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비용 1년만에 다 뽑았다”
유니온애비뉴와 23가에서 ‘아미고 마켓’을 운영하는 양선삼(56)·명희(46)씨 부부는 나름대로 확실한 경영철학을 갖고있다. 아무리 조그만 구멍가게라도 기업 경영의식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씨 부부는 경영혁신과 재투자, 고객서비스 개선을 성공의 3가지 필수요건으로 꼽았다. 2001년 10월 생전 처음 마켓 일을 시작한 이들이 불과 1년여만에 매상을 30%이상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업그레이드 된 경영마인드 덕분이었다. 변하고 있는 마켓, 그 현장의 소리를 들어 본다.
‘고객과 벽 허물기’ 방탄유리 없애
매장구조 확 고쳐 고객편의 배려
재투자하는 셈치고 이웃에 ‘베풀기’
마켓 경영 1년여만에 매상 쑥쑥~
◇고객과의 벽을 허물어라
양씨 부부가 가게를 인수하자마자 처음 한 일은 계산대 주변을 요새처럼 두르고 있던 방탄유리를 철거하는 일이었다. 방탄유리가 가로막고 있는 데 손님들의 마음이 즐거울 리 없고 대화가 단절되니 단골이 생길 리 만무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 다음 23가쪽에 보일 듯 말 듯 있던 출입문을 폐쇄하고 유니온애비뉴 교차로에 새 출입구를 만들었다. 도둑을 막겠다고 유리창에 박아놓은 합판들도 모조리 떼어냈다.
◇변화를 두려워 말라
가게 내부구조도 확 바꿨다. 예전에는 계산대와 야채코너, 음료수용 쿨러가 모두 한 쪽에 몰려 있어 다른 진열대로는 손님들이 가지 않았다. 가게의 진열대 배치는 샤핑객들의 성향에 맞춰 물 흐르듯 흘러야 하는 법. 그러나 예전의 구조는 가게가 생긴 지 30∼40년이 흐르도록 단 번도 바뀌지 않은 채 낙후된 그대로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변화’는 겁 모르는 마켓 초년병들에 의해 이뤄지기 시작했다. 새로 낸 출입문에 맞게 진열대를 나란히 배열해 두고 쿨러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른 물품들을 연관성 있게 재배치했다. 밤에도 가게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전기 값은 개의치 않고 조명을 한결 밝게 했다.
◇고객의 편의를 배려하라
어중간한 위치에 있던 계산대도 한쪽 벽으로 옮기고 진열대를 손님들이 오가는 데 편리하도록 재배치했다. 마켓은 불과 3,000스퀘어피트 밖에 안되지만 구석구석 공간활용을 하다보니 넉넉한 창고도 마련됐다. 손님들이 계산대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재고관리를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 1만달러 짜리 스캐너 계산기를 한 대 더 장만했다. 리모델링을 하는 동안 고객들의 불편을 피하기 위해 공사는 저녁 8시 영업이 끝난 다음 밤에 주로 진행했다. 손님들의 반응은 즉각 돌아왔다. ‘대접해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것이었다.
◇욕심을 비우면 불황은 없다
양씨 부부가 리모델링에 쓴 돈은 스캐너까지 합쳐 약 3만5,000달러. 15년동안 페인팅업을 하면서 모은 돈은 업소를 매입할 때 다운페이먼트로 썼고 그날그날 매상에서 최소한의 생활비만 제하고 그대로 리모델링에 재투자했다. 그런데 리모델링 작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과거 6만달러이던 가게매상이 8만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기 시작, 벌써 리모델링 비용을 다 뽑았다.
현재 양씨의 영업목표는 월 매출 10만달러. 하지만 이웃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상품의 마진 폭을 조정하는 등 조금 덜 가져가더라도 손님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계획이다.
◇주는 대로 받는다
양씨 부부는 얼마전 이웃주민들을 위해 BBQ 파티를 열었다. 1,600여명이 찾아와 식사를 함께 했다. 양씨 부부는 마켓을 찾아온 이들에게 가게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나눠줬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감사편지 보내는 일도 하지 않았다. 손님들은 “마켓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양씨 부부에게 ‘그라시아스’를 연발했다. 양씨 부부는 내친 김에 크리스마스에도 경품 대 잔치를 벌였다. 1,000달러 어치 상품권 발행을 비롯 푸짐한 경품도 마련했다. 비록 힘들게 번 돈이지만 재투자하는 셈치고 손님들에게 과감히 베푸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웃과 눈높이를 맞춰라
양씨 부부는 애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아예 마켓 옆으로 이사를 올 생각이다. 동네가 좋아서가 아니라 이웃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고 싶어서다. 그것이 마켓으로 성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웃과 눈높이를 맞추고 알뜰하고 검소한 모습을 솔선해 보이는 게 이들 부부의 좌우명이다. 앞으로 돈을 좀 모으면 좋은 차, 좋은 집을 사기보다 헌 가게를 매입해 성공모델로 키워보는 게 양씨 부부의 꿈이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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