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온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
음악이 흐르는 공간속 부담없는 메뉴
로마 스페인 광장 옮겨놓은듯한 분위기
카페 로마(Cafe Roma)는 비아 베네토(Via Veneto)의 길가 카페, 또는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 안의 레스토랑 같다. 햇살을 가득 끌어안은 패리오의 활기, 하릴없이 카푸치노를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 있는 미소가 모두 로마답다.
베벌리힐스의 밥하기 싫어하는 이웃들은 20년째 낮이고 밤이고 카페 로마를 찾는다.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은 카페 로마에 앉아 여행 감상을 메모하고 지도도 들여다본다.
LA의 카페 로마는 로마에서도 상당히 유명하다. 그래, 하기야 외국에 ‘서울 식당’이란 곳이 있다면 궁금해서라도 가보겠지. 카페 로마는 LA에 여행 온 로마인들이 꼭 들러가는 명소다.
주인인 지지와 지아니 오르란도(Gigi & Gianni Orlando) 형제는 나이가 지긋해도 여전히 이태리 남자의 매력을 퐁퐁 풍긴다. 매일같이 카페 로마에 나와 일일이 손님의 테이블을 다니며 불편한 점은 없나 묻고 다니는 그들의 관리 덕에 카페 로마는 모든 메뉴를 파스타에서부터 후식까지 처음부터 만들어낸다.
카페 로마의 실내에는 로마의 스페인 광장을 송두리째 들여놨다. 오드리 헵번이 젤라또를 핥아먹으며 자유를 만끽하던 그 공간을 찍은 대형 사진액자를 보며 달콤했던 로마의 휴일을 추억해본다.
라이브 음악 공연이 펼쳐지는 저녁 시간이면 아! 달콤한 인생이여! 라 돌체 비타! 박카스의 후예들은 와인 잔을 부딪히며 음악과 인생과 사랑을 노래한다. 뮤지션들의 공연은 목요일부터 나흘 동안이지만 피아니스트가 없는 날이라도 제법 피아노를 뚱땅거리는 손님들이 즉석 음악회를 열어 분위기는 항상 화기애애하다.
월요일 밤, 카페 로마에서는 탤런트 쇼가 펼쳐진다. 초등학교 학예회도 아니고 장기라고 해봐야 노래부르는 것이 고작이지만 가끔씩은 브라보 세례가 터지는 명가수들도 나온다. 어머니가 오페라 가수였던 지지와 지아니는 카페 로마에서 노래 선율이 떠나지 않게 배려한다.
카페 로마에서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쿠치나 로마나(Cucina Romana). 이태리의 다양한 지역 가운데에서도 로마를 중심으로 한 단순하고 전통적인 요리들이다. 직접 굽는 피자 브레드는 쫄깃쫄깃해서 기다리는 동안 계속해서 손이 떠나질 않는다. 이 반죽 위에 다양한 웃기를 얹은 피자는 지난 1980년 오픈이래 20년 동안 항상 베벌리힐스 최고의 명성을 지켜왔다. 양파와 토마토, 오레가노와 모짜렐라 치즈를 얹은 카페 로마 피자 외에 8가지 다른 이름의 피자가 있다.
카페 로마의 메뉴는 가난한 농부에서부터 황제까지 만족시킬 만큼 부담 없고 편안한 것들. 토마토 소스와 베이즐을 곁들인 앤젤 헤어, 매운 맛 나는 튜브 모양의 페네(Penne All’Arrabbiata), 해산물 스파게티(Spaghetti Alla Pescatora), 버섯 라비올리(Ravioli Al Porcini) 등 여느 이태리 식당에 있는 메뉴는 거의 확보하고 있는데 좀더 로마에 가까운 맛이라는 게 차이점이라고 할까.
창녀들의 링귀니(Linguini Puttanesca)라는 파스타를 맛보았는지. 토마토와 검은 올리브, 버섯, 케이퍼, 그리고 마늘. 후딱 만들어 먹고 일하러 가기 위해 그녀들은 시장엘 따로 가지 않더라도 냉장고를 뒤져보면 나올 만한 재료들을 파스타에 집어넣어 이런 기막힌 요리를 만들어 냈다. 그야말로 찬밥에 김치, 김 부스러기 집어넣고 참기름 똑똑 떨어뜨려 쓱싹 비빈 밥 같은 요리. 하지만 맛은 의외로 괜찮다. 매운 맛 때문에 밤새 깨어 있을 수 있었다고 하니 로마의 야사는 링귀니 푸타네스카에 빚진 바가 크다 하겠다. 가장 권할 만한 파스타는 이태리 식 해물밥(Risotto Al Frutti Di Mare). 풍성한 해산물을 토마토 소스와 마늘을 더해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런치 때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다양한 전채요리들이 바에 진열돼 있고 토요일 오후가 되면 명성이 자자한 라자냐와 송아지 요리(Veal Shank), 소꼬리 찜(Osso Bucco)를 먹으러 몰려오는 단골들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밤늦은 시각까지 문을 열어 밤참을 즐기러 오는 손님들도 많다. 무엇보다 부담 없이 아무 때라도 카푸치노를 여유 있게 한 잔 마실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바로 카페 로마이다.
Tips
▲종류: 로마 스타일(Cucina Romana)의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월-토요일은 자정-새벽 2시. 일요일은 오후 5시-새벽 2시. 키친은 1시 15분에 닫는다. 런치 전채 뷔페는 월-토요일 정오-4시. ▲가격: 런치전채는 6-13달러. 샌드위치와 피자는10-13달러. 파스타는12-16달러. 메인 디쉬는 12-22달러. 디너 전채는 6-14달러. 피자는 12-13달러. 파스타는 12-17달러. 메인 디쉬는 17-24달러. ▲주차: 런치 때는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2시간 무료. 디너 때는 발레 파킹 3달러50. ▲주소: 350 N. Canon Dr. Beverly Hills CA 90210. 한인타운에서 Wilshire Bl.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Canon Dr.를 만나 우회전하면 오른쪽으로 나온다. ▲전화: (310) 274-7834.
<박지윤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