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운수대통’감독 - 두 주인공 인터뷰
한국부모들 반응 궁금
3일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서 만난 존 초와 강성호는 둘다 30세라는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대만계인 감독 저스틴 린도 마찬가지. 이 영화로 처음 중요한 역을 맡은 성호는 한국 부모들의 영화에 대한 반응을 무척 궁금해했다. 기자에게 영화 내용 때문에 한국 부모들이 반발을 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고 실토를 했다.
존도 역시 혹시 한국 부모들이 영화에 대해 직접적인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일은 없겠느냐고 물었다(존은 ‘아메리칸 뷰티’ ‘아메리칸 파이’ ‘여인의 정자’ 및 ‘옐로’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남부러울 것 없는 A학점 학생들이 사기와 절도를 하다 못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내용이어서 아시안 아메리칸 10대를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소리를 벌써 아시안들로부터 들었다고 존과 성호는 말했다.
‘선댄스’서도 논쟁 불러
이 영화가 2년 전 선댄스 영화제서 상영됐을 때도 이 문제로 시사회장서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영화가 끝나자 한 백인 관객이 린 감독에게 “아시안 아메리칸과 아메리칸들을 위해 모두 공허하고 비도덕적 영화”라고 항의했다. 이에 영화를 옹호해 준 사람이 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 역시 시사회장에 있었던 이버트는 “누구도 백인 영화인들에게는 어떻게 너희 사람들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시안 아메리칸 배우들은 자기들이 원하고 싶은 그 누구라도 될 권리가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었다.
MTV서 50만불에 매입
이 영화에 대한 이런 요란한 찬반론에서 시장성을 파악한 MTV 필름(패라마운트 소속)이 현장서 50만달러에 영화를 샀다. 린은 당시를 회상하며 “도대체 우리가 누굴 위해 긍정적이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일차원적인 인물 묘사야말로 부정적”이라며 내 영화의 주인공들은 3차원적인 인간들로 그것이야말로 긍정적 묘사라고 강조했다. 린은 덴젤 워싱턴이 부패 형사로 나와 오스카상을 탄 ‘훈련의 날’을 보고 흑인에 대한 부정적 묘사라고 반발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카드 긁어 제작비 25만불
린은 크레딧카드 10개를 맥스한 돈 25만달러로 영화를 만들었고 제작진과 배우들이 허드렛일을 하면서 일심동체가 되어 만들었다. 모두들 나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각오였다고 린은 말했다.
존과 성호 그리고 린은 요즘 아이들은 80년대 아이들과 현격한 차이가 있으며 보통 영리한 것이 아니라는데 동의한다. 그들은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이 얼마나 주위환경에 민감하고 또 컴퓨터의 발달로 혀를 찰 만큼 영특해진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적만 집착하면 비극
잘 먹이고 입힌 뒤 올 A만 받으면 만사형통이라고 생각하고 자식들과 대화를 않고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았을 때 비극적 결과마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존과 성호는 “성적과 대학입학에만 집착하는 것은 여행의 수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과 같다”면서 “아이들은 근본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고 잘못을 저지를 뿐”이라고 말했다. 둘은 이어 “사회가 10대 폭력을 표면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그 면에서 미디어도 책임이 있다)”면서 “틴에이저들은 언제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기에 부모들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교내 살인사건 힌트 얻어
이 영화야말로 10대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대사와 대화가 모두 10대들이 쓰는 것으로 현실적이고 영화가 재미도 있으니 한국 팬들이 많이 봐줄 것을 부탁했다.
서니힐스 고교 살인사건과 컬럼바인 고교 총기사건 등 10대들이 관련된 여러 폭력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이 영화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의 진로를 결정하는 분수령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영화는 일단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및 시카고 등 4개 도시서 오늘 동시 개봉된다.
부모-자녀 함께 볼 영화
이들 시장서 흥행이 안될 경우 영화사들은 앞으로 나을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에 대해 외면을 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MTV는 제작비의 배가되는 100만달러를 투입. 홍보와 선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존과 성호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그리고 고교생 자녀들은 부모들을 서로 이끌고 극장엘 가 영화를 봐 달라고 당부했다.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내용에 관해 토론함직하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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