점은 믿을만한 클로저가 한 명도 없는 레드삭스의 선발 투수 가운데 김병현과 로우, 웨익필드 등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가 3명이나 된다는 사실. 현재로선 너클볼 투수 웨익필드가 불펜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그가 클로저로서 제 몫을 못할 경우 김병현이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엡스타인도 “당분간은 선발로 나서게 될 것이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필요하다면 클로저로 돌릴 수도 있다”고 말해 그렇게 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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