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연속된 주가 하락과 연이어진 경기침체로 미전국 사립대학과 공립대학들의 재정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사립대학은 동문들의 기부금으로 각종 장학금과 교수 봉급, 기타 경비를 해결하곤 했는데 이 창구마저 요즘 불경기를 겪고 있어 기부자만 나타났다 하면 그 자녀에게 입학특혜를 주는 등 대환영이다. 실력만 있으면 돈 없어도 입학할 수 있고 당당히 졸업장을 따낼 수 있다고 알려진 미국대학, 그러나 돈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이너서클’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다. 미 명문대학, 얼마를 기부하면 입학할 수 있는가?
대학마다 ‘디벨로프먼트 오피스’
성적 모자라는 지원생 재사정
동창·기부금등 ‘가산점’
전 하버드 대학의 인문과학 학장 헨리 로보스키는 1990년 그가 쓴 ‘더 유니버시티’라는 책자에서 대학 입학사정에서 돈, 개인의 영향력, 압력 같은 불합리한 요소들이 끼여들 여지는 거의 없다고 했다.
100% 순수 학생 개인의 실력만으로 입학경쟁 대열에 선다는 그의 학자다운 견해는 그러나 요즘은 많이 희석되고 있다.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듀크 대학만 해도 20여년 전부터 연간 100∼125명의 학생들이 실력은 미달됐지만 부모의 기부금이 그 공백을 메워 입학증을 따냈다. 올해는 65명으로 줄일 계획이며 내년부터는 더 줄일 예정이기는 하지만.
1960년대 중반 예일대학은 당시 가장 손이 큰 기부자였던 폴 멜론의 자녀 입학을 거절해 ‘우수생 입학위주 정책’ 선봉에 나섰다. 그러나 그건 40여년 전이었다. 요즘은 많은 공사립대학들, 특히 사립대학들은 기부자 자녀에게 입학 특혜를 주고 있다. 명문대학들도 예외는 아니다.
명문대 입학 안내책자를 발간한 리처드 몬톡에 따르면 기부에도 등급이 있다. 그는 “만약 5,000만달러짜리 빌딩을 캠퍼스 내에 지어줬다면 그 사람의 자녀는 중범기록이 없는 한 입학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돈이면 특히 큰돈이면 명문대 입학증을 따낼 수 있는가? 큰돈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가? 이를 내놓고 이야기하거나 밝히기는 대학은 없다. 그렇다면 학부모 측에선 무턱대고 실력도 없는 자녀를 돈 뭉치만 들고 가서 입학허가를 해달라고 떼를 쓰면 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이 창구에도 절차가 있고 수순이 있고 또 실력이 형편없이 모자라도 안 된다.
사설 대학진학 상담관이나 카운슬러에 따르면 각 대학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략적인 수순은 다음과 같다.
대학은 입학 허가증을 발급하는 ‘어드미션 오피스’가 있고 동창생을 관리하는 ‘동창회 오피스’가 있다. 또 기부자 명단을 작성하고 기부를 요청하는 ‘디벨로프먼트 오피스’가 있다.
학생의 입학 지원서는 어드미션 오피스에서 관장한다.
이미 불합격선으로 밀려난 학생의 지원서라고 해도 동창회 오피스와 디벨로프먼트 오피스에서 서류가 오면 다시 한번 사정하게 된다.
이때는 학생 개인의 성적이나 실력 외에 기부금 액수와 부모 중 한쪽 혹은 양쪽 모두 그 대학 동문 여부가 모두 사정대에 오른다. 물론 학생의 실력이 약간 모자라기 때문에 입학 후 더 잘할 수 있는지 여부보다는 입학 후 졸업할 실력이 되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단계가 최종선인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학 당국에 따라서는 여기서도 불합격이면 그 서류는 교무처장실로 옮겨 다시 한번 사정을 받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대학이나 혹은 대학진학 준비학교인 프렙 스쿨에 갔다가 내년에 다시 지원해 달라는 통지를 받기도 한다.
기부자 자녀와 동창 자녀는 별도로 우대 받지만 대부분 동창생들이 기부를 많이 하다보니 둘이 중복되는 경우도 많다. 동창 자녀는 ‘legacies’라는 이름으로 특혜 점수가 가산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예기. 심지어 어떤 대학은 동창 자녀 중 누가 입학이 되고 안됐는지를 일일이 조사해서 다시 한번 심사하기도 한다. 부모뿐만 아니라 할아버지가 그 대학을 나왔어도 레거시에 해당된다.
펜실베니아주의 브린 마어 칼리지의 교수 데이빗 카렌에 따르면 동문 자녀 중에도 재정지원이 필요 없는 학생들의 입학 허가율이 높다.
1991년 그가 하버드 대학 입학생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동문 자녀 중 재정지원을 요하지 않는 학생은 42%가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재정지원을 원하는 학생은 35%만 입학이 허가됐다.
그는 이를 두고 “하버드 졸업장을 가지고도 자녀 대학등록금도 못댈 정도라면 그의 자녀를 입학시켜서 또 다시 실수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꼬집고 있다.
한편 기부자와 동창 자녀 입학 특혜를 두고 일부에서는 이들 때문에 실력이 되는 학생들이 입학허가를 받지 못하는 불공평함을 지적하는가 하면 실력이 모자라면 실력에 맞는 대학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학생의 만족도가 높다는 교육적인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 당국들은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는 장학금, 교수 봉급, 그 외의 기타 경비를 충당할 수 없어 기부금 접수는 필수라고 속사정을 내비치고 있다.
허가확률 높일 수 있는 방법
■기부금
*액수: 단과대학의 주목을 받으려면 2만달러만 해도 충분한 경우도 있다. 톱25 대학의 주목을 끌려면 최소한 10만달러 대는 돼야 한다. 아이비 리그를 포함한 탑10 대학 입학사정에 도움을 받으려면 25만달러 대에서부터 시작해 100만달러 대에 이른다.
*전달방법: 대학 이사회에 친구가 있으면 그를 통해 기부 의사를 밝힌다. 디벨로프먼트 오피스에 가족이 얼마를 기부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놓는다. 현금 외에 주식, 부동산도 가능하다.
*표현방법: 학부모의 직업을 ‘개인 투자가’ 혹은 ‘창립자’라고 적고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자세히 적어 놓으면 “얼마를 기부할 수 있겠는가”라는 문의가 오기도 한다.
*학생이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면접이나 에세이에서 ‘젊은 시절 기부와 사회 공헌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하면 배울 수 있겠는가’ 등의 간접 표현을 쓴다.
■서비스와 공헌
학부모가 그 대학 동문이라면 커미티 멤버, 펀드레이징 관여, 그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지원자 인터뷰 등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면 자녀 입학 사정에 도움이 된다. 또 자녀가 사립고교에 다녔다면 그 고교에서 기부한 기록이 있으면 대학에서도 이 사람은 기부자 명단에 오를 확률이 많다고 참작해 준다.
대학 당국이 기부금 받기를 희망하는 기업이나 단체에 학부모가 고용되어 있거나 이사회 멤버로 있어도 입학사정 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속적인 기부
자녀가 입학하고 싶은 대학이 있으면 오래 전부터 매년 2,500∼5,000달러씩 정기적으로 혹은 부정기적으로 연속성 있게 기부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학 당국은 지속적인 기부자를 환영하는 속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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