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2번째 선발등판은‘완벽’ 4이닝 1안타 무실점
박찬호, 홈런 2방맞고 2.2이닝만에 6실점
‘박찬호는 또 D-, 김병현은 이번엔 A+’
시범경기 시즌 2번째 등판에서도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는 불안의 먹구름을 걷어내지 못한 반면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은 선발투수 꿈에 밝은 햇살을 비췄다.
6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캔사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선발 출장한 박찬호는 또 다시 경기 시작부터 몰매를 두들겨 맞고 3회를 넘기지 못한 채 물러났다. 2⅔이닝동안 홈런 2방을 포함, 4안타 3사사구로 6실점. 삼진은 2개를 잡았다. 반면 김병현은 애리조나 투산에서 벌어진 애나하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첫 경기와는 확실하게 달라진 투구내용을 보이며 호투해 선발전환 성공 가능성을 부쩍 높였다.
4이닝동안 안타와 포볼을 1개씩만 내주며 에인절스를 영봉시켰고 특히 단 42개(스트라익 30개)의 공으로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것은 코칭스탭과 팀메이트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유망주 봉중근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그렉 매덕스에 이어 4회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동안 포볼 2개만 내줬을 뿐 말린스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내며 호투해 엔트리 진입에 도전장을 냈다.
또 초청선수로 플로리다 말린스 캠프에 참가중인 이승엽(삼성)은 이날 6회 레프트펜스를 넘기는 홈런을 뽑아내 2게임 연속 홈런의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이날 총알같은 빨랫줄 타구가 자이언츠의 수퍼스타 레프트필더 배리 본즈의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에 걸리는 불운속에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박찬호 또 다시 난타
다시 한번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투구내용이었다. 최소한 상대에게 얻어맞기보다는 상대를 때려주는 것으로 시작했다고 해야 억지로나마 위안을 얻을까. 좋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1회초 레인저스가 1점을 선취, 1-0으로 앞선 채 1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또 다시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상대 1, 2번타자를 잇달아 몸 맞는 볼로 출루시킨 박찬호는 로열스 3번 애런 기엘에게 스리런홈런을 얻어맞고 눈 깜짝할 사이에 3실점했고 4번 마이크 스위니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5번 디 브라운에게 또 홈런을 얻어맞고 나니 스코어는 후딱 1-5로 벌어졌다. 6번 멘디 로페스를 삼진으로 잡아 간신히 연속출루허용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첫 5타자를 상대로 1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것은 지난 2일 첫 등판의 복사판.
박찬호는 2회를 3자범퇴로 막으며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듯 했고 레인저스가 3회초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스리런홈런 등을 묶어 4점을 만회, 5-5 동점을 이루며 힘을 실어줬으나 기껏 팀이 도와주면 다시 실점하는 악습을 다시 한번 되풀이해 우려만 깊게 했다. 1회 이후 연속 7명을 범타로 처리, 회복세로 돌아선 듯 하던 박찬호는 3회말 2사후 로페스에 2사후 2루타를 맞은 뒤 강판됐고 구원투수 론 메이리가 브렌트 메인에 적시타를 허용, 6번째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날 6자책점을 기록한 박찬호의 시범경기 방어율은 21.21로 치솟았다. 레인저스가 11-8로 역전승하는 바람에 패전투수는 면했다.
박찬호는 경기 후 “이렇게 대량실점을 하는 것이 좋을 리는 없지만 근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작은 실수들 때문이었다”면서 “커브와 체인지업은 좋았는데 아직도 직구에 문제가 많다. 2∼3년전 좋았던 피칭 미케닉을 되찾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핵잠수함, 선발로도 O. K.
김병현의 선발 전환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듬뿍 실어준 쾌투였다. 에인절스가 이날 2팀으로 나눠 경기를 했고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다른 경기에서 뛰는 바람에 이 경기에서 김병현이 상대한 에인절스는 주전선수가 2명뿐인 사실상 2진팀 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투구내용은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김병현은 이날 선발로 성공하려면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는 밥 브렌리 감독의 주문을 명심한 듯 첫 2이닝을 단 15개의 공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시속 90마일을 넘어서는 직구와 변화무쌍한 오프 스피드 피치로 에인절스 타선을 압도한 김병현은 3회 1사후 훌리오 라미레스에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3루타를 내줘 유일한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다음타자인 투수 미키 캘러웨이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린 뒤 알프레도 아만자를 3루땅볼로 요리, 실점을 면했다. 김병현은 투구수가 워낙 적어 예정했던 3이닝을 넘겨 4회까지 던지고 물러났는데 4회까지 투구수가 42개에 불과했고 이중 스트라익이 30개일만큼 흠 잡을 데 없는 호투였다.
브렌리 감독은 “환상적이었다. 지난번 경기에서 문제됐던 점을 지적하니 오늘 완벽하게 좋아졌다. 빨리 배우고 가르치기 쉬운 선수다. 이런 식으로 올 시즌을 전부 해 줬으면 좋겠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김병현도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고 집중이 잘 됐다. 지난번보다 편했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경기는 에인절스가 8-3으로 역전승했고 김병현은 승패가 없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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