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태, 노무현 당선자 성대모사 "맞습니다~ 맞구요"
‘새 대통령이 당선되면 연예계에도 새로운 스타가 나온다.’ 개그맨 김상태(30)가 바로 그렇다. 지난 99년 KBS 개그맨 공채 14기 출신인 그는 99년 9월 KBS 2TV <개그콘서트> 첫 방송부터 출연했지만 4년 동안 거의 무명이었다.
이런 그의 무명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해준 은인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다. 김상태와 노 당선자는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19일 김상태가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 2003’에서 학생들의 민원 해결사인 ‘노통장’으로 출연해 선보인 노 당선자의 성대 모사는 대박 히트 조짐이다. “그 말도 맞습니다. 맞구요”는 신 유행어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연히 얻은 성대 모사 아이디어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이던 작년 11월 초, <개콘> 회의 도중 한 제작진이 “새 대통령이 나오면 새 스타가 나온다”고 했다.
이 말에 눈이 번뜩 뜨인 김상태는 “12월 19일 당선되는 대통령 성대 모사를 연습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당시 노무현 이회창 등 두 후보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었다.
’누가 대통령이 될까’ 고민하던 그는 결국 기호 2번의 노무현 후보를 택했다. 그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기보다 주위 개그맨 중 이회창 후보의 성대 모사를 연습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를 피하다 보니 노 후보밖에 없었다.
다행히 노 후보는 말투가 참 흥미로왔다. 귀 기울여 들으니 성대 모사를 위한 몇 가지 특징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그는 “노 후보를 연구하면서 노 후보의 팬이 됐다”고 했다.
▲잠 자는 시간 빼고 노 후보 연설 들어
김상태의 아버지(김계동 씨)의 고향은 경남 합천. 그러나 서울에서 태어난 김상태는 경상도 사투리를 전혀 몰랐다.
그는 노 후보의 억양과 발음을 연구하기 위해 작년 11월 말부터 노 후보의 TV 토론회, 연설장면 자료와 노사모, 민주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동영상 자료 등을 수집했다.
그리곤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노 후보의 연설을 듣고 다녔다. 집에서는 녹화 비디오 계속 틀어놨고, 다닐 때는 휴대용 카세트로 듣고 다녔다. 그는 “너무 많이 들어서 당시 노 후보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릴 정도였다”고 한다.
또 노 후보 외모의 특징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마의 굵은 주름, 노란색 넥타이, 양복 상의 왼쪽 칼라에 부착하고 다니는 사랑의 열매 등이 중요 포인트였다.
▲ ‘노무현 따라하기’ 핵심 사항
김상태가 꼽은 ‘노 당선자 따라하기’의 포인트는 특유의 경상도 억양, 끝 말의 반복, 단어의 센 발음 등이다.
그는 “노 당선자에겐 ‘맞습니다. 맞구요’ ‘했습니다. 했구요’라는 식으로 말끝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또 방법을 ‘방뻡’으로, 있습니다를 ‘있씁니다’로, 제가를 ‘쩨가’ 등으로 자음을 강하게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고 귀뜸했다.
또 그는 ‘맞습니다. 맞구요’에서는 ‘습’과 ‘맞’ 단어에서 살짝 액센트를 주면서 올려 발음해 노 당선자 특유의 억양을 흉내냈다.
독학 2개월 만에 노 당선자 성대 모사에 성공을 거둔 그는 “노 당선자를 희화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노 당선자가 젊은 사람들에게 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도록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 "팬성원에 감사" 홈페이지에 글로 답례
‘개그맨 생활 중 오늘이 가장 기쁘네요.’
김상태는 19일 방송이 나간 후, 자신의 다음 카페 홈페이지에 20, 21일 두 차례 글을 올려 팬들의 성원에 감사의 글로 답례했다. 그의 카페는 몇 백 명에 불과했던 회원수가 이틀새 25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는 20일 올린 글에서 ‘지금 너무나 가슴이 벅차다. 묵묵히 참고 기다리며 개그를 해왔는데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다. 노 통장이 장수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질책 부탁한다’고 했다.
또 다음 날은 ‘항상 초심의 마음가짐으로 생활해나가겠다. 지금까지 힘들게 왔던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지금의 관심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팬들과 약속했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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