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독점인터뷰
전설적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
그는 왜 지금 주식을 사는가?
주식을 선별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피델리티 마젤란 펀드를 세계에서 가장 큰 뮤추얼 펀드로 키웠던 피터 린치(사진). 마젤란을 운영하는 13년동안 올린 수익은 연29.2%란 놀라운 것으로 1990년 마젤란에서 손을 뗀 지금까지도 펀드 세계에서 높게 평가받는 투자의 달인이다. 올해 59세인 린치는 피델리티의 부회장으로 펀드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활발한 투자가이다. 자신의 가족과 자선 재단을 위해 연간 수천만달러를 직접 투자하고 있다. 최근 CNN은 3년째 계속되는 베어마켓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벗어나기를 애 쓰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는 투자의 귀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다음은 인터뷰 요약.
▲나는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나는 지난 일년 내내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려왔다. 특히 성장형 주식을 집중 매입했다.” 그는 심지어 이젠 사람들이 들으면 경기를 일으키는 인터넷 주식마저 대거 매입했다.
지난해 시장이 극히 안 좋았기 때문에 그 역시 큰 재미는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썩 좋지는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옳았다는 때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사람들은 주식 시장이 내려가면 잘 골라서 사고, 그러면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바로 매입할 때’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없다. 주식투자란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이젠 안다.” 들어갈 시점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주식을 매입할 때라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 “주식시장이 3년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예전에 이런 적이 없었다. 나는 타이밍을 노리는 타입은 아니지만 지금이 주식비중을 늘려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계속 주식을 매입했고 마니 마켓 펀드에서 현금을 빼서 3분의 1 가량으로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역사를 보라
그러나 반등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가 아닐까? 또 전쟁과 경기퇴조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 거리는데 만약 4년 연속으로, 아니면 더 장기간 베어마켓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 맞췄을 때 얻는 보상보다 틀렸을 때 잃는 위험이 더 크지 않을까?
이런 모든 의문과 불안에 대한 린치의 대답은 단 한마디다. “역사를 보라”.
“예전에도 이런 일을 겪었다. 불 마켓이 시작된 1991년 직전인 1990년을 생각해 보라. 이라크와의 전쟁과 불황으로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돈을 빼기에 바빴고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천문학적이었고 큰 은행들은 부실채권으로 암담했다. 1990년 가을까지 주가는 20%가량 떨어졌는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1987년 폭락이나 73년, 74년의 베어마켓, 81년과 82년의 불황보다 더 참담했다. 일본은 뜨는 나라, 미국은 이제 지는 나라로 비춰지지 않았던가.”
린치는 이 당시 수개월전 이미 마젤란을 떠나 개인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1990년 여름 나는 주식을 매입하고 있었다. 아마 서너 달 빨랐는지 모르지만 1991년 대단한 랠리가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주식시장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랠리때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식시장에 버티고 있다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보상은 컸고, 지금까지도 그 보상을 받고 있다. 나는 요즈음 보는 시장 조정도 돈을 벌 수 있는 하나의 기회로 본다.”
▲현금가치 보다 싼 주가
린치는 이젠 거들떠보지도 않는 인터넷 주식도 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이맘때 린치의 주식 분석 컴퓨터 스크린에는 주가총액이 장부상에 기록된 총현금보다 적은 테크놀로지 기업이 600개나 나타나 있었다. 린치의 말. “100달러 하던 것들이 4달러로 떨어진 이런 회사들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엄청난 현금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많았다. 어떤 회사들은 갖고 있는 현금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이 팔리고 있었다. 당연히 이런 회사들의 주식을 샀다. 벤자민 그램이 설파해온 투자의 기본 아닌가!”
린치는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증권거래소에 보고된 그의 매입 주식에는 온라인 교과서 판매상 버서티 그룹을 5%소유했는데 이 주식은 2001년 25센트에서 35센트사이로 거래됐으나(최고가 30달러에서 폭삭한 케이스) 장부상 현금이 주당 1달러나 됐다. 이 주식은 지난해 주가가 1.45달러로 올랐다.
10%를 소유하고 있는 월드퀘스트 넷트웍은 현금 장부가치가 주당 3달러임에도 불구하고 1.88달러(역대 최고가는 39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2002년중에는 32%가 또 하락, 린치는 이 주식에서는 재미를 아직 보지 못하고 있다.
린치의 설명. “이런 주식들을 길게 보고 하는 것이다. 지금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내 말의 포인트는 이렇다. 평생에 언제 600개나 되는 기업의 사정이 이렇겠는가. 이중 50개 내지 100개 회사는 익사하지 않고 진정한 비즈니스로 살아남을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들을 헐값에 살 수 있는 기회다.”
▲타이밍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기회다.
타이밍에 대한 그의 견해. “많은 사람들은 시장이 바닥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의 30년간의 경험에 비춰보면 주식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되면 그때가 바로 사는 시점이다. 물론 내려갈 수도 있다. 나는 12달러 주고 샀는데 2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30달러까지 올라갔다. 우리는 언제가 바닥인지 모른다”. 트렌드는 모습을 형성할 때 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 반드시 뒤늦게 알기 마련이므로 매력적일 때 타고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림으로써 열매를 자기 것으로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린치는 주식시장 폭락으로 본드 펀드를 매입하는 사람이 증가하는데 대해 이자율이 오르면 본드는 내려간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본드 투자자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것이다.
▲주식 뒤 기업을 보라
린치는 이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주식에서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장사를 오랜 기간동안 잘 하는 회사의 주를 샀다. K마트는 파산했고 월마트는 장사를 잘 했다. 20년전 두 회사에 1만달러씩 투자를 했다면 K마트에 투자한 사람은 1만달러를 날렸고, 월마트 투자자는 79만 달러를 만들었다. 따라서 앞으로 10년이나 20년동안 장사를 잘 할 기업에 투자하면 당신도 돈을 벌 것이다. 어떤 회사가 앞으로 10년동안 돈을 별로 못 벌 것 같으면 그 회사 주식은 당신이 돈을 넣을 곳이 아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모든 주식 뒤에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야말로 왜 주가가 오르느냐하는 진짜 이유다. 회사는 처음 실적이 좋지 않지만 점차 나아지고 또 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크기도 한다. 주식투자시 눈 여겨 봐야할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이다. “
“회사가 잘 되면 주식도 올라간다. K마트나 제록스같이 형편없이 돼 가는 회사도 있고 GE나 프록터 갬블, 잔슨&잔슨 같은 기업은 아주 잘 해 나가고 있다. 자신에게 다짐해야할 말이 있다. 뮤추얼펀드나 주식에 투자를 할 때는 그 이유가 투자대상 회사가 코카콜라나 펩시처럼 장기간에 걸쳐 좋은 수익을 내고, 또 암겐이나 스테이플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신생기업에서 큰 회사로 성장할 것을 믿기 때문이라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