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쉐르빌’에 이은 ‘삼성 오퓰런스’를 둘러싼 한국기업과 미주 한인투자자들의 분쟁이 해외동포의 한국내 부동산 투자와 한국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준공 후 부실공사 논란에다 시행사인 광명산업개발·시공사인 삼성 중공업간의 공사대금 분쟁으로 입주가 늦어져 말썽이 됐던 ‘삼성 쉐르빌’ 케이스는 이미 일부 미주 한인 수분양자에 의해 지난해 12월 LA 미 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으로 비화됐다.

공사자체가 전면 중단돼 문제가 더 큰 ‘삼성 오퓰런스’도 LA 일부 한인 수분양자들이 법정 소송을 다짐하고 있어 한국의 부동산 개발에 해외 투자를 유치하려면 투자 안전성 보장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피해 한인들은 한국의 부동산 개발투자가 대부분 ‘선 분양, 후 건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이유야 어쨌든‘삼성 오퓰런스’처럼 돈은 다 냈는데 공사가 중단되면 특히 해외에 앉아서는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어 가슴만 치게 된다는 것이다.

삼성 오퓰런스는 80여명의 미주 한인이 아파트 분양대금으로 1,600만달러, 삼성 쉐르빌도 미주 한인 90여명이 1,200만달러를 한국으로 보낸 케이스다.
피해자들의 입에서 도대체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케이스는 한국의 대표 기업이랄 수 있는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이 관련돼 피해한인들의 실망과 분노는 그만큼 더 크다.

부실공사·시행사-시공사간 분쟁 한인에‘불똥’
쉐르빌, 소송·협상 거치며 부분적 입주 시작
오퓰런스 더 심각… 한인들 “삼성이 보상하라”


■삼성 쉐르빌 문제

삼성 쉐르빌 아파트를 분양받았던 미주 수분양자 90여명 중 10명이 지난 해 12월20일 LA수피리어 법원에 부당영업 등을 이유로 삼성중공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문제는 관할권 문제로 연방법원 LA센트럴 지법(21호 법정·로널드 루 판사)으로 이관됐다.

99년 5월 LA에서 분양모집을 한 후 2001년 7월 준공돼 수분양자들에게 등기이전이 완료됐으나 시행사인 광명산업개발과 시공사인 삼성 중공업 사이에 대금결제로 인한 분쟁과 부실공사 논란이 일면서 한국에서도 사회문제로 비화됐었다.

삼성이 시행사인 광명측으로부터 공사대금을 완납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점유권을 행사, 수분양자들의 아파트 입주와 임대가 지연되다 5월부터 겨우 일부 수분양자들과 삼성의 협상결과 부분적인 임대와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고 미주의 한인관계자들은 전한다. 미주 수분양자들은 입장에 따라 입주지연 등의 책임이 시행사인 광명, 부실공사 시비를 일으킨 삼성측에 있다고 주장이 갈린다. 삼성측은 부실공사를 빌미로 건축대금 110억여원을 광명측이 결제하지 않고 있는 만큼 책임은 광명에 있다며 수분양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삼성이 보유한 점유권도 제한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 오퓰런스 문제

2000년부터 ‘외국인 전용 호텔식 아파트’를 표방하며 미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분양모집을 했으나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2002년 10월14일 광명산업개발과의 공사비 문제를 이유로 도급계약 파기를 선언하고 공사를 중단했다. 따라서 삼성 쉐르빌 보다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삼성 오퓰런스 분쟁 역시 시행사와 시공사의 갈등으로 피해가 수분양자들에게 돌아간 경우다.
삼성측은 공사중단 이유로 ▲광명측이 토목공사 대금지급을 거부하고 분양대금의 임의 인출을 요구하는 등 부당 처사를 계속했고 ▲2001년 설계 변경 후 산정된 공사비가 2000년 광명과의 사업약정 다시의 공사비와 큰 차이가 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점등을 들었다.

△한인 수분양자들의 입장

광명측과 삼성측의 분쟁여부를 떠나 삼성의 기업이름을 믿고 투자한 만큼 모든 책임은 삼성이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은 즉각 분양 당시의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며 △공사 즉각 재개△분양계약 위약과 관련한 지체 보상금 지불과 손해배상△분양가 내역과 자금 지출 승인 내역 공개 등을 주장하고 있다. .미주 한인 수분양자 80여명은 미 법원에서의 소송을 통해서라도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자세다.
이들은 “분양당시 공고와 안내문에 ‘삼성과 생보사가 재정적으로 보장한다. 한국 최대의 기업중 하나인 삼성이 건설의 전과정을 보장한다’고 명시한 만큼 삼성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소송을 통해서라도 삼성의 책임을 묻겠다”며 분개하고 있다.

△삼성 물산측 입장

지난 4월3일 수분양자들에게 보낸 안내문에서 삼성 물산 김진환 상무는 광명과 삼성건설, 분양대금을 신탁 받은 생보 부동산 신탁, 수분양자 대표의 4자 협상이 결렬됐음을 밝히고 광명측을 배제하는 개발신탁방식으로 사업방식이 변경되어야만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월11일 미주 수분양자들이 이건희 회장이 수행한 노대통령 방미시 시위를 벌일 움직임을 보이자 시위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오는 6월30일까지 설계를 확정하고 인허가를 완료하도록 노력하며 2005년 9월10일까지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확인서를 김진환 상무 명의로 미주 수분양자 대표에게 제시했으나 미주 수분양자들은 이 제안에 동의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뉴욕의 한 한인 관계자는 전했다.

<김상목 기자>
sangmok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