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의 미국 모습을 담은 기록영화가 상영된다면 관람자 자신들이 “저것이 정말 미국이었나” 할 정도로 믿기 어려울 것이다. 인구의 6%만이 고교 졸업생이고, 평균 수명이 47세고, 14%의 가정에만 목욕탕이 있었고 여성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머리를 감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시간당 임금은 22센트. 노동자의 연 수입이 300달러 정도. 반면 계리사는 4,000달러나 되었으니 기술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빈부 차이가 굉장했었다. 인종차별이 어찌나 심했는지 흑인은 물론 동양인들도 호텔에서 받아주지 않았다.
1871년 LA에서 중국인 20명이 백인 폭도들에게 맞아 죽거나 목 매달리는 린치를 당했는데 그 이유가 기막히다. 중국인들이 너무 더럽다는 것이다.
지나간 미국 이민 역사를 살펴보면 맨주먹으로 똑같이 출발했는데 100년 후 미국을 주름잡는 민족이 있고 아직도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민족이 있다. 성공한 이민의 100년사를 살펴보면 거기에는 살아 숨쉬는 교훈적인 역사가 담겨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케네디 가문은 아이리시다. 케네디 대통령의 증조부 패트릭 케네디가 노동자로 1848년 보스턴에 이민 왔으니까 정확하게 112년만에 가문에서 대통령이 나온 셈이다.
레이건도 아이리시계 출신이다. 레이건의 증조부는 1856년에 이민 왔는데 계속 노동자나 세일즈맨으로 조상들이 고생하다가 124년만에 가문에서 대통령을 냈다. 아이리시계는 이민 150년 역사에서 벌써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했다.
케네디나 레이건 가문에서 어떻게 대통령이 나올 수 있었는가를 보면 학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해 은행가가 되고 그 배경으로 아들들이 모두 하버드에 입학하면서부터 노동자 계급에서 중류사회 계급으로 부상한다. 레이건도 아버지대까지는 갖은 고생을 하다 레이건이 일리노이의 유리카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 집안 사정이 달라진다.
하버드 대학 교수의 30%가 유대계일 정도로 유대인들이 미국 교육계를 잡고 있지만 100년전 갓 이민 온 유대인들은 머리 둔하고 IQ 낮기로 이름나 있었다. 특히 러시아나 폴란드 등 동구쪽에서 온 유대인들은 독일계 유대인들과는 달리 학력이 낮아 뉴욕사회의 바닥에서 맴돌았다. 이탈리안, 그리스계, 폴란드계 이민들은 군대지원에서 불합격될 정도로 IQ가 낮았다.
이들은 먹고살기에 바빴기 때문에 자녀들 교육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 마피아 영화를 보면 이탈리안 가정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인들도 처음에는 노동자로 머물렀으나 자녀들을 대학에 보내면서부터 사회적인 지위가 달라졌고 일본계도 마찬가지다.
결국 지난 100년의 이민 역사에서 부모가 자녀 교육에 극성인 민족은 성공했고 교육을 등한시 한 이민은 사회적 지위가 취약함을 알 수 있다. 흑인들이 미국사회에서 설움을 겪는 이유가 피부색깔에도 있겠지만 학벌이 없어 자자손손 노동직에만 종사하는 악순환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푸에르토리칸이나 남미계가 미국사회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도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성공적인 이민으로 꼽히는 민족들을 보면 거기에는 공통된 점이 또 한 가지 있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사실이다. 역이민이 드문 민족일수록 미국에 뿌리내리는 데 성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유대계와 아이리시다. 이들은 돌아 갈래야 돌아갈 곳도 없고 미국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자신들의 정착지로 알고 배수진을 친 사람들이다. 반면 향수병에 못 이겨 역이민을 하거나 고국을 들락날락하는 히스패닉이나 이탈리안들은 그만큼 발전이 느린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인의 미국 이민이 100주년을 맞았다. 100년이라 하지만 초기 한인 이민의 숫자가 너무 미미했고 사실상 본격적인 이민 물결이 터진 것은 1960년대라고 볼 수 있다. 이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이라는 것, 그리고 미국에 이민 왔으면 돌아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 이민역사 100년 지도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교훈이다.
이철 주필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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