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진단기’ ‘CT스캐너‘ ‘MRI’ 취급 ‘KPI 컴퍼니즈’
새것처럼 꾸민 중고 인기, 고객과 신뢰 먼저 쌓여야
OC의 젊은 사업가들
요즘 아이를 임신한 부모들은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낳기 전부터 본다. 보는 정도가 아니라 뱃속에서 커 가는 모습을 다달이 CD에 기록까지 한다. 모두 초음파 진단 기술이 발달한 덕분이다. 초음파뿐이랴, 최신 CT 스캐너는 0.5mm 간격으로 단층 촬영한 인체를 입체로 재구성, 인체 내부를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뇌, 혈관 속의 특정 부위를 실제로 열고 들여다보듯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발달된 첨단 의료기기들을 판매, 설치, 교육, 관리하는 ‘KPI 컴퍼니즈’의 파트너중 하나로 스티븐 민씨(35)가 가세한 것은 지난 1999년이다.
본국기업 기아의 부도로 인해 민씨가 다니던 계열사로 의료기기를 취급하던 ‘기아 인터트레이드’도 문을 닫게 되자 고객이었던 KPI가 인수하면서 민씨까지 파트너로 영입했다.
95년에 창립된 이 회사는 현재 3명의 파트너가 3명의 한인을 포함한 13명의 직원을 지휘, 각자 초음파 진단기 전문 ‘KPI 울트라사운드’, CT 스캐너 전문 ‘KPI CT 시스템스’, MRI 컨설팅 및 판매, 설치 전문 ‘KPI 인더스트리즈’를 하나씩 맡아 운영한다.
한 대에 몇십만에서 백만달러씩 하는 고가의 첨단 의료장비들을 새것을 팔거나 리스 해주고, 리스 끝나고 돌아온 중고기계를 분해, 부품과 소프트웨어들을 새 것으로 교체하고, 색칠까지 새로 해서 판매, 또는 리스하는 이 회사의 고객층은 종합병원, 의사 및 이미지 센터들로 전 세계에 퍼져 있다. “저희 회사의 중고 기기는 기능면에서 새것에 크게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20~50%에 불과합니다. 한인 의사들은 고급 장비를 선호하시지만 요즘은 새것 같은 중고를 찾는 의사들이 많습니다. 중고라도 기껏해야 3년 정도 된 것들인데 원하는 옵션대로 꾸며서 페인트까지 새로 칠해 배달했을 때 만족스러워 하는 고객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끼지요”
대부분 한번 구입 혹은 리스했던 사람들이 다시 하고, 그들의 소개로 새 고객들이 생긴다. 그만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비즈니스이기 때문. 민씨가 초음파 진단기로 2002년에 파트너들의 2배에 해당하는 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기까지는 쌓여진 세월이 있다.
11세에 이민 와 샌호세에서 자라 샌호세 스테이트 유니버시티에서 수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민씨가 1990년에 취직한 미국회사가 의료기 제조회사였는데, 이 회사가 한국의 첨단의료기제조사 메디슨과 합작 법인을 만들면서 한국관련 업무를 한인인 민씨가 도맡게 됐다.
93년부터는 아예 합작회사로 자리를 옮기고 LA로 와서 초음파 진단기 및 기타 의료장비를 취급하다 그 회사가 메디슨 직영으로 바뀌던 1996년부터 기아 인터트레이드로 가 메디슨 이외 다른 회사의 딜러십도 갖추면서 업계에 이름이 알려지게 됐던 것이다.
바디샵의 자동차 페인트 시설과 흡사한 설비를 갖출 공간 및 페인트를 허가해주는 곳을 찾아 한창 개발이 진행중인 리버사이드로 회사를 옮겨 알리소비예호의 집에서 편도 55마일을 통근하고 있는 민씨는 고가의 의료장비 신품과 중고품을 함께 취급하므로 경기에 따른 부침이 별로 없는 독특한 이 업종에 한인은 물론, 한국 업체들도 진출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창업정신도 있어야하고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먼저 형성되어야 하므로 단기간에는 안되겠지만 해볼만한 일입니다. 세계 8위의 의료기 수입국인 한국에서도 하면 잘 될 것 같고요” 당면 목표는 워낙 고가인데다가 현찰로 구입해야하는 장비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GE 같은 큰 회사에 인수되는 형식으로 자금력을 확보, 사업을 키우는 것이다.
“처음엔 사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기회가 주어져 하게 됐는데 하고 보니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세살박이 아들에게도 시키고 싶을 정도로요”
<김은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