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켓 고기 판매량의 60% 공급
한인 마켓에서 판매하는 쇠고기의 약 60%를 공급하는 ‘이화식품상사’(대표 이융수).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 헌팅턴팍에 자리잡고 있는 대표적인 육류도매업체다. 이화는 지난 20년간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물론 기호식품인 오리고기, 메추라기 등을 마켓 및 식당들에 대면서 한인들의 식탁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왔다.
소·돼지고기 1년 유통량 150만 파운드
갈비·삼겹살 등 한인 선호부위는 특별 주문
타주 도시들까지 납품… 매출 연 3,000만달러
직원들 대부분 장기근속 ‘신뢰경영이 성공비결’
10대의 냉동트럭을 보유하고 캘리포니아와 라스베가스, 휴스턴 등 타주 도시들까지 커버하고 있다. 전체의 약15%는 타민족 마켓으로 납품되거나 한국 등으로 수출된다.
한마디로 먹거리 분야의 ‘파워 한인업체’. 1년에 유통시키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물량이 약 150만 파운드(350 컨테이너분), 매출은 약 3,000만달러에 이른다. 질 좋은 식품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텍사스, 워싱턴주 등 여러 지역에서 고기를 구입해 오고 있다.
몇 달 전부터 직원들을 현지로 출장 보내 갈비, 삼겹살 등 우수한 품질의 한인 선호 부위만을 골라 특정 스타일로 잘라 주도록 주문한다. 육류 처리가 잘못되면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작업과정은 철저한 위생관리 속에 이뤄진다. 규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는 자신만의 오피스와 주차공간을 제공받는 연방 농무부(USDA) 직원이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감독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다.
성공의 바탕이 된 경영철학을 묻자 이융수 대표는 “고기가 단순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고단한 이민생활의 에너지원이 되는 ‘식량’임을 깨닫고 엄숙한 책임의식을 느꼈다”는 한 마디로 답을 대신했다,
이 사장이 회사를 꾸려가는 스타일은 철저한 ‘자율 경영’. 대부분의 업무를 조영섭 부사장, 노춘석 부장 등에게 맡기고 자신은 중요 결정에만 관여한다. 그는 “16, 12년씩 함께 동고동락 하다 보니 종업원이라기보다는 형제 같다”고 참모진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알람 작동법을 모를 뿐 아니라 회사 열쇠를 지니지 않을 정도로 직원들을 철저히 믿는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화나는 일은 속으로 삭이고 직원들에게는 표현하지 않는 것이 몸에 밴 그의 습관이다. 1983년 창립돼 올해로 만 20돌을 맞은 이 회사의 직원 45명 가운데는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 한인, 히스패닉 가릴 것 없이. 성공을 가져온 또 다른 비결이다.
브리태니카 코리아의 창립 멤버로 방대한 조직을 관리하는 ‘아이디어 맨’이던 그가 ‘고기’와 함께 하는 인생 길에 들어선 것은 1981년 미국에 이민 온 직후. 정육점을 하던 친구의 권유로 37세 때 LA에 도매업체를 함께 세우면서부터다. 약 2년 후 독립한 그는 버논의 건물 한 모퉁이를 세 내 이화를 창업했다. 부인의 출신 대학교명에서 상호를 따왔는데 ‘배꽃’의 청결한 이미지가 식품업체에 잘 어울려서였다.
초창기에 이 사장은 친구와의 경쟁을 피해 OC와 북가주 등 외곽 시장을 뚫었다. 직접 트럭을 몰고 1,300여마일 길을 홀로 오가면서 숙박비를 아끼려고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잔 것도 그 시절의 추억이다. 고생스런 나날이 이어졌지만 상품 선별을 잘 해 북가주 시장을 잡는 데 성공하면서 도약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그 뒤 매년 착실한 성장을 거듭한 끝에 87년 1만5,000 스퀘어피트 규모의 현 건물을 매입, 회사를 옮길 수 있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첫 6개월간 적잖은 손실을 겪고 전업을 생각해 보기도 했다. 또 89년의 샌프란시스코 지진과 92년의 LA폭동 직후엔 매출이 뚝 떨어져 심한 운영난을 겪었다. 하지만 지진 때 그릇이 파손돼 쩔쩔매던 식당들을 위해 그릇을 한 트럭 싣고 가 나눠주었던 것과 같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성실함으로 위기를 극복,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고 이만성 가주마켓 회장 등 여러 마켓 업주들의 도움이 컸다”고 이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장사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더라”며 “하루 24시간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 설 수 있는 마케팅을 늘 연구한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어설픈 1등보다 완벽한 2등이 되는 것. 외형만 늘려가는 성장을 피하고 ‘작지만 튼실한 업체’를 만드는 것이 지향점이다. 그는 한인 고기소비량의 약 60%는 주류 마켓을 통한 것이어서 아직 시장 개척의 여지가 무한하다고 보고 서비스 개선 등을 통해 끝없이 노력하고 있다.
육류 도매 22년 베테런인 그는 인터뷰 말미에 꼭 전해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며 덧붙였다. “블랙 앵거스가 제일인 줄 아는데 실은 가격이 훨씬 싼 프라임 립이 한인 입맛에는 최곱니다. 유명도 탓에 스타벅스를 많이 마시지만 알고 보면 라밀 커피가 우리 입에 더 맞는 것과 같은 이치죠.”
코리아타운 갤러리아 등의 대주주이기도 한 이 사장은 “다 공장에 2번밖에 와본 적이 없는 아내(이숙현 이화여대 총동창회장)의 빈틈없는 내조 덕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323)582-8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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