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토링사 ‘하나 금융’ 서 니 김 사 장
설립 9년만에 자산 1억달러규모 성장
‘실적’위해 일할뿐 ‘자리’탐낸적 없어
한인 팩토링업체 벌써 5개 경쟁 치열
1년에 감사 네 차례 자금운용 ‘안전’
인보이스를 담보로 업체의 자금유통을 돕는 팩토링 업계는 그새 한인사회에서도 급성장해 지금은 5개사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이 형성됐다고 할 수 있다.‘하나금융’서니 김(사진) 사장은 이런 팩토링 업계와 9개 은행으로 이뤄진 남가주 한인 금융권에서는 첫 여성 CEO다. 중앙은행의 행장과 전무 등으로 오래 호흡을 맞췄던 찰스 김 전사장의 뒤를 이어 올 초 자본과 자산규모가 웬만한 커뮤니티 은행급인 이 회사 최고 경영자가 됐다.
한인 금융업계의 중심인력은 실상 여성이다. 회사에 따라 차가 있긴 하나 여성비율이 대략 70% 내외에 이른다. 우수인력이 많지만 한인 금융권은 CEO직을 여성에게 맡기는 데는 아직 인색하다. 첫 CEO 김 사장의 책임은 이점에서 크다고 할 수 있다. 69년 한국외환은행 입사를 기준으로 하면 그는 은행경력만 25년, 9년전 첫 한인 팩토링회사를 세웠으니 금융기관 경력은 근 34년이다. 연조만 따진다면 CEO도 오히려 늦다고 할 수 있다. 서니 김 사장을 만났다.
-한인 팩토링 업계가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벌써 5개죠?. 은행권 초창기에 가주외환은행(현 퍼시픽유니온)이 했던 역을 팩토링에서는 하나가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94년 회사설립 인가받고 다음해 3명이 일을 시작했는데 직원 50명이 됐네요. 3,500스케어피트 정도였던 사무실도 3번 확장하면서 3배 이상 넓어졌고, 자본금은 220만달러에서 1,450만달러, 자산규모는 1억달러쯤 됩니다. 몇 년전 2002년 세일목표를 10억달러로 세운 적이 있는데 지난해 우리회사 혼자서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5개 한인 팩토링사를 다 합치니 그 정도 규모로 성장했더군요.”
-어떻게 팩토링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팩토링은 셀러를 위해 바이어의 크레딧을 체크해주고, 지불보증된 인보이스를 담보로 선불지급을 해줘 자금유통을 원활하게 해주면서 대금 콜렉션까지 해 주는 전문화된 금융 서비스죠. 은행에서 론을 담당하다 보니까 80년대 초부터 이 일의 중요성을 알긴 알았어요. 그런데 팩토링은 교과서가 없어요. 저도 전문가들과 말 그대로 점심 먹으면서 하나하나 배웠습니다. 더 많이 알면 더 많은 서비스를 할 수 있는데 아직 우리는 광대한 팩토링 업무의 일부만 활용하고 있어요. 계속 배우면서 가야해요. 우리 회사에서 비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6개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아직 의류 쪽이 주고객입니까.
“봉제·의류 고객이 60~65% 정도죠. 한 300개 업소 됩니다. 나머지는 컴퓨터등 하이텍과 신발, 가구업체등인데 기간(term)으로 파는 업체는 모두 팩토링이 이용가능 합니다. 팩토링 말고도 무역금융과 장비 리싱도 하는 데 리스는 경비처리가 가능해 장부상 부채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부채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는 사업 확장기에 유리합니다”
-팩토링 회사를 운영하려면 어떤 점이 중요합니까. 한인 의류업계 현황은 어떤지요.
“한인업체는 대부분 주니어 의류를 생산합니다. 그만큼 유행에 민감하지요. 잘 되다가 하루아침에 재고가 마구 쌓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안에서도 직원들간의 정보 공유가 아주 중요합니다. 의류업체는 인건비 때문에 수입으로 돌았다가 유행과 기간을 맞춰야 하는 품목은 다시 로컬생산으로 돌아오고 있어요. 한인 섬유·의류는 너무 주니어쪽에 치중돼 있는 데다 공급과잉에 의한 덤핑, 게다가 불경기까지 겹쳐 지금은 많이 정리됐지만 앞으로도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아요. 주니어 대신 미시나 노블티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고품질화 할 필요가 있어요. 라이센시 비즈니스 쪽은 전망이 있어 보입니다”
-팩토링 회사도 잠깐 새 5개입니다. 경쟁이 치열하겠습니다.
“벌써 대출 이자 내리고, 팩터 수수료 낮추면서 적정마진이 무너지고, 가격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극복하려면 한정된 파이를 늘려야지요. 뉴욕·애틀란타 등 타 지역으로 팩토링 시장을 넓히고, 새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은행은 정부감독을 받는 비즈니스인데 반해 팩토링에는 그런 시어머니가 없습니다. 그만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은행은 고객예금을 받아 비즈니스 하지만 우리는 전문가들의 돈을 갖다 씁니다. 그냥 돈을 주겠습니까. 그만큼 까다롭습니다. 일년에 감사만 4번 받아요.”
-여성 CEO로 혹 마음에 담고 있는 복무지침’ 같은 건 없으신지요. 일벌레로 소문나 있던데-.
“자리 보다 회사실적이 더 중요하고, 결과가 있으면 자리는 따라온다는 생각입니다. 직원들과의 관계에서는 인기 보다 책임, 내가 다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 전부 다를 몰라도 때로 과단성있는 결정이 필요하고, 영리기관에서는 우애만 내세우기 보다 긍정적인 다툼이 있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인 투 텐 일할 때도 있지만 8년째 화요일은 좀 일찍 퇴근해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13) 240-1234 <안상호 기자>
sanghah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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