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럴 때 황당했다.
(1)
배가 무지 아팠습니다..금방이라도 나올 것만 같은 고통이
밀려 왔습니다...
’휴지..휴지...’
휴지를 사러 교내 매점으로 갔습니다..
격렬히 뛰면 쌀 것 같아서 조심조심 걸어갔져..
’싸면 안된다..내 일생의 수치가 된다..’
이런 각오로 온힘을 다해 괄약근을 조이고 있었져..
매점 누나가 알아챌까봐 미소를 머금으며 휴지를 샀습니다..
’휴우~ 자 이제..싸기만 하면 된다..’
몇 차례의 위험한 고비가 있었지만 용케 참으며..
화장실에 도착했습니다...
근데 화장실 문을 열었을 때.. 전 쌀뻔 했습니다...
화장실에 휴지가 이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
52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기다려도 이 놈의 버스가 안오는 겁니다..
’좀 더 기다리자..’
버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린게 아깝다.. 좀 더 기다리자..’
그러나 세미나 시간이 임박해도 오지 않는겁니다..
’에잇, 택시 타자..’
택시를 타고 학교 정문에 거의 다 왔을때..
택시를 추월해서 박차고 나가는 52 번 선수..
비명을 지를뻔 했습니다..
요즘도 52번 버스는 자주 이런 짓을 합니다..
(3)
약속 시간이 늦어 지하철로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표를 끊고 보니 사람들이 계단에서 올라오는게 보였습니다..
눈썹이 휘날리게 뛰었져...
" 출입문을 닫겠습니다.."
라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전 있는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문이 닫히기 시작할때 용케도 전 탈 수 있었져...
" 하하하.. 역시 난 빠르단 말이야.. 음하하 "
근데.... 반대 방향 지하철이었습니다...
(4)
나 : " 쟤, xx 과 아무개 아냐? "
친구 : " 응, 너무 예쁘다.."
나 : " 화장빨이야..."
친구 : " 들려.."
그 여자는 들었습니다..
여자 : " 댁이 나 화장하는데 보태준 거 있어요? "
나 : " 죄송합니다.."
그 여자는 절 흘겨보고는 가버렸져...
근데.. 요즘 광고에 저와 친구의 대화를 표절(?)한 게 나오더군여..
그 광고를 보고....
" 우와 고소영 성격 참 좋다~ "
(5)
친구 집에서 외박하고 집에 가니.. 제 침대에 사촌 조카들이 쪼로록
누워서 자고 있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된일이지?’
식탁위엔 쪽지와 어느 정도의 돈이 놓여 있었습니다..
" 인석이, 인수, 은경이 언니랑 엄마, 아빠랑 통도사에 놀러감..
이 돈으로 필요한만큼 쓰래.. 4일 후에 봐 오빠...
추신 : 오빠 약오르지? 애들 잘봐... "
눈에서 뭐가 흘러내렸습니다...
피였습니다..피눈물...T.T
전 그날부터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애들 뒷치닥 거릴 해야만 했습니다..
애들이 한둘이면 그나마... 몇이었는지 아십니까?
자그마치 넷..넷입니다.. 넷..
전 아침마다 무거운 바위기 절 짓누르는 악몽을 꾸었습니다...
그러다 깨보면....
애들이 제 배위에 올라타고 있져..
(6)
친구 아이디로 예전에 올린 적이 있는 글입니다..^^
’드래곤 볼’ 이란 만화가 있져.. 제가 중3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만화였습니다..
읽어보신 분들은 다 이해가 가겠지만, 못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드리자면...
’드래곤 볼’의 후반부에는 ‘셀’이란 괴물이 나옵니다..
’셀’은 인조인간을 흡수하면 ‘완전체’가 되져..
인조인간들을 다 흡수한 ‘셀’은 드디어 ‘완전체’가 되어서 손오공과 대결을
합니다..
저는 ‘드래곤 볼’에 거의 반 미쳐 살았기 때문에...심지어 꿈까지 꿨습니다..
우리 학교 운동장에서 ‘피비린내’와 서로 에네르기파를 쏘아 가며 결투를
벌이는 꿈을...( 그만큼 피비린내 땜에 받은 정신적 고통은 컸져..)
영어 시간이었습니다...
전 졸고 있었습니다.. 너무 수업이 지루했기 때문에..
선생님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단잠을 자고 있는데 뭔가가 제 얼굴을
강타하는 겁니다..
분필 지우개 였습니다..
