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액세서리, 의류에 진짜 같은 가짜가 판을 친다는 소리는 어제오늘의 예기가 아니다. 이탈리아 밀란에서 패션쇼가 열리면 2일 뒤 서울 동대문 시장에 ‘그 옷‘이 전에 걸리고 1주일이면 전 세계 의류상가에 퍼진다. 의류, 가방 종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요즘은 건축자재, 집안 장식용품 등에도 진품과 비슷한 가짜들이 판을 치고 있다. 모양이 그 듯해서 전문가도 식별이 어렵다는 진짜 같은 가짜가 건축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들어와 있는지 알아봤다.
건축자재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재가 엄청나게 고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동네에서 집 리모델링해서 본전 뽑으려다가는 어림도 없다. 바이어들의 눈이 높기 때문에 싸구려 건축자재는 ‘먹히지도 않고’ 취향과 입맛대로 고급으로 갔다가는 본인은 즐길 수 있을지 몰라도 돈 받고 팔 때는 본전치기가 힘들다.
마루바닥도 스퀘어피트당 3∼5달러짜리가 있는가 하면 브라질리언 체리 같은 나무는 스퀘어피트당 22∼40달러씩 하기도 한다. 돈을 바닥에다 깔아야 할 지경이다.
타일 종류도 마찬가지다. 대리석이 제일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리석도 대리석 나름이고 자연석 돌로 된 타일은 대리석보다 더 비싸다.
건축자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집안 장식용품도 마찬가지다. 나무바닥과 대리석, 돌 바닥이 유행이다 보니 전보다 러그를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란, 이라크, 파키스탄 등 중동지역에서 사람이 손으로 짠 핸드 메이드는 대부분 몇 천달러씩을 호가하고 있다. 스웨이드 가죽소파, 디자이너 램프, 티파니 그림액자 등 진품은 보는 눈을 즐겁게 하고 집안의 품위를 높여주지만 문제는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추세가 이렇다 보니 자연히 가짜가 등장하게 된다. 더구나 지금은 불경기 아닌가.
가짜인데도 제조기술이 발달돼서 ‘하이클래스 가짜’가 많이 나오고 있다. 바닥, 카운터 탑 모조품만 해도 지난 3년간 매상이 10%가 늘어 200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새라 펠로우스키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마루는 단풍나무 하드우드와 오리엔탈 러그로 깔았으며 우아한 디너 테이블을 다이닝룸에 들여놓았다.
돈이 별로 들지 않는 비결은 하드우드처럼 보이는 바닥은 사실은 플래스틱이고 오리엔탈 러그도 수제품이 아닌 기계제품이며 디너 테이블도 850달러짜리 모조품이다.
“진짜처럼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치를 못 챈다”는 것이 새라의 즐거움이다.
이처럼 언뜻 보기에는 진품 같은 가짜들을 예산에 시달리는 중산충이나 저소득층만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산 대리석과 고가의 수도꼭지 등으로 온 집안을 장식한 고급 부유층들도 모조와 진품을 적당히 섞어 사용하고 있다. 진품 속에 슬쩍, 슬쩍 끼어 들어간 가짜들은 그럴듯하게 보여 전문가도 식별하기가 곤란하다.
아마나에서 나오는 섭지로 냉장고와 비슷한 제품을 반값에 들여놓고 400달러짜리 디자이너 매거진 랙 대신 타겟에서 사온 20달러짜리를 들여놔도 방문객들은 눈치조차 못 챈다.
또 가짜나 모조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싼 것 만도 아니다. 코리언(Corian)에서 나온 가짜 돌 카운터 탑은 스퀘어피트당 무려 75센트나 나간다.
또 리스토레이션 하드웨어, 룸 & 보드 같은 체인들은 새로운 자재를 속속 도입해서 진짜와 구색을 맞춰가고 있으며 웨스트 엘름 같은 캐털로그 업체도 가짜의 고급화에 한몫하고 있다. 카라스찬의 기계로 짠 러그도 2,000달러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건축자재·실내용품 진위비교
진품과 모조의 비교는 다음과 같다.
