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향· 맛 ·모양이 ‘예술’
한때 서울 압구정동에도 로바다야끼의 인기가 대단했었다. 로바다야끼(Robat-Yaki)란 일본 해안 지방 와까야마에서 생산되는 특수 숯, 빈초탄을 이용한 즉석 구이 요리를 뜻한다. 오래 전 일본 해안 마을의 어부들은 선상에서 그날 잡은 물고기를 불에 구워 배 젓는 노에 올려 옆 배에 타고 있는 어부들과 나누어 먹었다고 하니 이웃 나라 뱃사람들의 풍류가 우리 조상 못지 않았던 것 같다.
선셋 스트립의 카타나(Katana)는 LA의 몇 안 되는 로바다야끼 전문점 가운데 하나. 로바다야끼 바는 신선한 야채와 육류가 일렬로 진열돼 있는 것이 일본 마켓처럼 보기 좋다. 빈초탄 위에서 고기와 야채 굽는 고소한 냄새는 후각을 자극한다.
즉석해서 구워주는 닭고기와 해산물, 야채 구이는 간장 겨자(Soy Mustard), 생강(Ginger) 또는 폰주(Ponzu) 세 가지 소스에 찍어먹는다. 소스를 좋아해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항상 두 세 번씩 종업원들을 귀찮게 만들지만 카타나의 로바다야끼는 재료의 자연 향과 맛이 뛰어나 굳이 소스를 더할 필요가 없다.
모두 다 입에서 살살 녹을 만큼 맛있지만 다진 닭고기로 속을 채운 버섯(Tanuki), 베이컨을 둘러싼 아스파라거스(Asupara Maki), 일본식 가지(Yaki Nasu), 간장 양념 양고기(Koshitsuji), 필레 미뇽으로 싼 거위간과 아스파라거스(Foie Gras)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들이다.
처음 로바다야끼를 시도한다면 닭고기, 쇠고기, 생선, 야채를 골고루 즐길 수 있는 꼬치 6개 짜리 수케사다(Sukesada)를, 좀 더 다양한 맛을 즐기려면 8개 꼬치가 나오는 마사무네(Masamune), 맛의 모험을 원한다면 10개 꼬치가 나오는 키쿠이치(Kikuichi)를 주문하자. 35일간 숙성시켜 빈초 숯에 구운 립 아이 스테이크(Rib Eye Steak)는 아메리칸 스테이크하우스가 모두 두 손 바짝 들만큼 맛이 뛰어나다.
밥반찬으로 썩 잘 어울리는 일본식 타파도 여러 가지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적 조리법을 사용한 메뉴는 연근 조림(Renkon), 가지 조림(Nasu Dengaku), 두부 토반야끼(Tofu Tobanyaki) 등. 간장 미린 소스에 절인 아스파라거스 필레 미뇽(Aspara Niku Maki), 8시간 동안 졸인 돼지고기(Buta no Kakuni) 등 고기 반찬과 각종 사시미, 대구구이(Saikyo Yaki), 해물 뎀뿌라(Seafood Tempura)도 밥반찬 또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로바다야끼 바 옆의 도쿄 스타일 풀 사이즈, 에도 마이 스시바에서는 스시맨이 가장 신선한 생선으로 스시와 사시미를 예술처럼 준비하는 모습을 직접 보며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창조적인 롤 가운데 오이와 연어, 방어에 시소 이파리, 무순이 더해진 김밥(Katana Roll)은 카타나가 가장 자신을 가지고 권하는 아이템. 소바와 우동, 돈부리 등 캐주얼 한 일본 식당에서 부담 없이 먹던 음식들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카타나가 들어서 있는 건물은 피아자 델 솔(Piazza Del Sol). LA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불리는 빌딩 가운데 하나다. 선셋 스트립이 내려다보이는 패티오에는 멋지게 차려 입은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술잔을 부딪혀 가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사자 얼굴의 부조 장식, 벽돌로 쌓아올린 기둥,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빛 등 실내 장식은 개성이 넘친다.
동그란 접시 앞의 촛불이 비잔틴 그림 속 후광 같은 바와 라운지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추상작품들로 꾸며져 있다.
촛불이 타오르는 낮은 조명이라 모두가 예뻐 보이는 분위기는 나이트클럽처럼 편안하면서도 활기가 넘친다. LA 시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선셋룸(Sunset Room), 아늑한 느낌의 티 룸(Tea Room)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으니 기분에 따라 앉으면 좋겠다.
색색의 방석이 깔려있는 아름다운 다이닝룸에 들어서면 직원들 모두가 마치 길 떠났던 독립군 서방 돌아온 것처럼 큰 목소리로 반긴다.
Tips
▲종류: 로바다야끼와 스시바 메뉴를 비롯한 일본 음식. ▲오픈 시간: 일요일은 오후 6-11시. 월-수요일은 오후 6-11시30분. 목-토요일은 오후 6시-12시30분. ▲가격: 로바다야끼는 꼬치 하나 당 2-18달러. 콤보는 14-26달러. 전채는 3-15달러. 스시와 사시미, 마끼는 오더 당 4-20달러. 사시미 Tasting Plate는 24-72달러. 수프, 국수, 라이스 요리는 2-16달러. ▲주차: Validation 받으면 2시간 30분에 6달러. 그 외 초과 시간은 30분에 4달러. 최고 18달러. ▲주소: 8439 W, Sunset Blvd. West Hollywood, CA 90069 한인타운에서 Sunset을 타고 서쪽으로 가다 보면 La Cienega 조금 못 미쳐 오른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323) 650-8585.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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