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가격·짧은 공기·품질향상으로
작년 130만채 제작, 전통주택 110만채 앞질러
‘조립식 주택’은 공사가 간단하고 공사 기간이 짧은 장점이 있지만 상자 같은 단조로운 스타일과 대량 생산이라는 선입견이 대부분이다.
“조립식 주택 하면 우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오랫동안 지속된 선입견이다”
디자인 및 건축잡지 ‘드웰’의 편집장이며 ‘프리페브’라는 책의 저자 앨리슨 아리프는 말한다.
하지만 근래 들어 조립식 주택은 품질 관리의 향상, 주문자 개개인 취향에 따른 설계의 다양성 등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미시간주 오그레에 있는 데이브와 지넷 벨의 1,600평방피트 규모의 조립식 주택을 예로 들어보자.
얼마 전 은퇴한 벨 부부는 작년 2.3에이커의 전원 대지에 15만달러를 주고 구입한 조립식 주택을 세웠다.
수백 개의 디자인 가운데 랜치 스타일을 선택한 벨 부부는 집을 독특하게 꾸미기 위해 열 두 군데의 설계를 변경했다. 침실을 보다 크게 만들고 부엌을 모조 나무바닥으로 깔았다. 현관은 지붕으로 덮었고 벽난로를 돌로 디자인했다.
5개월 후 조립식 주택이 도착했을 때 두 개로 구성된 직사각형 모양의 집은 거의 완제품이었다. 한 개는 스토브와 냉장고를 갖추고 있는 부엌과 두 개의 화장실이 자리잡고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리빙룸과 세 개의 침실이 구비돼 있었다. 벽도 이미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남은 일은 카펫을 깔고 벽난로와 워터 히터를 설치하는 것이 전부였다.
“조립식 주택은 거미가 기어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매우 잘 제작됐다”
지넷 벨은 말한다.
이같은 찬사는 오랫동안 소비자 관심의 영역 밖에서만 맴돌던 조립식 주택 제조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고급 건축가와 디자이너들도 조립식 주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도 대량 생산과 주문 생산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을 건축가들과 실내디자이너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의 건축 및 디자인 전문가 조셉 로사는 말한다.
미국 조립식 주택의 역사는 150여년에 달한다.
1849년 키트홈(조립식 주택)이 캘리포니아 금광촌에 철도로 운반됐다. 시어스는 1908년부터 1940년까지 약 10만채의 키트 홈을 우편으로 팔았다.
고급 조립식 주택라인인 어너 빌트 홈스는 삼목 지붕, 사이프레스 외벽, 옹이가 없는 오크 플로어 등 고급 목재로 제작됐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주택 건축 붐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립식 주택업계는 싸구려 모빌 홈의 이미지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불황에 빠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조립식 주택은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 1989년에는 신축 조립식 주택 숫자가 집터에서 짓는 전통적 건축 방식의 주택 숫자를 능가했다. 지난해에 만들어진 조립식 주택은 총 130만채였고 신축 전통 주택은 110만채로 집계됐다.
요즘 세워지는 조립식 주택의 4분의3은 벽, 플로어 등 건물 부분들을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이다. 나머지의 14%는 벨 부부가 구입한 것 같은 이른바 ‘모듈러 홈’이다. 모듈러 홈은 주택을 크게 하나나 둘로 구분, 공장에서 거의 완제품으로 제작한 후 현장에서 간단하게 조립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빌 홈이다.
조립식 주택이 인기를 끄는 것이 구입자의 취향에 따라 개성 있게 제작할 수 있는 ‘커스텀 디자인’ 때문만은 아니다.
“조립식 주택은 공사를 매일 같이 곁에서 지키고 감독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전기공이나 드라이월 기술자가 공사를 하기 위해 나타나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지넷 벨은 설명한다.
요즘 강하게 불고 있는 주택 붐 때문에 뛰어난 기술자들을 구하기는 매우 힘들다.
조립식 주택의 가장 중요한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인디애나주에 있는 플레즌트스트리트 홈스의 존 게키에르 사장은 조립식 주택이 전통적 주택의 건축비보다 평균 15% 싸다고 말한다.
“기본 랜치 홈을 10만달러 이하로 사기는 힘들다. 그러나 모듈러 홈은 충분히 구할 수 있다”
또 조립식 주택은 건축 기간이 짧다. 주문에서 실제 입주까지 수개월씩 소요되는 전통 주택과 달리 수주 내에 완료된다.
조립식 주택은 현장에서의 조립 시간이 짧기 때문에 비, 눈 등 기후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빠르면 하루 반만에 조립이 끝나는 경우도 있다.
리처드 시비언과 아내 신디는 학교에 다니는 두 딸과 함께 1년 전 일리노이주 레이크 인더 힐스에 150만달러짜리 조립식 주택을 세웠다.
“공사 기간에 비가 내렸다고 가정하자. 나는 흠뻑 젖은 건축 자재들이 과연 완전하게 건조될까하고 항상 의심했었다. 조립식 주택은 모두 실내에서 제작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이 없다. 그런 면에서 나는 전통 주택보다 조립식 주택이 제작상의 기계적 오차나 사람의 실수가 적다고 생각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