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아이들…어떻게 기를까
■시 읽기(1)
불행히도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까지는 시를 가르치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고 더 심각한 것은 연구에 따르면(M. Tunnell & J. Jacobs, 1996) 선생님들이 시를 가르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에서 3분의1~3분의2 학생들이 시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생님 자신이 시를 싫어하거나 시를 가르치는데 부담을 느끼면 그 태도가 자연히 학생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자녀들은 태어날 때부터 시와 특별한 관계를 갖고 태어난다. 예를 들면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도 음악에 맞추어 댄스를 한다든지, 너서리 라임스(Nursery rhymes), 징글(jingles), 노래 등을 자연히 좋아한다. 그러나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시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여기에 대한 가장 잘 알려진 연구를 소개하면(Kutiper & Wilson, l993, P.29):
1. 어느 학년을 막론하고 이야기 형태로 쓴 시는 좋아한다. 이것은 리머릭(limericks)이라고 불린다.
2. 라임(rhyme), 리듬(rhythm), 음(sound)이 있는 시를 좋아한다.
3. 유머(Humor), 자기 자신도 흔히 할 수 있는 경험, 동물에 대한 시는 좋아한다. 그러나 자연에 대한 시는 싫어한다.
4. 초·중학교 학생들은 현대시를 좋아한다.
5. 위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시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리듬(rhythm), 라임(rhyme), 음(sound), 이메저리(Imagery), 피거라티브 랭기지(figurative language) 등을 몰라서 이해를 못하는 것이지 시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이 모든 것을 시의 요소라고 한다.
■시의 요소
1. 리듬(Rhythm)
아기들은 타고나기를 리듬을 즐기게 태어났다. 또 인간이 원시인일 때, 쓰기 언어가 아직 발달되지 않았을 때도 이미 챈팅(chanting)이 있었다.
또 이 리듬에 따라 댄스도 했다. 예를 든다면, “Pat-a-cake, pat-a-cake, baker’s man”이라든지, “……불귀,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에 다시 불귀…”(산의 3절, 김소월)를 소리내어 읽을 때 그 리듬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리듬은 우리 매일 생활의 일부이다. 우리 숨쉬는 것부터 시작하여 파도 소리, 계절, 밤과 낮… 이런 모든 것이 리듬이다. 다음의 시를 크게 소리내어 읽어 보라! 그 얼마나 리듬이 풍부한지!
By, on the highway, low and loud,
By at the gallop goes he:
By at the gallop he goes, and then
By he comes back at the gallop again.
- Robert Louis Stevenson -
2. 라임과 음(Rhyme and Sound)
라임은 언어의 멜로디이다. 언어의 음악으로서 크게 둘로 나눌 수가 있는데 라임과 알리터레이션(Rhyme and Alliteration)이다.
(a) 라임은 시에서는 주로 한 줄의 마지막에 온다. 그리고 대부분이 모음(vowels and diphthongs)으로 구성되어 있다.
딥통(Diphthongs)은 그 소리나 개념이 우리나라 말에는 없는 것이어서 아주 쉬우면서도 어려울 수가 있다. 이것은 모음과 모음이 합해서 되는 음으로서 둘이 합했을 때는 자기가 모음으로 갖고 있든 모음의 소리를 잃는다.
모음의 예:
The top of a hill
is not until
The bottom is below.
And you have to stop
When you reach the top
For there’s no more UP to go.
딥통의 예:
Rain, Rain
Go to Spain
and never come back again.
(b) 알리터레이션(Alliteration)
늘 자음으로 되어 있으며 단어의 첫 음으로 시작을 하며 여러 번 반복하는데 그 미가 있다. 예로써는:
Mister Beedle Baddlebug,
Don’t bandle up in your boodlebag
Or numble in you jumblejug,
Now eat your nummy tiffletag
Or I will never invite you
To tea again with me. Shoo!
- Harry Behn -
이것이 라임이건 알리터레이션이건 그 소리를 자꾸 반복함으로서 그 시의 음을 내고, 이 음이 합해지면 음률이 되고 언어의 음악이 된다.
지금까지 써온 라임, 알리터레이션, 음은 쓰기 언어(written language)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다.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소리를 말하는 것이다.
아기들이 처음으로 말을 배울 때 써 놓은 글자를 깨우친 다음에 그 글이 어떻게 소리가 나는지를 배워 가며 말을 배우는 아기들은 한 명도 없다.
마찬가지로 아기가 노래를 배울 때도 악보를 먼저 읽고 그 악보에 따라 노래하는 아기는 없다.
라임, 알리터레이션, 음은 말할 때만 일어나는 현상이다. 즉 구두언어(oral Language)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다.
영어가 제나라 말이 아닌 한국 학생들이 시를 처음으로 쓰기 언어에서 접하는 것은 꼬마가 처음으로 노래를 악보를 보고 노래를 시작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독자 중에서는 피아노나 바이얼린을 스즈키(Suzuki) 방법으로 가르쳐 본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학생들은 처음부터 그저 음악을 듣고 그 소리를 흉내내보라고 한다.
3세, 4세난 꼬마들이 몇 번 들어보지도 않고 음악 독주회를 하는 것을 보고 놀란 기억이 난다. 아기들이 노래를 배울 때 악보를 먼저 읽지 않고 노래부터 하는 것을 몇 수백번을 보았거늘!
이것을 거꾸로 말해 보면 독자의 자녀 중에 영어가 아직 능통하지 못한 학생들이 있다면(여기서 태어난 학생이라도 언어환경이 집에서 늘 한국말만 쓰면 여기에 해당될 수도 있다) 시를 공부하기 전에 영어의 소리를 통달해야 순서가 옳다고 본다.
(지면상 이메저리(Imagery), 피거라티브 랭기지(figurative language)는 다음주에 쓰겠다.)
전정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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