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사랑하라!
요즈음은 남편도 네 등급이 있다고 한다. 남편 일등급은 실력있는 남자라고 한다. 이등급은 인물 있는 남자, 삼등급은 돈 있는 남자, 사등급은 돈도 실력도 인물도 없이 잔소리만 하는 남편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런데 투자가도 네 등급이 있는 것 같다. 일등급은 빌딩을 여러 개 소유하고 한달 수입이 수만달러가 되는 투자가, 이등급은 빌딩 한 두개 소유하고 입주자 괴롭히는 투자가, 삼등급은 빌딩 한개 소유하고 사람을 우습게 취급하는 건물주, 사등급은 빌딩 하나 투자한다고 3년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한 농장 주인이 젖소를 여러 마리 기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주인은 열심히 소들에게서 젖을 짠 뒤 팔기에만 바빠 소들을 제대로 먹이지 않았다. 잘 얻어먹지 못한 소들은 점점 말라가기 시작했고 끝내는 병들어서 모두 죽고 말았다. 그 동안 만난 많은 건물주 중에 이런 경우가 많았다. 렌트는 바쁘게 잘 받아 가면서도 관리는 소홀해 건물은 점점 황폐해가고 그런 이유로 건물주는 렌트를 전혀 올리지도 못하고 빌딩을 팔 때는 도저히 팔 수 없는 그런 상황인 경우가 많다.
매년 겨울이면 비가 많이 오는 게 남가주의 실정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입주자들은 비가 새는 걸 항의를 하게 된다. 그런데 비가 그치면 고치겠노라고 약속해 놓고 그 해 여름은 비가 안 오니까 또 그렇게 넘어간다. 입주자들은 항의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매년 이런 무관심의 연속은 건물을 황폐케할 뿐 아니라 입주자들에게도 사업상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의외로 이런 건물주들이 많은 걸 보게 된다. 그래서 건물주는 렌트를 올리지도 못하고 팔 때가 오면 그래도 높은 값은 받으려고 한다.
우리가 대접을 받고자하면 먼저 남을 대접해야 한다. 건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먼저 건물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건물 안에서 살고 있든 장사를 하든 그 입주자들을 사랑해야 한다. 그러면 건물도 주인을 사랑할 것이고 입주자들도 건물주를 사랑할 것이다. 도대체 건물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가? 관리를 잘해주고 잘 가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투자 부동산을 구입하면 임대업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임대 업은 다른 사업과 마찬가지로 지극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그냥 건물에 투자하기만 하면 돈이 벌린다고 생각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는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떤 투자가는 집에 못 하나 박지 못한다. 반면에 어떤 투자가는 누가 조금 싫은 소리를 해도 화를 낸다. 따라서 성격이나 취미에 따라 투자의 방향도 달라져야 한다.
고치는 걸 좋아하면 아파트 건물에 투자를 하면 아주 즐겁게 일할 수 있고 누가 전화만 해도 짜증을 내는 스타일이면 상가 건물이 더 바람직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이 5월, 예년보다 날씨가 찬 편이다. 지금쯤 건물주는 에어컨디셔너를 돌아보며 기름을 쳐주고 손을 본다면 정작 7~8월이 되어서는 모터가 고장나는 일이 없고 전력도 더 절약을 할 수 있다. 건물주는 관리 스케줄을 작성, 정기적으로 사전 예비점검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서서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미리 정기적으로 차를 점검함으로써 이런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한다. 건물 관리도 이와 같은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최근 한인타운의 142 유닛 아파트가 1,500만달러에 팔렸다. 그리고 새로 그 건물을 구입한 회사에서는 80만~150만달러를 들여서 대대적인 수리를 하겠다고 새 건물주가 밝혔다. 이 말 속에서 우린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는 그 건물을 오래 소유하겠다는 뜻이다. 큰 투자가나 투자회사들은 건물을 자꾸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소유하며 계속 소유 건물을 늘려 가는 것이 우리 한인들과 다른 점이다. 둘째는 건물의 가치를 부가해 입주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입주자 수준을 높여 나가며 렌트를 올리겠다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건물을 사랑하자. 그리고 입주자들을 사랑할 때 더 풍성한 축복이 임하리라 믿는다.
(213)632-3500 ex.208
필립 박 <콜드웰 뱅커 커머셜 부사장>philippark@sbcglob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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