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후 이라크 민간인 약 500명 사상이라크전 개전 10일째인 29일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 및 이라크 북부지역 등 전략거점에 대한 공습을 계속했다.
또 이라크 중남부 전선에서는 연합군 지상군과 이라크군간에 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미군 최정예 사단이 점차 바그다드로 접근하고 북부전선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등 연합군의 압박도 이어졌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연합군이 군수품 보급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지상작전을 수일간 중단할 것이라는 일부 서방언론의 보도을 부인하며 "지상작전은 중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살폭탄 공격 등 이라크군과 민병대의 완강한 저항과 반격도 계속됐고 이에 따라 연합군측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전쟁이 계속되면서 무고한 민간인 피해도 늘어 이날 바그다드 북서부의 한 민간인 지역에 연합군의 공습을 받아 58명이 사망하는 개전 이후 최악의 민간인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이날 쿠웨이트시티내의 한 쇼핑몰의 인근 해상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부상하고 건물 일부가 파괴되면서 쿠웨이트에도 전쟁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바그다드 통신시설 등 폭격 = 연합군은 28일 밤과 29일 새벽 세 차례에 걸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궁을 비롯, 바그다드 내외곽에 배치된 공화국수비대를 집중 겨냥해 공습했다.
특히 이날 폭격은 공보부를 포함한 이라크 정부청사가 밀집된 티그리스강 서쪽지역과 전화국 등 바그다드 곳곳에 위치한 통신시설에 집중됐다.
이는 통신망 및 정부 지휘기능을 무력화시켜 이라크군 지휘부와 공화국수비대 등 일선 부대를 단절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연합군은 또 전날 이라크 북부 모술을 공격한 데 이어 이날 새벽 모술 인근의 이라크군 대공포 기지 2곳에 대해 집중 폭격을 가했고 남부 바스라에서는 집권 바트당의 당원 200명이 회의를 벌이는 건물을 폭격했다.
미 국방부는 연합군이 지금까지 이라크 영공의 95%에서 제공권 우위를 점하고 있고 이라크 영토의 약 35∼40%가 후세인 대통령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군 격전..미군 피해 증가 = 이라크 중.남부 전선 곳곳에서 연합군과 이라크군간의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연합군측의 피해가 늘고 있다.
미 지상군은 바그다드 남쪽 외곽 수비를 맞고 있는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소속 메디나 사단을 수일동안 집중 폭격, 사단 전력의 3분의 1을 파괴했다고 뉴욕포스트 등 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남부 바스라에서는 도시외곽 장악한 영국군은 이 도시 탈출하려는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이라크 민병대와 맞서 교전을 벌였고, 나시리야에서도 양측간의 전투가 수일째 이어졌다.
미 최정예 101 공중강습사단 병력은 강행군을 계속해 이날 바그다드 남쪽 300㎞ 지점까지 이동해 바그다드 진격을 서두르고 있다.
또 이라크 북부 쿠시타바 인근의 북부 최전선 진지를 이라크군이 수일전 떠나면서 북부전선이 유전도시 키르쿠크 인근까지 후퇴했고 미국과 손을 잡은 쿠르드 반군은 키르쿠크 외곽에 거점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전이 접전양상을 보이면서 미군측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나시리야에서는 이날 전투중 미 제1해병원정군 병사 4명이 실종됐으며 미군기의 오인 공습으로 영국군 1명이 죽고 3명이 부상했다.
또 중부 나자프에서는 이라크군의 차량폭탄 자살공격으로 미군 5명이 숨지기도 했다. 영국군도 이라크 남부에서 오인사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
한편 이날 이라크 군당국이 "지금까지 연합군 전투기 15대를 격추했고 탱크 74대를 격파했다"고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 최악의 민간인 공습피해 = 연합군이 대규모 지상전에 앞서 바그다드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쉴새 없이 벌이면서 민간인의 희생이 늘고 있다.
이날 오후 연합군 전폭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바그다드 북서부의 한 시장에 떨어져 개전이후 가장 많은 6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이라크 당국이 밝혔다.
모하메드 알-사하프 공보장관은 "시장이 공습을 받아 62명이 숨지고 107명이 부상했다"며 "개전이후 공습으로 민간이 140명이 숨졌으며 부상자는 351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도 폭격 현장과 부상자들의 모습을 방송하면서 "평소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라 희생자가 많았고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상자들이 입원한 바그다드 알-누르 병원측은 "희생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 노인들로 이들은 장을 보러"이라며 "부상자들도 대부분 위독하다"고 말했다.
이라크인들은 "어떻게 사람들로 붐비는 시장을 폭격할 수 있느냐"며 "민간인들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미군과 부시 대통령의 약속은 거짓이었다"고 분개했다.
이날 폭격에 대해 카타르의 미 중부사령부는 "확실한 것은 아직 알 수 없다. 진상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만 밝혔다.
◆쿠웨이트시티에 미사일 공격 = 쿠웨이트 경찰 등에 따르면 28일 새벽 1시49분(한국시간 오전 7시49분)께 대형쇼핑몰 수크 샤크르의 인접 해상에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했다.
이로 인해 2명이 부상했고 5층짜리 쇼핑몰과 붙어있는 영화관의 천장이 파손됐고 쇼핑몰 앞 도로에서 바닷가까지 연결된 다리가 부서졌다.
수크 사크르 인근은 젊은이들로 붐비는 번화가로 낮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지만 다행히 미사일공격이 새벽 시간에 이뤄져 큰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쿠웨이트 내무부 관리는 "방공시스템에 탐지되지 않는 저공비행 미사일이거나 바다에서 발사된 미사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사일 공격에 앞서 28일 쿠웨이트시내 쉐라톤 호텔 등 특급호텔 3곳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협박전화가 걸려와 대피와 함께 정밀조사가 이뤄졌으나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시 "전쟁결과 낙관" = 이번 전쟁에서 연합군의 작전이 예상밖의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9일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주례 연설에서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전쟁이 얼마나 계속될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결과를 알고 있고 그것은 바로 이라크 정권의 무장해제와 붕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연합군이 현재 이라크의 가장 강력한 부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병사들의 희생이 예상된다"고 말해 전황이 어렵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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