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핑 많이 하고 준비기간 넉넉하게”
주택 소유주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리모델링. 최근에는 집 값 폭등으로 에퀴티가 많아진데다 이자율까지 낮아 집 단장에 나서는 한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리모델링 비용은 집 전체를 할지 아니면 일부만 할지, 혹은 어떤 재질,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중요한 점은 리모델링을 주택가치 상승차원보다는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스타일 또는 필요에 의해 결정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인업소들로부터 바닥과 부엌, 욕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비용과 주의 사항 등을 알아봤다.
‘지나칠’ 정도로 샤핑을 많이 하고 충분한 준비기간을 가지라는 것이 공통된 조언이다. 전화 샤핑은 금물. 반드시 업소를 찾아 물건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한인들의 경우 결정에서 시공까지 짧은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일이 많은데 이럴수록 비용도 더 많이 들게 마련. 최소한 3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가급적 공사를 크게 벌이지 말아야 한다. 당연히 시간과 돈이 결부되기 때문이다. 크던 작던 공사라는 것은 변수가 많아 제 때 완료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럴 경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리모델링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한인들의 경우 카펫보다는 하드플로어 선호가 뚜렷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드플로어의 경우 크게 원목과 라미네이트(일명 인조나무)로 나뉜다. 특히 최근에는 원목의 뒤틀림 등 단점을 보완한 엔지니어링 우드도 출시됐다.
라미네이트란 합성보드에 얇은 나무 무늬의 필름을 입힌 것을 지칭하는 데 이 필름의 재질과 강도가 품질을 결정짓는다. 라미네이트를 선택할 때는 단단한 물건으로 직접 충격을 가해 강도를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격은 시공비를 포함, 스퀘어피트당 3~4달러 선. 1,000스퀘어피트 정도 면적이라면 3,800~4,500달러 정도는 잡아야 한다.
원목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시공비 때문에 라미네이트보다 예산이 더 많이 든다. 보통 중상급 제품이 스퀘어피트당 4달러 정도지만 시공비를 포함하면 스퀘어피드당 10달러 선을 넘어선다. 보통 원목은 라미네이트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생각하지만 원목은 종류도 많고 몇 번 가공했느냐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꼭 맞는 말은 아니다. 또 원목은 라미네이트보다 상처를 입기 쉬운데다 1년에 한번 정도는 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실용적이지는 못하다.
1,000스퀘어피트 정도라면 비용은 1만달러 이상. 공사 기간도 라미네이트가 3일 정도인데 반해 원목은 보통 1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 밖에 최근 젊은 세대 중에는 아예 바닥을 타일이나 리놀륨 등으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리놀륨은 4달러. 세라믹 타일은 1~6달러, 마블은 3달러부터 10달러 이상.
카펫의 경우는 원목이나 라미네이트보다는 비용이 적게 든다. 일반적으로 카펫의 두께를 품질의 기준으로 삼기도 하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똑같은 나일론 제품이라고 해도 가공 방법에 따라 품질의 큰 차가 나기 때문이다. 우선 샘플 캐털로그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금물. 반드시 손으로 한 번 긁어보면서 보푸라기가 일어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원단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원목이나 라미네이트의 경우 기존의 바닥 위에 시공할 수 있어 추가로 비용이 들지 않는 반면 비닐이나 리놀륨, 타일 등은 상황에 따라서는 기존 바닥재를 들어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많은 주택소유주들이 리모델링 시 가장 쉽게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는 곳이 부엌이다. 실제 ‘리모델링 매거진’에 따르면 부엌 리모델링 투자 회수율은 87%로 패밀리룸(78%), 매스터 베드룸(74%), 홈오피스(54%)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미국인들의 부엌 리모델링 비용이 평균 4만 달러선인 점에서 보여주듯 조금만 욕심 내다보면 예산을 초과하기 쉬운 곳이 부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비용은 적게 들이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예산이 많이 드는 캐비닛은 기존 제품을 손보는 선에서 그대로 쓰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기존 캐비닛에 필름을 붙이는 것. 색상은 물론 디자인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기존 캐비닛을 완전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이 보통 6,000달러선 이상인 데 반해 필름 공 법을 이용하면 400~ 800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가주 문스카펫’의 김재화 사장은 “캐비닛의 경우 기본 틀은 모두 합성보드로 똑같고 단지 문짝에서만 차이가 난다”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필름을 붙이는 정도에서 손보는 것이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카운터 탑도 예산이 만만찮다. 고급 마블의 경우 A에서 D까지 등급이 있으며 가격은 스퀘어피트당 40~55달러선. 웬만한 사이즈라면 3,000~4,500달러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특히 부엌은 공사에 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잔손질이 많이 가는 곳이기 때문에 이사가기 전 공사를 끝내는 것이 좋다.
어느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예산이 큰 차이가 난다. 하지만 한인들의 평균 거주 기간이 7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투자보다는 중간급 정도에서의 리모델링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중간사이즈 욕실을 손본다고 가정하면 배스탑 옆을 세라믹 타일로 설치하는데 4,000~6,000달러, 변기는 50~600달러, 샤워 도어는 100~120달러(설치비 포함 300~350달러), 수도꼭지는 30~200달러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실제 오래된 욕실을 중간급 정도로 업데이트 한다고 하면 비용은 1만달러를 훌쩍 넘긴다. 전문가들은 보통 사이즈의 욕실이라면 총 5,000달러 선에서 공사를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욕실을 리모델링할 때 △얼마나 더 안락하게 할 것인가 △몇 명 정도가 이용할 것인가 △몇 개의 세면대가 필요하고 카운터 공간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앞으로도 이 정도의 욕실이면 충분할 것인가 등을 충분히 검토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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