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긴장 FBI LA지국 현지르뽀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에 대해 최후통첩을 한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FBI는 전쟁을 앞두고 테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고 강력 범죄자들을 추적하는 ‘이중작전’을 수행하느라 정신없이 뛰고 있다. 미주 한인 최대밀집 지역인 남가주를 관할하는 FBI LA지국을 방문, 관계자들로부터 FBI의 범죄수사 및 테러방지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남가주 안전 이상무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께. 웨스트우드 소재 FBI LA지국 건물 13층에 있는 갱 전담반 사무실에 들어서자 긴장감이 온 몸을 엄습했다.
깔끔한 양복에 독일제 ‘글락’(Glock) 반자동 권총을 허리춤에 찬 3~4명의 요원들은 자리에서 쉴새없이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컴퓨터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었다.
짐 나이스 갱 전담반 수퍼바이저는 “최근들어 LA동부와 OC를 중심으로 아시안 갱 범죄가 심각하다”며 “중국 및 베트남계 갱단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로컬 경찰당국과 공조, 범죄혐의가 있는 갱 두목들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장소를 14층 은행강도 수사과로 옮겼다.
사무실 한쪽 벽을 가득 메운 강도 용의자들의 얼굴사진들은 ‘나를 잡아봐라’고 수사관들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 13층과는 달리 이곳은 요원이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척 조이너 LA지국 수사반장은 “은행강도과 요원들은 전원 외부에서 수사를 펴고 있다”며 “용의자들을 신속히 검거하기 위해 끼니도 거른채 수사에 매달리는 요원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에 있는 지능범죄 수사과로 갔다. 상당한 지능이 필요한 이곳의 요원들은 90% 이상이 석사학위 이상 소지한 FBI내 최고 인텔리들이다.
기자가 만난 3명의 요원중 2명이 중국계였다. 중국계 2세인 지지 조이너 수사관은 “공문서 위조, 탈세, ID도용 등 지능범죄는 범죄발생부터 용의자 체포까지 평균 2~3년이 걸려 끈질김과 인내심을 겸비한 요원이 악착같이 수사한다”고 말했다.
강력범죄 수사와 함께 FBI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테러방지. 미국-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면 테러분자들이 언제 미국을 상대로 보복테러를 자행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론 아이든 FBI LA 지국장은 “정확한 숫자는 밝힐 수는 없지만 9·11 이후 FBI내 테러전담 요원수가 2배이상 늘었다”며 “본부와 미국내 전 지국, 해외에 진출해 있는 테러전담 요원들이 모든 인맥과 수사력을 총동원, 테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첩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총은 필요할 때만 쏜다
건물 지하에 있는 모의 사격연습장 요원들이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범죄자들을 신속·정확하게 총기로 무력화하도록 훈련시키는 곳이다. 컴퓨터와 연결된 초대형 스크린에 긴급상황이 연출되면 사태의 급박함을 판단, 실제권총과 흡사한 레이저 총으로 범법자를 제압한다.
FBI LA지국 최고의 명사수로 통하는 휴 컬맨 사격훈련담당 디렉터는 “실제상황에서 어설프게 총을 쐈다가는 법적책임 등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모의 사격훈련을 통해 정확한 판단력과 권총발사시 정확도를 기르고 있다”고 밝혔다.
컬맨 디렉터의 제안으로 기자도 레이저 총을 들었다. 몇차레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난 후 곧바로 스크린에 긴급상황이 연출됐다. FBI 요원들이 마약사범의 집을 급습하는 장면이었다. 한 요원이 집 문을 두드리면서 ‘FBI다, 문을 열라”고 소리치자 덩치가 제법 큰 남자가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곧바로 FBI 요원의 총을 발로 걷어차 땅바닥에 떨어뜨린 뒤 요원을 덮쳤다. 이 순간 기자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타타타타-탕’ 10여발의 총성이 울려퍼지면서 범죄자는 뒤로 쓰러졌다.
12발중 6발은 명중, 나머지는 빗나갔다. 컬맨 디렉터는 “조금 성급하게 총을 쏘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천당과 나락을 오가는 아찔한 순간을 체험한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연습장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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