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모니터 맞춤 제작 판매 ‘시그넷’, 브라이언 정 사장
한국-대만서 부품 수입 조립, 경찰차-수술실등 용도다양
최근 급속히 널리 보급되고 있는 LCD 모니터를 필요에 따라 맞춤 제작해 판매하는 ‘시그넷(Signet)’을 운영하는 브라이언 정 사장(37)은 나이에 비해 사업 경력은 짧지 않다. 16세에 이민 와 샌호세에서 자라 UC 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정 사장은 대학 졸업후 취직한 컴퓨터 회사 해외 세일즈 부서에 배치되어 3년간 유럽 영업 담당으로 근무하다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대 중반에 자기 회사를 차렸다. 동구권과 소련을 상대로 한동안 컴퓨터 무역을 하다가 5년전 미국 시장에서 승부할 단일 품목으로 당시 막 나오기 시작한 LCD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에 착안, LCD를 이용한 맞춤 제작이라는 틈새 시장을 노리고 창업한 것이 ‘시그넷’이다.
샌호세에서 창업한 이 회사는 2.5인치부터 17인치까지 다양한 크기의 LCD 모니터 및 부품을 한국, 대만 등지에서 구입해다 고객의 주문과 필요에 따라 맞춤 제작해 설치해 준다. 필요로 하는 고객은 많아서 종합병원 수술실, 경찰차, 트럭, 수퍼마켓, 스파 같은 곳에서 수술장비나 감시용 모니터 등으로 사용되는데 ‘존슨 & 존슨’ 의료기기, ‘심볼’ 같은 회사에 납품하고 있으며 SUV ‘허머’에 들어있는 모니터도 ‘시그넷’이 제작한 것이다.
어바인으로 본사를 옮긴 것은 2년 전으로 남가주에는 대형 의료및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들이 자리잡고 있고 시장도 큰데다, 물가가 살인적으로 비싼 샌호세로는 웬만한 엔지니어들은 유치하기가 힘들어서였다. 남가주에서도 여러면에서 비즈니스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선택한 어바인에서는 프로토타입 제작과 소량 생산을 담당하며 샌호제 사무실은 회계등 관련 서류 업무들을 처리하고 있다.
단가가 상당히 비싼 제품이므로 작년 매출 800만달러를 올렸고 올해는 1000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은 워낙 좋지 않은 하이텍 업계 경기가 풀리면 공항, 백화점등 앞으로 그 설치가 크게 늘어날 키오스크 쪽으로 시장을 적극 개발할 생각이다.
틈새시장이라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이 맞춤 모니터 시장에서 ‘시그넷’과 경쟁하는 업체는 미국에 10여개. 2년쯤 후에 인수 합병 대상이 될지, 독자적으로 자리를 잡을지를 결정할 생각으로 일단은 계속 규모를 키우는데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앞으로 10년은 성장이 보장되어 있는 시장이며, 업계 전망도 좋습니다. 저희 같은 맞춤 제작 업체가 꼭 필요한데다, 승인 받기까지는 시간이 좀 오래 걸리지만 일단 설치한 후에는 잘 바꾸지 않습니다. 마진도 좋고요”
비즈니스를 하니까 돈은 벌어야겠지만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정 사장은 종교인으로써 불우한 이웃에게, 또 자신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준 미국 사회에 되돌리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다.
북가주에서는 한인사업가협회(KASE)등 비슷한 젊은 사업가들끼리의 교류가 잦았으나 남가주에 오고 보니 근본적으로 지역이 넓은데다 서로 멀리 살면서 일하기 때문에 사람 만나기가 힘든 것이 아쉬웠다는 정 사장은 어바인을 중심으로 하이텍 정보를 함께 나눌 사람들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 작년에 KASE 남가주 지부 창설에 앞장 서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도 KASE 일에 적극 관여할 계획으로 타 단체 참여를 삼간다는 정 사장은 자신이 한인인 점이 굴지의 LCD 생산업체인 한국의 LG, 삼성에서 원자재를 들여오는데 도움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인 사업가들이 머리와 마음을 한데 모으면 더 훌륭한 사업가들이 나오고, 더 커다란 힘을 발휘할 것을 굳게 믿고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결심이다. “우선 회원을 늘리고 싶습니다. 또 현재는 테크놀로지 방면이 많지만 차츰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회원들이 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힘있는 네트워크가 될테니까요”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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