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의심물질 발견…본격 시가전조짐바그다드 중심부로 전격 진입, 대통령궁을 비롯한 주요 건물을 장악한 미군은 7일 밤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고 바그다드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군은 저격병과 박격포 등을 동원, 거센 반격에 나서 바그다드 시내가 일순간 전장터로 변하는 등 본격적인 시가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바그다드 남쪽 지역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물질을 발견,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고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폭스 뉴스는 바그다드와 바스라에서 사담 후세인 민병대에 대항, 주민 폭동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 미군, 바그다드 진지 구축
CNN은 7일 바그다드 도심 진입작전의 선봉을 맡았던 미 3보병사단 제2여단 3개 대대 병력이 바그다드에서 철수하지 않고 머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바그다드 도심에서 격렬한 전투를 벌였던 미군 3개 대대가 이날밤 티그리스 강변에 있는 후세인 대통령궁 주궁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의 종군기자는 미군이 바그다드 도심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후 철수했던 이틀전 상황과 달리 이날은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BBC도 이날 밤까지도 미군이 바그다드 시내 후세인 대통령궁 주궁을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중부군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현장 지휘관들이 바그다드 시내의 어떤 지역을 계속 장악하고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티그리스강 서쪽지역에서는 이날 늦게까지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등 바그다드 도심이 거대한 전장터가 됐다. 알-라시드 호텔에서는 이라크 저격병들이 미군을 조준사격했다.
이날 바그다드는 굉음과 소총소리가 시끄럽게 울리는 가운데 하늘에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유황냄새가 진동했으며 주민들은 황급히 집으로 피신하는 장면들이 목격돼 본격적인 시가전을 방불케했다.
또 바그다드 대부분 지역에 대한 전력과 수도 공급이 중단됐고 날이 어두워지면서 바그다드 시내는 폐허와 다름없게 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데이비드 퍼킨스 미군 대령은 7일 바그다드 시내 전투로 약 600명 내지 1천명의 이라크군이 사살됐다고 말했다.
이라크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TV를 통해 바그다드 주변에서 미 A-10전투기와 F-15전투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제10 산악사단에 대해 걸프지역 파견명령이 내려졌고 토미 프랭크스 미중부군사령관은 헬기를 이용, 이라크내 전선 3곳을 방문했다.
◇미,심리전 강화…"주민 폭동"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7일 사담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이라크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있다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바그다드로 진입할 때 (이라크군의) 산발적인 저항만이 있었다며 이라크 지도자들에 대해 "포위(작전)가 끝나가고 있으며 그들의 선택도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세인 대통령에 대해 "우리는 사담 후세인의 생사여부나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수 있으나 그가 더이상 이라크를 통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폭스뉴스 인터넷판은 7일 이라크 주민들이 바그다드와 남부 제2의도시 바스라에서 사담 후세인 민병대에 대항,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폭스 뉴스는 쿠웨이트의 KUNA통신을 인용, "바그다드 주민과 페다인 민병대간유혈 대결이 벌어져 민병대 12명이 사망했다"면서 "민병대 지도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쫓겨나 민간인 복장을 갈아입고 도망쳤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와 함께 바스라에서도 이날 영국군이 진격한 가운데 주민들이 사담민병대에 대항해 폭동을 일으키고 국영은행을 약탈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그러나 자사 바그다드 종군기자와 미 중부사령부가 모두 이같은 보도를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 미 "힌디야서 화학물질 일부 검출"
미군이 바그다드 남쪽 97㎞ 떨어진 힌디야 인근 군사시설에서 화학무기로 의심할 만한 물질을 발견, 정밀조사를 벌이고있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이 7일 밝혔다.
이 관계자들은 이 물질들이 미국내 실험실에서 샘플조사를 거쳐야만 이라크 내화학무기 존재가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신문그룹 `나이트 리더’ 계열 신문들은 톰 라세터 종군 기자의 보도를인용, 이 시설에서 검출된 샘플에 대한 첫 반응조사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고보도했다.
몇몇 샘플조사에서는 특별한 반응이 없었지만, 다른 샘플조사에서는 사린과 겨자, 독가스를 포함한 G급 신경가스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 제3보병 공보장교인 로스 코프만 소령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발견했다"면서 "그것이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간인-종군기자 인명피해 속출
바그다드 중심부 한 주거지역에 7일 오후3시 폭탄이 떨어져 적어도 민간인 14명이 사망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목격자들은 어린이 2명을 포함한 일가족 9명과 다른 5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주민들과 구조대원들이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자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폭발로 땅에 깊이 8m. 폭 15m의 큰 구멍이 났으며 알-만수르 지역의 상업중심지인 라마단 14번가의 가옥 4채를 파괴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마이클 버밈엄 미 육군 소령은 미군 2명과 종군기자 2명이 7일 오전 바그다드남부의 한 미 육군 진지에서 로켓포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라크종군기자 사망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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