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불안·경기 불투명으로 매매 감소
전국적 현상, 워싱턴·뉴욕·SF등 대도시 심해
전쟁기간·보복테러·이자율도 주요 변수
조이 하월은 워싱턴에 있는 자신의 콘도를 이번 주 매물로 내놓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콘도가 백악관 인근에 있기 때문에 구입자들이 겁을 낼 지도 모른다고 조언했다. “나는 콘도 매각을 일단 연기했다. 사람들이 이 지역 부동산에 대해 다소 불안해하는 것 같다. 이라크전이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경을 쓰고 있다. 이곳이 공격 목표가 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택 매각을 위해 판매 전략이나 가격 변화를 새삼스럽게 고려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그러나 워싱턴과 뉴욕의 부동산 에이전트, 브로커들은 주택을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 모두 이라크전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 혹은 보복 테러가 있을 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한다.
워싱턴은 주택 매매 열기가 최근 눈에 띄게 식었다.
“부동산 시장이 이같은 불안 요소를 경험한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투자가치가 폭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고 팔려는 사람들은 불안한 상황 때문에 제값을 못 받을까 걱정하고 있다”
워싱턴 리맥스 캐피탈의 에이전트 체가예 타데세는 말한다.
이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바로 이자율이다. 즉 전쟁이 장기화되고 연방예산 적자가 누적되면 이자율이 상승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 연기 현상은 뉴욕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전쟁이 짧은 기간에 끝나면 사람들은 바로 매매에 뛰어들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다리는 시간이다” 주택 전문 부동산회사 코크란 그룹의 대표 파멜라 리브먼은 설명한다.
사태를 지켜보는 것은 가격이 비싼 부동산 시장에 주로 나타나고 있을 뿐 일반 주택 시장은 낮은 이자율 때문에 거래가 활발한 편이다.
이라크전이 시작된 후 불안 요소들이 해소된 부분도 있다.
닥쳐올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막상 현실화되면서 오히려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것이다.
개전 후 지난 주말 뉴욕 맨해턴의 한 아파트가 170만달러로 시장에 나왔다. 이 아파트에는 순식간에 15명의 구매자가 몰렸다.
9.11 테러 이후 부동산 업계는 전국적으로 매매가 줄고 가격도 하락했었다. 뉴욕과 워싱턴이 특히 심했지만 다른 도시들에도 영향이 미쳤다.
“테러가 발생한 후 거의 2주 동안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올스톱 됐었다. 마켓이 얼어붙었던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다. 91년의 1차 걸프전과 비교하더라도 지금은 훨씬 나은 편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골드웰 뱅커에 몸담고 있는 아브람 골드만은 설명한다.
그러나 골드만은 샌프란시스코 지역도 개전 이후 주택 시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집을 사는 사람들은 전보다 긴장돼 있고 더 망설인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세계 정세에 대한 관심과 우려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TV를 지켜보고 있다” 골드만은 덧붙인다.
필라델피아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 디본에 있는 프루덴셜 폭스 & 로치 부동산은 폭설로 많은 활동이 중단됐다가 최근 풀렸지만 매물은 크게 줄었다고 전한다.
“이라크전으로 인한 침체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영향은 있다. 사람들이 경제가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 프루덴셜 폭스 & 로치 부동산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 스티븐 스토리는 말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9.11 테러에 비추어 볼 때 부동산 매매 감소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뉴욕, 워싱턴을 포함한 전국의 부동산 시세는 테러 직후 떨어졌지만 곧 이전의 상태로 회복됐다.
“수 주 후 정상을 회복한 부동산 가격은 이어 신기록을 수립했다. 즉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었다” 전국 부동산협회의 대변인 월터 멀로니는 말한다.
일부 대도시는 영향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지역들은 전쟁 및 테러와 관련된 불안 요소가 크게 작용하지 않고 있다. 주택 매매에 있어서 테러 불안 요소는 워싱턴 다운타운이나 뉴욕 맨해턴에서 멀어질수록 희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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