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개 국내외 브랜드 참가 총력전
2004년형·최첨단 컨셉카로 자웅겨뤄2003년 자동차 시장의 개막을 알리는 제 99회 LA오토쇼가 4일부터 LA다운타운 컨벤션센터에서 화려하게 시작됐다. 쟁쟁한 50여 개 국내외 브랜드가 참여한 이번 오토쇼에는 올해 새 모델은 물론 2004년형과 최첨단 컨셉카 등이 대거 선보이며 12일까지 자웅을 겨루게 된다. 특히 올해는 불안한 국제정세와 오일가 급등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전시 차종의 상당수가 파워 엔진과 쌈박한 디자인, 기능 혁신 등으로 무장해 자동차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오토쇼와 더불어 최고의 자동차 축제로 자리 매김하며 어느새 99회를 맞은 LA오토쇼. 올해도 내로라 하는 자동차회사들이 야심만만하게 내놓은 데뷔 모델과 화제 차종을 중심으로 그 명성을 재확인해본다.
LA오토쇼의 화두는 한마디로 ‘파워’다.
그 뒤를 ‘화려한 스타일’과 ‘성능 위주의 고전 모델 부활’이 든든히 받치고 있다. 럭서리 세단이나 하이 퍼포먼스 스포츠 카 팬들에게 이보다 더한 축제는 없는 것이다.
최근 이라크 전쟁설, 베네수엘라 정치 위기 등 불안한 국제정세와 개스 값 인상에 대한 우려 등 악재에도 아랑곳없이 이번 LA오토쇼에서는 럭셔리 차종과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우락부락한 머슬카, 스타일리시한 컨버터블카 등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일명 ‘그린카’로 불리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연료 전지 차종들마저 거의 전무한 채 디트로이트 쇼를 기약했으며, 대신 축구장 17개 규모와 맞먹는 거대한 전시장을 포르쉐의 첫 SUV와 돌아온 클래식 머슬카 폰티액 ‘GTO’, 그리고 430마력의 괴력을 자랑하는 다지 컨셉카 등 힘 좋고 시각적으로 멋진 차들이 가득 메웠다.
또 페라리의 엔조, 머세데스 벤츠의 메이박 등 하이 퍼포먼스 스포츠카나 최고급 럭서리 차종도 이번 쇼에서 자동차 매니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데뷔했다.
이 같은 경향은 소비자들의 구매성향 및 LA오토쇼의 특징과 무관치 않다. ‘우려하는 과학자 연합’(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환경오염과 연료고갈에 대한 우려와는 별개로 크고, 빠르고, 화려한 차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 9월 포드사는 링컨, 재규어, 볼보, 랜드로버 등 모든 럭서리 라인의 판매량이 늘었다. 업계는 이제 럭서리 차종이나 SUV, 최고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보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트로이트 쇼보다 소비자 지향적인 LA오토쇼의 성격도 작용했다. 자동차 회사들은 북미 시장의 데뷔무대이자 캘리포니아의 유행메이커들을 선도하는 이 쇼에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끌기 위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는 매년 미 전역에서 팔리는 새 차종의 총 판매량 중 12%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LA오토쇼를 데뷔차종의 향후 판매 전망을 파악하는 일종의 지수로 삼고,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최대한 부추기는 것이다.
이들의 데뷔무대는 쟁쟁한 국내외 50여 개 브랜드 중 단연 이목을 끌면서 2003-2004년도 자동차 시장의 신주류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포르쉐의 첫 SUV로 화제를 모은 ‘카이엔’은 스타일과 파워, 고급내장을 겸비한 풀사이즈 럭서리 SUV. S와 터보 2가지 모델로 각각 340마력, 450마력이며 막강 가속성능(0→62마일에 5.6초)을 자랑한다. 가죽과 알루미늄을 사용한 고급 인테리어에 네비게이션 시스템, 14개 스피커가 달린 350와트 보즈 사운드 시스템까지 갖췄다.
페라리의 2003년형 ‘엔조’는 하이 퍼포먼스 스포츠 카의 전형으로 힘과 가격 면에서 이번 오토쇼를 평정했다. 최고출력 660마력에 V-12엔진 등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페라리의 야심작으로, 무려 65만2,000달러를 호가한다.
명차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독일이 이탈리아에 가만히 있을 리 없다. 1920년 대 독일의 리무진이 부활한 머세데스의 ‘메이바흐62’는 차체 길이가 거의 20피트로, 스티커 가격은 35만 달러. 엔조가 하이 퍼포먼스라면 메이바흐는 최고급 럭서리로 승부한다. 앞좌석엔 마치 비행기 1등석처럼 자유자재로 확장가능한 발걸이가 있고, 9.5인치 모니터를 구비한 DVD와 오페라 하우스 저리 가라할 웅장한 사운드 시스템, 샴페인용 쿨러까지 갖추고 있다. 최고출력 550마력에 V-12엔진.
영국의 명차 재규어는 XJ 세단의 일곱 번째 버전을 선보였다. 올해 늦봄부터 출시 예정인 2004년형 XJ8과 XJR은 아직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각각 6만 달러, 7만3,000달러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XJR의 파워엔진은 재규어의 4.2리터, V-8엔진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390마력, 가속성능(0→60마일에 5초)을 자랑한다.
이에 질세라 2004년형 아우디 A8은 라이트 알루미늄 바디를 이용한 럭서리 스타일에 성능 및 연비를 강화하고,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으로 맞섰다. 4.2리터에 V-8엔진을 갖춘 아우디 A8은 약 5만7,000달러.
이밖에 자동차 전문잡지 ‘오토모빌’이 올해의 차로 선정한 2003년형 닛산 350Z는 닛산 전 차종의 몸값을 높여주는 히어로다. 닛산은 350Z가 지난해 8월 데뷔 이후 미 전역에서 1만 대가 팔렸으며, 이중 절반이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했다. 가격은 2만6,000달러.
350Z와 함께 신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상품은 ‘모터 트랜드’ 매거진이 2003년의 차로 뽑은 인피니티 G35. 350Z보다는 조금 나이 든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으나 성능 면에서는 뒤질 게 없다. 기본가격은 세단이 2만7,000달러, 쿠프는 2만9,100달러.
자, 이쯤해서 BMW의 로드스터가 10만 달러대로 확 값을 높이고 나왔다. 이번 오토쇼를 통해 북미 시장에 데뷔하는 ‘알피나 로드스터 V8’는 클래식 ‘BMWZ8’의 스페셜 버전으로, 13만7,000달러다.
캐딜락은 머세데스 SL500, 렉서스 SC430, 재규어 XK8과 겨룰 경쟁모델로 ‘XLR’ 로드스터를 올 여름부터 선보인다. 가격 7만∼8만 달러.
이밖에 미국 머슬카 1호로 1963년 출시된 폰티액 ‘GTO’의 복귀는 오토쇼 개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고전모델을 손봐 젊은 층을 대상으로 부활시켰다는 점에서 또 다른 히어로로 꼽히는 GTO는 3만4,000달러로, 올해 2만대만 한정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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