■카운터 탑
그라나이트 카운터 탑이 1,900달러라면 같은 크기의 가짜 라미네이트된 카운터는 700달러이다. 고객들이 쉽게 가짜와 진짜를 식별할 수 있다. 때문에 진짜 같은 효과를 노리고 가짜를 선택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단 게스트하우스 등에는 상관없겠지만. 라미네이트된 것은 진짜의 3분의1 가격에 진짜와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뜨거운 냄비 등을 카운터 탑 위에 올려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콘크리트 자재를 이용한 제품 등은 그라나이트 대신 이용할 수 있다. 미적 효과는 다르지만 사용하기가 편리하다.
■캐비닛
부엌 리모델링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아이템이다.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이미 만들어놓은 것과 고객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것, 또는 세마이 커스텀 디자인 제품이 모두 구별된다.
고급 집에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만들어 나온 스탁 제품(540달러 가량)을 쓰면 금방 ‘싸구려’ 표시가 난다. 어떤 때는 멀쩡한 새 것도 집 전체와 맞지 않아 떼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신중을 기해야 하는 제품이다. 풀 커스텀 제품이 너무 가격이 높다면 세마이 커스텀 제품을 권한다.
크레프트 메이드 같은 곳에서는 100가지의 다른 문 모양을 제공하고 있다. 이중에서 내가 원하는 것으로 고르면 된다. 손잡이도 48가지 종류에서 고를 수 있으므로 거의 거스텀 메이드에 가깝게 선택할 있다.
■주방 어플라이언스
Miele, Bosch 등 유럽산 제품을 고급으로 쳐준다.
디시워셔만 해도 200달러짜리에서부터 1,700달러짜리까지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스테인리스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볼줄 아는 사람은 차이를 알아낼 수 있으므로 형편에 맞는 것으로 고른다.
성능보다는 편리성과 디자인, 실용성에서 차이가 난다. 커머셜 스토브는 최고급이 4,900달러이고 GE 제품은 1,100달러이다.
■러그
손으로 짠 진짜 중동제품은 표면이 거칠고 무늬와 색상도 자세히 보면 일괄적이지 않다. 염색요법을 아직 전통적인 방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계제품보다 훨씬 정교하고 색상도 다양하고 순모만 사용해서 질기고 따뜻해서 대를 물려가면서 사용할 수 있고 오래 돼도 제값을 지니고 있다.
반면 기계로 짠 가짜 러그는 무늬와 색상이 단순하고 표면이 부드러우며 때론 나일론이 섞여 있어 품위가 낮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계 기술의 발달로 기계로 짠 것도 무늬와 색상이 좀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수제품 흉내를 내기 위해 표면을 거칠게도 하고 순모만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진짜 같은 가짜는 가격이 저렴하지도 않다.
2,000달러를 호가하고 있다. 물론 진짜라면 이 두배의 가격은 나가지만.
■가구
4,600달러짜리 디자이너 의자 뒤에 200달러짜리 저렴한 책장을 놓아도 방문객은 식별이 힘들다. 이런 관계로 최고는 아니지만 최고처럼 보이는 중간급 가구업계가 670억달러 시장으로 뜨고 있다. 7,700달러의 가죽소파와 룸& 보드의 1,400달러짜리 제품이 별로 차이가 안 난다.
■액세서리
바브라 배리 디자인의 오트만은 1,600달러이고 크레이드 & 배럴 오트만은 360달러이다. 퀼트로 된 벨벳 필로우는 400달러이고 린넨 & 싱스 필로우는 10달러이다. 맥과이어 램프는 2,300달러이고 포터리 반에서 사는 램프는 150달러이다.
물론 진품과 모조품의 차이는 있지만 유행 타는 것들이라 모조품을 사용하다가 쉽게 갈아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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