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전국의 유.무선 인터넷이 동시에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인터넷 대란’이 발생, 인터넷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피해 규모에 대한 정확한 집계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적지않은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전에도 일부 사업자의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특정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 대량접속, 바이러스 등으로 접속장애 등을 일으킨 사고는 종종 있었으나 이번처럼 국내인터넷 서비스가 전면적으로 중단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국내 인터넷망이 KT를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으로, KT의 인터넷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자 그 여파가 타 사업자들로 확산되면서 ‘인터넷 대란’으로 이어졌다.
■사고발생 시점 : 25일 오후 2시께 인터넷 이용자들은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 때가 KT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각이다.
KT 관계자는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에 해외로 전송되는 대량의 데이터가 유입돼 서비스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KT는 대량 데이터 유입을 감당하지 못해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가 다운되자 오후 3시 44분께 구로전화국의 DNS 서버로 우회망을 구성했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난오후 4시를 넘어서면서 구로전화국 DNS 서버에도 과부하가 발생, 접속성공률이 10%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인터넷 접속 불가능 상태로 빠져들었다..
■사고 원인 : KT 혜화전화국은 국내 인터넷망이 해외로 연결되는 국제관문국이어서 국내 이용자가 해외 사이트에 접속하려면 혜화전화국의 DNS 서버를 거치도록돼 있다.
DNS 서버는 인터넷 이용자가 인터넷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인터넷주소를 입력하면그 신호를 받아 해당 사이트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DNS 서버가 다운되자 인터넷 가입자들은 정확한 인터넷 주소를 입력해도 해당 사이트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KT는 혜화전화국 DNS 서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구로전화국에 예비용DNS 서버를 두고 우회망을 구성, 혜화전화국 DNS 서버로 들어오는 접속신호를 구로전화국으로 돌렸으나 이 우회망도 대량의 접속신호를 감당하지 못해 전국적인 유무선 인터넷의 마비사태로 이어졌다.
그러나 혜화전화국 DNS 서버에 대량의 데이터가 유입된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정통부 차양신 정보보호기획과장은 “대량의 데이터 및 트래픽이 유발된 것은 해킹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스피다’ 웜바이러스때문일 가능성도 높다”며 바이러스쪽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해커가 고의로 대량 데이터 및 접속량 증가를 유발하는이른바 ‘분산 서비스거부공격’(DDoS)이라는 수법의 해킹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피해상황 : 유무선 인터넷이 마비됨에 따라 인터넷을 이용한 학습이나 오락,정보검색 등이 불가능해지고 e-메일도 주고받지 못했으며 요즘 대중화된 인스턴트메신저도 사용하지 못했다. 또 인터넷쇼핑몰 등 전자상거래가 불가능해지는 등 네티즌들의 사이버 생활이사실상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네티즌들이 일상생활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이 20%를 넘기 때문에 인터넷 마비로 이들의 생활에 큰 차질을빚은 셈이다. 그러나 이날 사태 발생 시점이 다행히 토요일 오후였기 때문에 온라인 증권거래,온라인 입출금 등과 관련된 금융대란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대책 : 정보통신부는 사태발생 직후 이상철(李相哲) 장관과 김태현(金泰賢)차관을 비롯한 간부들이 곧바로 광화문 청사로 출근, 비상근무에 들어가 사태수습에나섰다. 정통부는 비상대책상황실을 설치, 담당 실국장, KT, 한국전산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 유관기관의 실무자들을 불러 정확한 원인규명과 함께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KT도 보안전문가로 대책반을 구성해 혜화전화국에 급파, 시스템복구에 나서 대량 데이터 유입을 차단했으나 이날 오후 8시 49분 현재 여전히 인터넷 접속불능 사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편 정통부는 26일 오전 이 장관 주재로 관련 실국장 한국통신 등 유관기관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해 이 사태의 정확인 원인과 향후 재발 방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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