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6만명ㆍ탱크 300대ㆍ아파치 100대 집결
이라크 전쟁의 분수령이 될 바그다드 결전이 임박했다.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코앞까지 진격, 이라크 최정예 부대인 공화국수비대와 대치하고 있다.
연합군의 지속적인 바그다드 공습, 개전 초기 신속한 지상군 투입 및 바그다드 진격 등은 모두 이를 위한 포석이었다. 미영 전폭기들은 개전 7일째인 26일 새벽(이하 현지시간)에도 바그다드 남부 및 중심부에 공습을 퍼부으며 바그다드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바그다드 전투의 의미
전쟁이 길어지는 것을 바랄 리 없는 연합군으로서는 하루라도 일찍 바그다드에 들어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합군은 후방의 이라크 게릴라전, 보급선 차단 우려 등 전략적 위험까지 감수하며 움 카스르, 바스라 등 남부 거점도시를 다른 부대 몫으로 남긴 채 3개 정예사단으로 북진을 계속했다.
바그다드 진입로를 뚫는 것이 후방의 신속한 안정을 위해서도 낫다는 판단이다. “이번 군사작전은 정곡을 찌르고 있다”는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25일 발언이 의미 없는 허풍이 아니었다면 이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결전을 신속하게 승리로 장식해야만 초기 작전이 실패했다는 비난도 잠재울 수 있다.
양측 병력 대치 현황
공화국수비대는 6개 사단, 6만~7만 병력이 이라크 외곽을 둘러싸며 배치돼 있고 이와는 별도로 4개 여단, 2만여명으로 구성된 특수공화국수비대(SRG)가 바그다드 시내를 지킨다.
공화국수비대는 1990년 쿠웨이트 침공 당시 선봉에 섰던 정예부대다. 80년대 이란_이라크전에서는 파죽지세로 진군하던 이란 혁명수비대를 궤멸시키며 이란 영토를 1,000㎢나 점령했던 주인공이다.
‘신성한 군대’임을 상징하듯 각 부대명은 메디나 바그다드 함무라비 등으로 지어졌으며 후세인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과 후원 아래 정규군보다 월등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소련제 T-72 전차, SA-14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군은 보병 3사단 7기갑연대가 공화국수비대 본진과 약 30㎞, 바그다드 시내까지는 약 80㎞의 거리를 두고 대치한 가운데 곧 101공중강습사단, 해병1사단 등 6만명의 병력과 M_1A 에이브럼스 탱크 400대, AH_64D 아파치 헬기 100대를 집결시킬 예정이다.
미군은 바그다드 남부 카르발라의 보병3사단과 남서부에서 접근 중인 101공중강습사단으로 중앙의 메디나 기갑사단을 상대하는 한편, 남동부에서 진군 중인 해병1사단으로 바그다드 보병사단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알려지지 않은 방향에서 속속 바그다드로 접근 중인 미 델타포스(육군 특전단)ㆍSEAL(해군 특전단), 영국 SASㆍSBS, 호주 SAS 등 특수부대들도 공화국수비대 공격에 가담할 예정이다.
전투 전개 전망
미군은 6만명의 병력이 집결을 마치는 대로 공화국수비대 남부 2개 사단(메디나, 바그다드)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계획이다. 전체 공화국수비대는 10만명에 가깝지만 이라크도 전 병력을 한 쪽에 투입하기는 곤란하다.
다만 공격보다는 방어가 유리하다는 점에서 미군도 안심할 수 없다. 미군은 아파치 헬기와 A-10기 등 압도적인 공군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 그러나 바그다드로 들어설 때부터가 더욱 문제다.
특수공화국수비대는 미군을 상대로 시가전을 유도, 미군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시가전을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벌이는 칼 싸움’에 비유할 정도로 위험하게 여긴다.
군사교본에는 “도시 하나를 접수하는 데 3분의 1의 병력을 잃는다”고 규정돼 있다. 시가전이 길어지고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면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해 철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또한 시가전 특성상, 다수의 민간인 희생이 불가피해 국제여론은 더욱 악화하게 된다. 미군이 1993년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벌인 단 17시간의 시가전에서 1,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게다가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공화국수비대는 과거 쿠르드족에 사용됐던 생화학무기 운용 부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우려들이 현실화하면, 미국은 바그다드를 접수한다고 해도 ‘상처 뿐인 승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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