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를 책임져주는 미국과 같은 상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 프랑스 방위는 프랑스의 수중에 있어야 한다” 드골 프랑스 대통령이 핵무기 보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이같은 주장은 강대국 대열에서 탈락되지 않으려는 열등의식에서 나온 민족주의자의 절규로 보여진다. 또한 세계 2차 대전에서의 좌절과 굴욕을 겪어야 했던 프랑스로서는 자존심 손상에 대한 반발적인 표현이었는지 모른다. 1960년 2월 사하라 사막에서 프랑스가 핵무기 실험에 성공했을 때 전국민이 ‘위대한 프랑스’를 연호하며 자랑스러워하던 모습을 우리는 기억한다.
오늘날 프랑스가 9.11 사건의 피해당사국인 미국의 보복 및 색출작전에 대해서 사사건건 반대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처사가 아닌가 사려된다. 그 이유는 프랑스와 독일은 근 200년 동안 견원지간으로 싸웠으며 그때마다 거의 프랑스는 미국과 영국의 원군과 지원으로 살아났다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것이다.
1757년 11월 독일의 전신인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의 영토확장을 위한 침략으로 프랑스는 사상 처음 독·불 전쟁에서 대패 당했었다.
1807년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프랑스 민족의 자존심을 높인 영웅 나폴레옹이 독일을 침략하여 6년간 압정과 수탈을 했었다. 피히테의 ‘독일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유명한 연설이 나온 것도 이때의 참담한 독일 민족의 모습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1815년 6월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은 영국의 웰링턴 장군에 의해 치명타를 입어 멸망했으며 독일은 덕분에 해방이 되었다.
1871년 비스마르크 수상이 프로이센을 중심으로 게르만 민족을 단합해 독일통일에 가장 방해가 되는 프랑스를 침공 3개월만에 파리를 함락시키고 전쟁 배상금 50억 프랑을 지불케 하고 철과 석탄의 보고 알자스와 토렌 지방을 점령했다. 심지어 1871년 1월 18일 독일의 빌헬름 1세가 프랑스의 상징이며 자랑인 베르사유궁에서 독일제국의 황제취임식을 거행하는 수모를 당했다.
1918년 세계 1차 대전 말엽 독일군에 밀리던 프랑스군과 영국군을 미국의 퍼싱 장군 휘하 200만 명의 병력이 대서양을 건너가 대반격을 함으로써 3개월만에 독일을 무조건 항복시켰다. 1940년 5월 10일 세계 2차대전 초기 독일의 히틀러는 프랑스를 침공하여 5주만에 프랑스를 항복시켰다. 이로 인해 프랑스의 드골 장군을 비롯한 12만 명의 병력이 영국으로 망명했다. 1944년 8월 25일 미국 아이젠하워 장군의 총지휘 하에 미·영 연합군이 놀만디 상륙작전을 개시, 대반격을 감행했다.
이렇게 하여 프랑스는 전 국토를 회복하고 독일은 1945년 5월 7일 항복했다. 전후 폐허가 된 프랑스와 독일의 물질적 궁핍은 이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이를 보다 못한 미국은 마샬 플랜이라는 유럽 경제재건을 위해 224억 달러를 긴급 지원하여 우선 식료품과 생필품을 공급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엄청난 원조가 이어졌다고 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후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던 우리 세대에 미국의 우방이었든 적국이었든 관계없이 미국이 보내준 밀가루, 우유가루, 설탕가루로 생명부지 했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 못할 것이다. 요즘 이라크 전쟁을 앞두고 반전운동을 부추기고, 프랑스를 비롯한 영향력이 있는 국가의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미국과 영국이 석유자원을 독식하려고 전쟁을 감행한다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 같은 배은망덕은 역사의식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종식/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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