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국일보와 뉴욕·뉴저지 메트로스타즈가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한 ‘한국 문화유산의 밤’ 행사가 19일 뉴저지 자이언츠 스태디움서 열려 5,000여명의 한인을 포함해 1만9,801명의 관중들이 ‘홍명보’의 플레이와 각종 한인 행사를 지켜보며 축제의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이날 행사는 올해부터 축구 메이저리그(MLS) LA 갤럭시팀 소속으로 뛰는 홍명보가 메트로스타즈와의 시즌 첫 원정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기념해 마련됐는데 경기장을 찾은 한인들은 지난해 뜨거웠던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면서 이민 100주년의 의의와 앞으로의 번영을 약속하는 자리가 됐다.
한인들은 지난해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한국 축구의 ‘맏형’이라 불리는 홍명보의 플레이를 직접 관전하며 환호했고 경기 시작 전 한국의 인기 여가수 왁스(Wax)의 애국가, 소프라노 조경자씨의 미국 국가를 따라 부르며 벅찬 감동을 느꼈다. 또 하프타임 때는 뉴욕태권도협회가 6개 도장에서 선발한 80명의 태권도 시범, 왁스의 공연 등이 펼쳐져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뉴욕총영사관의 조원일 총영사가 이날 경기의 시축을 맡아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이밖에도 뉴저지한인회(회장 연인철)는 응원용 막대풍선을 팬들에게 나눠줘 한인들의 단합을 이끌었고 뉴욕한인회 김기철 당선자, 뉴저지한인총연합회 이건용 회장 등 뉴욕과 뉴저지 지역의 주요 한인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해 ‘하나’로 뭉쳐진 힘을 보여줬다.
배번 ‘18’번에 ‘BO’란 이름을 달고 출전한 홍명보는 스타팅 멤버로 전후반과 연장(전후반 5분씩)까지 100분을 풀타임으로 뛰면서 성원에 보답했다.
포지션은 최종 수비수이면서 공격 가담이 자유로운 ‘리베로’로 국제경기에서 A매치(국가대표팀간의 경기) 100게임 이상을 뛴 노련함과 리더십을 한껏 발휘했다. 동료들의 수비 위치 선정에서부터 마크맨 지정은 물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시 완급 조절 등 돋보이는 플레이를 보였다. 한인들도 홍명보가 볼을 잡을 때마다 흰색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열렬히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홍명보는 전반 15분께 왼쪽으로 파고드는 메트로스타즈의 마이크 맥기를 막아서며 볼을 외곽으로 걷어내 갈채를 받았다. 전반 35분께는 마이크 맥기의 왼쪽 돌파를 막기 위해 파울로 공격을 끊는 바람에 경고를 받았지만 팀의 위기를 구해내는 노련함이 빛났다.
LA 갤럭시는 홍명보의 안정된 수비에 힘입어 전반 20분 코비 존스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전반42분 메트로스타즈의 제이미 모레노에 페널티킥을 허용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홍명보는 후반 중반부터 미드필드까지 진출하며 공격에 적극 가담했는데 후반 22분께는 스루패스로 동료 코비 존스에게 결정적인 슛찬스를 만드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을 펼쳤다. 이날 무승부로 갤럭시는 3무, 메트로스타즈는 1무1패를 기록했다.