선생님 : " 일어나 임마..네가 무슨 미인이냐? 맨날 잠만 자냐 어떻게 넌? "
’무슨 말이지? ‘ ... 전 이해가 안갔습니다..자는 거하고 미인이 무슨 상관
이 있나.. 글구 왜 날 미인하고 비교하지?
몇해가 흐로고 나서야 그 뜻을 이해했습니다.. " 미인은 잠꾸러기.."
선생님 : " 길태건, cell (셀) 이 무슨 뜻이냐? "
나 : " 네 ? "
선생님 : " cell 이 무슨 뜻이냐고 ? "
마침 그 수업 시간에 cell 이란 단어가 언급된겁니다...
전 회심의 미소를 짓고 당차게 말했습니다..
나 : " 완전체 요.."
제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실이 뒤집어 졌습니다..
" 우하하하.. 캬캬캬.. 우..우하하하.. 완전체래...우하하하"
애들이 왜 웃는지 전혀 감을 못잡은 저는 옆에 앉은 짝에게...
나 : " 야, 내가 틀렸냐? 셀.. 완전체 아냐? "
짝은 눈물을 흘려가면서 웃는 겁니다...
’이것들이 집단으로 맛이 갔나? ‘
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 : " 선생님, 완전체 아닌가요? 드래곤 볼에 보면...."
선생님 : " 책들고 뒤로 나가, 임마..."
수업이 끝나고 나서야, cell 의 뜻이 ‘세포’라는 걸 알았습니다..’니미랄 ~’
(7)
비디오 가게에 갔습니다..
이사온지 얼마 안돼서 첨 가보는 가게였져...
뭐 재밌는게 있나 하고 구경하는게 마땅한게 눈에 안들어왔습니다..
주인 아저씨 한테 묻기로 했져..
나 : " 아저씨, 새로 나온 재밌는 비디오 있어요? "
절 쳐다보더니...
아저씨 : " 학생 여기 첨인가? 첨 보는 얼굴인데.."
나 : " 네.. 이사온지 얼마 안돼서..."
아저씨 : " 아.. 그래..? "
아저씨 : " 재밌는거 ? 어떤거 ? "
나 : " 화끈한 거요.."
전 당시 중 2 였습니다.. 당연히 ‘화끈한’ 액션 영화를 원했져..
아저씨 : " 화끈한거? "
나 : " 네.."
절 잠시 쳐다보더니만...진열대로 가서 테잎 하나를 가져 오는 겁니다..
아저씨 : " 학생이 여기 첨 오니까 특별 케이스로 봐준다.."
나 : " ??? "
비디오 제목은 이거였습니다...
" 광란의 정사 ".. 중 2 짜리가 정사라는 단어를 알리가 있겠습니까?
나 : " 이거 재밌어요? "
아저씨 : " 죽여주지.."
음산하게 웃는 아저씨의 웃음이 걸리긴 했지만 , 별 다른 의심없이
집으로 왔져...
다들 그렇겠지만, 원래 비디오 앞의 예고 프로는 빨리 돌려서 보져..
저도 제목도 지나쳐 버리게 빨리 돌렸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온가족이 "광란의 정사"를 함께 시청했습니다..
끝까진 보지 못하고.. 아버지한테 맞아 죽는 줄 알았습니다...ㅠㅠ
(8)
" 현종아, 소담이가 뭐라고 그러니? "
세살짜리 사촌 조카가 저한테 뭐라고 그럽니다..
소담이 : " 웅얼웅얼..웅얼웅얼..어부바바 .."
나 : " 뭐라고 소담아 ? "
도저히 인간의 청력으로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져..
그래서 친오빠인 현종이는 알아듣지 않을까 해서 현종이를 불렀습니다..
현종이는 소담이 말을 귀담아 듣더니만...
현종이 : " 형아, 소담이가 아이스크림 먹구 싶데.."
현종이는 커서 통역사가 될 게 확실합니다.. 저말을 알아듣는데 뭔들
못 알아듣겠는가? ...
사실 소담이가 정확하게 (제가 듣기엔..) 발음하는 단어는 두개밖에 없습니다.
"엄마" 와 "아빠" 져..
소담이를 안고, 아파트 수퍼로 갔습니다..
아이스크림이 있는데로 가서 먹고 싶은 거 고르랬습니다..
이것저것 막 고르더군요...
나 : " 소담아, 이만큼 다 먹을 수 있어? "
소담이 : " (고개를 끄덕이며..) 웅얼.."
’응’이란 말이겠져...
고른 아이스크림을 들고 계산대로 갔습니다..
