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날 캐년 (Encinal Canyon)LA 한인타운에서 매우 가까우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산간지역이라면 샌타모니카 마운틴 국립공원을 꼽을 수 있다. 국립공원 내에 있는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과 레오 카리요 주립공원들은 이미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어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국립공원 서쪽 벤추라카운티 인근은 도로가 험해 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특히 벤추라카운티 사우전옥스(Thousand Oaks)에서 시작되어 꼬불꼬불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23번 도로와 23번 도로와 연결되는 엔시날 캐년 로드(Encinal Canyon Rd.)과 리틀 시카모어 캐년 상에는 신년계획을 위해 마음을 정리할 만한 휴식처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사우전옥스 웨스트 레이크 블러버드에서 시작되는 23번 도로는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으로 잔잔한 호수(Lake Eleanor)가 방문객을 맞는다. 수면을 가로지르는 물새들이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샌타모니카 마운틴을 넘어가는 도로는 매우 좁다. 힘겹게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옆 벼랑에서 떨어진 돌멩이들이 뒹굴고 있어 운전에 주의가 요망되는 곳이다.
도로변에 늘어선 나무들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을 같은 남가주 겨울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곳곳에는 말과 소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새김질을 하고, 오래된 농가 옆에 방치된 곧 쓰러질 듯한 헛간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파른 능선 길을 회전하며 반시간여 오르면 펑퍼짐한 고갯마루 위에 올라선다. 벤추라 지역의 멋진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오고 언덕 너머에는 채널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탁 트인 태평양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하늘의 구름과 어우러진 바다를 바라보면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지면서 신년의 소망을 기도하게 된다.
가는 길 LA 한인타운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사우전옥스에서 웨스트레이크 블러버드 사우스로 갈아타고 산간지역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은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사우스를 타고 샌타모니카시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면 한인타운에 도착하게 된다.
라이트우드(Wrightwood)남가주에서 가장 높고 깊은 산간 타운을 꼽으라고 하면 앤젤레스 국립삼림의 정상에 위치한 라이트우드 지역을 꼽을 수 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LA의 ‘백야드’(뒷마당)라고 부르는 샌개브리엘 산맥 깊숙이 자리잡은 라이트우드는 해발 6,000피트의 하이 컨트리다. 높고 깊은 산속에서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가 볼만한 곳이다.
지금은 라카냐다에서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로 가면 한 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고원지대지만 도로가 관통하기 전까지는 3일이 소요됐던 오지다.
인구 3,000에 불과한, 타운내에 한 개의 신호등도 없는 작은 도시지만 10여개의 카페와 레스토랑이 타운 빌리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으며 캐빈, 모텔, 콘도 등의 숙박업소들도 많이 모여 있다.
한때 세라노 인디언들의 터전이었던 이 곳은 남쪽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블루리지(Blue Ridge)산맥과 멀리 마운틴 샌안토니오(볼디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금색의 모하비 사막이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북가주로 이어지는 카혼 패스(Cajon Pass)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작은 마을인데도 역사와 전통이 다른 타운에 못지 않다. 한때 몰몬 정착자들이 이 곳에 모여 살았으며 스패니시 미션 개척자들의 영향을 받은 적도 있다. 지금도 100년이 넘은 건물들이 타운 곳곳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건물 자체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준다.
연중 각종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데 겨울에는 단연 스키가 최고의 스포츠로 인근 마운틴 하이는 빅베어에 버금가는 스키 리조트로 유명하다. 캠핑과 낚시 그리고 하이킹도 즐길 수 있는데 겨울철 눈 사이로 만들어진 트레일을 걷는 맛은 해보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가는 길인 앤젤레스 포레스트에는 유명한 주말 휴양지인 칠라오(Chilao)가 있다. 첩첩산중 칠라오는 1860년에서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산적들의 산채였다고 한다. 멕시칸 산적두목 드블시오 바스케스가 이끄는 무법자들은 샌퍼난도 밸리에서 말과 가축을 강탈하고 스테이지 코치까지 터는 대담성을 보였다.
산적 중에 현재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 부근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던 호세 곤잘레스는 곰과 격투, 칼로 맹수를 죽였다는 위인. 그의 별명 매운 고추(Chilleeyo)가 칠라오로 불리게 된 유래이다.
비시터센터에는 동·식물, 원주민에 관한 전시장과 자연학습을 위한 네이처 트레일도 있고, 단체를 위한 해설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한다.
앤젤레스 국립삼림 최고봉중 하나인 마운트 힐리어(Mt. Hillyer)로 오르는 트레일이 등산객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만사니타 나무로 뒤덮인 경사면에 지그재그로 나있는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내려다보이는 칠라오 분지의 침엽수 숲은 일품이다. 겨울이면 눈이 쌓이는 곳으로 아이들과 썰매타기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210번 프리웨이 이스트로 갈아탄다. 210번을 타고 첫번째 출구가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이다.
이 곳에서 내려 산길로 북상해 약 1시간 정도 올라가면 해발 5,000피트 표시판이 나오고 찰튼프렛 피크닉장, 칠라오 오버나이트 캠핑장을 지나면 비지터센터 입구인 어퍼 칠라오 로드(Upper Chiao Rd.)가 왼쪽으로 나온다.
문의: (626)574-5200.
칠라오에서 다시 10여분을 달리면 Wrightwood 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겨울철 눈이 올 때는 스노체인을 준비해야 한다. 숙박을 포함한 모든 문의는 (760)249-3339, www.wrightwoodcalifornia.com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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