메트로스타즈의 한인 담당인 이명우씨는 "비록 상대팀 소속이었지만 홍명보의 인기와 한인들의 축구 열기에 팀 관계자들이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지난해 월드컵의 감동을 되새기면서 이민 100주년의 의미를 더한 뜻깊은 행사로 메트로스타즈 측에서도 대단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홍명보 인터뷰
"한인 동포들이 많이 찾아와서 무척 놀랐다. 좀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려 했는데 아쉽다."19일 NY·NJ 메트로스타즈와의 경기를 마치고 땀에 젖은 채 인터뷰에 응한 홍명보 선수(LA 갤럭시)는 자이언츠 스태디움을 메운 뉴욕, 뉴저지 한인들의 뜨거운 성원과 열기에 놀란 모습이었다. 마치 홈 경기를 하듯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한인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동포사회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몇 번이나 되풀이하는 홍명보 선수는 "평소보다 더 열심히 뛰려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온 지 4개월, 어느 정도 생활에 익숙해졌다. 긴장감이 풀리면서 편안하고 재미도 있다고 미국 생활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 선수는 "한국처럼 나이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바라지 않고 팀 내 선수들과 부담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선수는 "한국 축구와 미국 축구에 수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메이저리그 사커에는 남미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개인기 위주의 경기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넘버 ‘18’번의 홍 선수는 이름이 왜 ‘BO’로 되어있지를 묻는 질문에 홍 선수는 "명보라는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 편안하게 부르도록 하기 위해 쉬운 발음의 ‘BO’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 경기까지 3경기를 소화한 홍 선수는 "점차 컨디션과 적응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
낀다"며 "앞으로 좋은 경기를 통해 한국 선수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문화 유산의 밤. 홍명보 경기 이모저모
○…19일 뉴저지주 이스트러드포드에 위치한 자이언츠 스태디움이 뉴욕 일대 한인들의 함성으로 가득 메워졌다.뉴욕한국일보와 메트로스타즈 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한국 문화유산의 날’ 행사는 대 성공이었다. 뉴욕·뉴저지 메트로스타즈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선수가 속한 LA 갤럭시의 경기 못지 않게 한인들의 축구 경기와 식전 및 해프타임 행사, 주차장에 설치된 각종 부스 등은 이날을 한인 축제의 날로 만들었다.
○…이날 오후 4시45분부터 벌어진 뉴욕과 뉴저지축구협회간 친선 축구경기는 양 팀이 협회의 자존심을 걸고 팽팽하게 맞섰다. 일찍부터 자이언츠 스태디움을 찾은 한인 축구팬들의 응원속에 열린 이날 경기는 뉴욕축구대표팀이 뉴저지팀을 3대1로 꺾었다.월등한 조직력을 보인 뉴욕대표팀은 전반전에 권경근 선수의 첫 골을 시작으로 곽희경, 최석호 선수 등이 연달아 뉴저지대표팀의 골문을 흔들었다. 신규성 뉴욕축구협회장은 "자이언츠 스태디움에서 경기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좋은 경험이 됐다"며 "경기 내용에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뉴욕대표팀은 그 동안 양창원 단장과 정만식 감독, 김재호 코치 등을 선임하고 매주 연습을 해왔다.
투지를 앞세운 뉴저지대표팀은 경기 종료 1분전 맥스 김 선수가 한 골을 만회해 아쉬움을 달랬다. 이찬호 전 뉴저지축구협회장은 "실력 차이가 의외로 컸다"고 경기 결과에 수긍하면서도 "팀을 다시 정비해 뉴욕팀과 다시 한번 경기를 갖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메트로스타즈의 경기 후 10시부터는 뉴욕순복음교회와 필라델피아 안디옥교회팀간의 친선 축구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7시30분부터 시작된 메트로스타즈와 갤럭시의 본 경기에 앞선. 식전 행사에서 한국의 가수 ‘왁스’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나와 애국가를, 소프라노 조경자씨가 미국 국가를 불렀다. 또 조원일 뉴욕총영사가 본 경기의 시축을 했으며 행사 진행이 한국말로 소개될 때마다 5,000여 한인 관중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본 경기의 해프타임에는 뉴욕태권도협회가 6개 도장에서 선발한 90명의 태권도 시범단이 경기장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여 미국 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또 태권도 시범단이 해프라인에서 원을 둘러앉은 가운데 ‘왁스’가 나와 자신의 애창곡을 부르자 한인 관중들은 한목소리로 따라 부르는 진한 감동을 맛보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자이언츠 스태디움 주차장에는 뉴욕한국일보와 뉴저지한인회, 인수미용실, MK코리아 등이 설치한 부스에서 월드컵 응원가가 울려 퍼지면서 한인들의 축제 한마당이 됐다. 한인 1.5세, 2세들은 붉은 티셔츠를 입고와 분위기를 돋궜으며 인수미용실에서는 한인 관중들에게 즉석에서 태극 문양의 페이스페인팅을 해줬다.뉴저지한인회는 짝짝이로 사용하는 고무풍선을 나눠줬으며 럿거스대학의 풍물패는 흥겨운 공연으로 경기장을 찾은 한인과 미국인 관중들의 흥을 한껏 고조시켰다.