나 : " 얼마에요? "
아줌마 : " 네.. 2,000 원이요.. 따님이에요? "
뜨어어어~ ... 딸이라니...
나 : " 하하, 아뇨..조카에요.."
아줌마 : " 아..네..하도 닮았길래...근데 총각 첨보네..."
나 : " 서울에서 학교 다녀서요.. 내려온지 얼마 안돼요.."
계산하고 가게를 나서려는 순간...소담이가 내 목을 끌어안으면서..
" 아빠 !! "
뜨어어~ 아빠라니.. 얘가...순간적으로 뒤를 쳐다봤져...
아니나 다를까.. 주인 아줌마는 어색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나 : " 소담아 아빠라니.. 삼촌해봐..삼촌.."
소담이 : " 아빠.. 아빠.."
도망치듯,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소담이는 모든 아는 남자어른 들은 "아빠" 로 통일시킵니다..
그 후, 그 가게에는 절대 안갑니다.. 쪽팔려서..
(9)
국민학교 6학년때..제사를 지내러 할아버지 댁에 갔습니다..
열심히 어른들 따라 절을 했져..
제사가 다 끝나고... 목이 너무 말랐습니다..
나 : " 엄마.. 물.. "
엄마 : " 부엌에 가서 찾아 마셔.. 엄마 지금 바뻐.."
부엌에 가니 작은 엄마들이 열심히 음식을 다듬고 있더군요..
어른들 드릴려구...
우리 엄마는 왜 일을 안했냐고요?
울엄마는 보스였기 때문에, 작은 엄마들을 마음껏 부려먹었져...
노란 주전자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목이 너무 말라...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근데 너무 맛이 새콤한게 맛있는 겁니다..
’쥬스군...’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벌컥벌컥 마셨습니다..
한참을 마시니까.. 배가 쓰리더군요..
식탁에 앉아있으니 잠이 솔솔 오더군요...
잠결에 할머니가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 둘째야, 여기 든 막걸리 다 어디갔냐 ? "
(10)
고등학교 독어 시간이었습니다..
독어 선생님이 한명을 지명했습니다..
선생님 : " 강우종, 일어나봐..."
친구 : " 네..."
선생님 : " 독일어루 ‘내일’ 이 뭐니? "
친구 : " ..... "
친구는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그래서 ...
친구 : " 모르겐는데요 (발음 그대로 적었습니다..모르겠는데요..져) "
선생님 : " 음.. 아는군.. 앉아.."
" 푸하하하하..캬캬캬...우하하하하 "
선생님은 우리가 왜 웃는지 몰랐습니다..
선생님 : " 내일은 독어로 ‘모르겐’ 맞아.. 근데 왜웃나 ? "
선생님은 "모르겠는데요" 를 "모르겐인데요" 로 잘못 알아들은 거죠..
(11)
중학교 국사 시간이었습니다..
고려 시대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제 짝과 전 졸고 있었습니다..
선생님한테 발각이 되었져..
" 길태건, 김익찬.. 일어나.. "
익찬이는 그 소릴 듣고 빨리 일어났는데.. 전 듣지 못했습니다...
익찬이가 절 막 깨우더군요...
" 둘다 일어나... 내가 묻는 말에 대답 못하면 너희 담임한테 일러버린다.."
먼저 익찬이 한테 묻는 겁니다...
선생님 : " 음서제도는 조선 시대에 실시된거지? 김익찬.."
익찬이가 절 콕콕 찌릅니다..
나 : " (속삭이듯..) 아냐..아냐.."
익찬 : " 아닙니다..."
선생님 : " 그럼, 언제 실시된거냐? "
나 : " (또 속삭이듯..) 고려시대..고려시대..."
근데.. 이 바보같은 놈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아세요?
익찬 : " 공룡시대 입니다..."
선생님까지 교탁을 붙잡고 숨넘어가듯이 막 웃고.. 애들은 거의 반 미쳐서
웃어대고... 전 눈물까지 흘리면서 웃고...장난이 아니었져...
국사 선생님은 이 얘기를 교무실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한테 다 한 모양
입니다..
저희반 수업에 들어오는 선생님들마다...
" 야, 김익찬.. 넌 고려시대하고 공룡시대도 구분못하니 ? "
이런 멍청한 놈이 있다는게 담임한텐 수치였겠져..
종례시간에 딱 들어오시더니만...
" 길태건, 김익찬 .. 너희둘은 일주일동안 교직원 화장실 청소한다.."
짝을 잘 만나야 심신이 편한겁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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