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난 불구 모금 실적 뛰어난 어바인 공립학교 재단
후원 이외에 자체 프로그램 운영하는 가주 최대 규모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예산난으로 거의 모든 교육구들이 곤경에 처해있는 요즘, 어바인 공립학교 재단이 2개월만에 35만달러를 모금하여 교육구에 쾌척, 유치원부터 2학년까지의 학급당 정원을 교사 1인당 20명 이하를 유지하게 했다는 기사가 최근 크게 보도되면서 ‘어바인 공립학교 재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육구마다 후원 단체가 없는 곳이 없지만 어바인 공립학교 재단만한 규모와 프로그램을 가진 곳은 없다. 연간 집행하는 예산규모가 500만달러로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뉴욕시 서쪽으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CEO 팀 쇼(38)는 “보통 모금활동만 하는 타교육구의 후원회와 다른 우리 재단의 특징은 교육구가 손대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혁신적으로 가르치고 싶은데 필요한 기자재를 마련할 재원이 없는 교사들이 신청하면 100~2500달러를 지원하는 ITAP은 지난 14년간 기술, 과학, 수학 및 예술, 문학담당 교사 250여명에게 25만달러 이상을 지원했고, 또 최대 규모이자 어바인 교육구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과학, 미술 및 음악 교육 프로그램’은 주변 과목으로 여겨져 예산 위기마다 삭감되기 일쑤인 음악, 미술 교육을 핵심 과목으로 여겨 5년전부터 연간 130만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병행되는 것이 악기 대여 프로그램. 음악 교육에 필요한 각종 악기를 구입, 기증 받아 최선의 상태로 수리해 필요한 학생들에게 빌려준다. 그렇게 음악 공부를 하는 아동중 우수한 아이들을 뽑아 1년에 한번씩 연주회를 열어주는 ‘도널드 브렌 아너스 컨서트’도 이 재단의 작품이다.
그런가하면 교육구내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도 이 재단이 운영한다. 11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프로그램은 교육구내 모든 학교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을 재미있고, 교육적이도록 꾸려나간다.
주로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하며 학부모에게 수수료를 받지만 저소득층을 위한 스칼러십 또한 병행하고 있고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에게 해마다 상을 주고 학부모들이 교직원들 이름으로 기부를 함으로써 감사를 표시하는 PATS도 이 재단이 운영한다.
예산 위기 때마다 소리 없이 고통 받는 것이 중고교 교육이다. 중고교도 학급당 정원은 늘고 카운슬러 숫자가 줄어드는 등 교육의 질이 저하되면서 올해부터 새로 마련한 중고교 지원책은 우선 어바인 교육구 학생들이 졸업 시험에 전원 통과하도록 돕는 일부터 시작하려 하고 있다.
1996년에 기존의 3개 후원단체들이 합병하여 태어난 이 재단은 교육구와 전혀 별개로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로 커뮤니티에서 자원봉사자와 돈을 거두어서 공교육에 참여하게 하는 것을 본분으로 삼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사람과 돈을 움직이다보니 리더십도 자연히 갖게 돼 지난번 교육위원 선거때는 후보자 포럼도 주최했고 교육구의 PR 서비스를 대행하기도 한다.
“유권자, 즉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학교와 대중의 안전입니다. 학교를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삼으면 다 해결되는 문제지요”
학부모들의 기부도 많지만 어바인 캄퍼니 같은 든든한 후원자 외에 어바인에 본부를 둔 많은 기업들의 기부가 있기에 ‘부유한 교육구’라 불리지만 아직도 어바인에는 개발 가능성이 많고, 교육구마다 필요와 자산이 다르므로 소위 가난한 교육구라 해도 창의적으로 이용하면 어바인만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는 쇼 회장은 어바인 공립학교 재단의 역할은 다른 커뮤니티들이 따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데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언론 매체 보도 이후 가까운 애나하임이나 샌디에고는 물론 LA, 필라델피아, 플로리다에서도 문의와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받는다는 그는 “무료 공립교육이란 신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커뮤니티의 자산을 투자하지 않으면 학교가 좋아질 수 없다는 것. 라성란씨의 뒤를 이어 김일란씨가 이사로 봉사하는등 한인 커뮤니티의 참여에 감사한다면서도 더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12세난 아들를 위해 오렌지카운티내 모든 학교를 다 조사해봤지만 어바인 교육구가 어느 사립학교보다 훌륭했다는 쇼 회장은 OC 유나이티드웨이, 어바인 밸리 칼리지 재단등 많은 비영리단체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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