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연방 중소기업청)의 정의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규모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크다. 기업의 특성에 따라서 다르지만,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이 무려 1,500명이나 되는 기업도 중소기업의 범주에 들고(도매업의 경우는 100명), 연간 매출고로 볼 때 소매업의 경우 연 매출액 2,100만달러까지도 중소기업으로 간주된다.

기업의 자금조달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곧 차입과 자본도입으로 나눠진다. 대표적인 차입원은 일반은행, 정부기관, 투자금융회사, 보험회사, 일반 금융회사가 될 것이다.

SBA 대출은 정부 산하기관의 대표적인 융자상품이고, 일반 금융회사의 대표적인 상품은 팩토링(Factoring)과 리싱(Leasing)이라 할 수 있다. 은행 론과 SBA 론간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다운 페이먼트 요구액과 대출기간에 있다.

은행 론은 대출금액에 제한이 없으나 SBA 론은 최고 대출금이 $200만달러로 제한되어 있다. 은행 론의 대출기한은 사업자금의 경우 5년, 사업용 건물구입의 경우 7-10년으로 짧은 것이 보통이나, SBA 론은 사업자금이 10년, 사업용 건물구입자금이 25년으로서 대출기한이 훨씬 길다.

SBA 론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적은 다운 페이먼트가 요구되고, 분할상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월 페이먼트 부담이 적다는 데에 있다. 자금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은행 론은 35-50%의 다운 페이먼트를 요구하는데, SBA 론은 10-33%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금융회사의 론은 대부분 은행 론이나 SBA 론에 비해 융자기간이 짧고, 특정 목적의 자금융자에 국한되고 있다. 금융회사는 보통 은행 론이나 SBA 론을 받을 수 없는 기업들의 틈새시장을 겨냥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융자심사 기준이 은행이나 SBA에 비하여 덜 까다롭다. 따라서 은행이나 SBA로부터 융자를 받지 못했을 경우, 자금 사용목적만 부합된다면 금융회사 쪽으로 눈을 돌려 볼 만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팩토링, 리싱, 프랜차이즈 파이낸싱 등을 들 수 있는데, 팩토링은 기업의 외상매출금(A/R)이나 재고(Inventory)를 담보로 하여 단기융자를 해주는 것이다. 팩토링은 주로 제조업이나 도매업을 대상으로 보편화되어 있고 이 융자를 취급하는 한인 금융회사만도 타운내에 수 개가 있다. 리싱은 장비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장비 구입자금을 융자해주는 것으로, 다운 페이먼트 없이 100%까지도 융자를 해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파이낸싱은 연쇄점을 개업하려는 사람에게 연쇄점 본부가 연쇄점 개업자금을 융자해주는 것이다.

위의 융자중 어떤 형태의 것이든, 융자 수혜의 성패는 서류상에 나타나는 기업의 수익성에 따라서 크게 좌우된다.
융자의 실패는 대부분 구두로 진술할 때의 수익성과 문서로 나타나는 수익성이 너무 동떨어지게 차이가 나는 데에 기인한다. 이는 세금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기업들이 무리하게 사업내용을 축소기록(1understate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융자 기관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수 없는 입장이다.

한편, 융자는 기업의 수익성 증대에 마치 지렛대와도 같이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기업이 융자 없이 사업을 운영한 결과와 융자의 힘을 보태어 사업을 한 결과를 비교해보면, 융자의 승수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잘 알 수 있다.

그 승수효과는 대개의 경우 세금 감축 효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 10만달러를 가진 사람이 투자수익률 25%인 사업체를 구입한다고 하자. 융자 없이 10만달러 짜리를 구입한다면, 연 수익금은 2만5,000달러가 될 것이다. 그러나 10만달러를 융자해서 20만달러 짜리 사업체를 구입한다면 이자율이 5.25% 라고 가정할 때, 이자를 지급하고 나서도 연 수익금이 4만4,750이나 된다(여기서 원금상환은 경비가 아니므로 고려하지 않음).

사업내용의 축소기록에 따른 세금 감축의 효과가 과연 이만큼 클까? 기업이 세금 감축에집착하여 융자를 통한 수익증대의 막대한 승수효과를 포기하고, 사업내용을 축소기록까지 해가면서 세금을 줄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창열 <한미은행 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