○…’한국 문화유산의 밤’ 행사로 열린 홍명보 소속의 LA 갤럭시와 뉴욕·뉴저지 메트로스타즈와의 메이저리그(MLS) 경기를 앞두고 일주일간 기온이 화씨 30도대로 떨어지는 등 날씨가 궂어 우려를 낳았으나 경기 당일에는 화창하게 갠 전형적인 봄 날씨여서 경기장을 찾은 한인들을 즐겁게 했다. 본 게임에 앞서 오후 5시부터 뉴욕과 뉴저지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열렸는데 삼삼오오 가족, 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한인들은 한껏 소풍 분위기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경기장 입구에 설치된 야외장터에서 최고 인기는 뉴저지한인회(회장 연인철)가 마련한 부스. 응원용으로 제작한 ‘갓 블레스 아메리카’와 성조기가 그려진 막대풍선을 무료로 나눠줬는데 한인들은 물론 타민족 관람객들도 앞다투어 받아갈 정도. 이날 오후 3시부터 뉴저지한인회 임원진들과 함께 현장에 나와 행사를 지휘한 연인철 회장은 "이번 응원전을 위해 막
대 풍선 7,500개를 특별 제작해 경기장에 가져왔는데 모두가 기뻐하며 가져갔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홍명보가 소속한 LA 갤럭시팀이 원정팀으로 흰색 유니폼을 착용했는데 마침 막대풍선과 색깔이 같아 더욱 돋보였다.
○…가장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뉴저지한인회는 야간경기 때 날씨가 다소 쌀쌀해질 것이라는 계산 아래 나름대로 개성을 자랑(?)하는 응원복장을 해 눈길을 끌기도. 바람막이용 골프웨어를 입고 경기장에 나온 연인철 회장은 "골프 치러 온 것 같다"는 주위의 농담에 윗도리를 훌쩍 걷어올려 안에 껴입은 ‘붉은 악마’ 티셔츠를 보여주며 축구 사랑을 자랑했고 팰리
세이즈팍 상공회의소 이창원 회장은 스키복을 입고 나오기도. 또 노타이 차림의 검은색 정장에다 베이지 색 코트, 검은 선글래스 패션을 선보인 이종철 상공회의소 이사장은 "영화 찍으러 왔냐?"는 농담에 "보안 요원 같지 않느냐"고 응수했고 강신상 뉴저지한인회 사무총장은 ‘코리아’가 선명한 뉴저지 축구팀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와 열심히 응원용 막대풍선을 나눠줬다.
○…인수미용실(원장 김인수)이 경기장 입구에서 실시한 무료 페이스페인팅도 큰 인기. 파랑, 빨강, 흰색, 검정 4가지 색깔로 관람객에게 페이스페인팅을 해줬는데 타민족 팬들의 볼에 그려준 태극기와 성조기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행사에 참가했던 인수미용실의 허정란씨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할아버지들까지 와서 페이스페인팅을 해달라고 하는 등 많은 분들이 찾아왔다"며 "지난해 월드컵 때 친구들끼리 서로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응원은 해봤지만 이번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해 한인과 타민족 팬들에게 태극기를 그려 주니까 꼭 애국자가 된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인회장 선거에서 서류미비 등의 이유로 당선 시비에 휘말렸던 김기철 뉴욕한인회장 당선자도 뉴저지한인회 윤용상 이사장, 뉴욕한인청년회의소 김대중 회장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와 그 간의 마음 고생을 씻은 듯한 밝은 표정으로 경기를 관전했다. 뉴욕한인청년회의 창립 멤버였던 김기철 당선자는 89, 90년 회장을 맡은 바 있는데 "뉴욕 지역의 대표적인 스태디움인 자이언츠 구장에서 뉴욕한국일보 주최의 ‘한국 문화유산의 밤’ 행사가 열려 감회가 새롭다"며 "훌륭한 장소에서 멋진 스포츠경기와 뜻깊은 행사가 함께 열려 한인들에게 잊지 못할 이벤트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직원들과 아마추어 축구팀을 조직해 매주 일요일 게임을 하는 등 열렬한 축구팬인 오파네-매직캐슬의 이창익 사장도 경기장을 찾아와 열심히 경기 장면을 캠코더에 담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이창익 사장은 "뉴욕한인축구대표팀에 아는 분들이 많아서 이들의 경기장면을 녹화하고 있다"며 "멋진 장면을 많이 담아가 이곳에 오지 못한 직원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장래준.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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