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조용필(53)이 아내를 잃고 통곡했다.
지난 94년 결혼한 조용필의 아내 안진현(54) 씨가 6일 오전 8시(이하 한국시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안진현 씨는 지난 달 10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시의 한 병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회복 도중 상태가 악화돼 병원으로 후송되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조용필이 아내를 돌보기 위해 미국으로 온 지 만 하루 만에 맞은 비극이었다.
안 씨는 3년 가량 심장질환을 앓아 왔고, 수술을 위해 작년 11월 말 홀로 미국으로 출국해 워싱턴 DC의 메릴랜드주 포토맥 자택에 체류하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당연히 조용필이 아내 곁을 지켰겠지만 수술이 예정된 날은 공교롭게 조용필의 서울 콘서트가 계획돼 있었다.
아내가 수술대에 누워 있을 시간에 조용필은 서울 예술의 전당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야 했던 것. 그리고 연말까지 지방 공연을 하느라 지난 4일에야 미국으로 출국했다.
“혼자 수술실에 들여 보냈다…”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미국행을 서두른 그는 도착 하루 만에 아내의 죽음을 맞게 돼 더 큰 슬픔에 목이 메였다. 결혼 10년째에 맞은 슬픔.
조용필은 미국에서 장례식을 치른 뒤 10일 화장한 유골을 들고 귀국,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11일 발인이며, 안 씨의 유골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조용필의 가족묘지에 묻힌다.
조용필의 소속사인 YPC의 김헌 이사는 “6일 아침 통화를 했는데 조용필 씨의 목소리가 너무 침통해 위로의 말조차 못 건넸다.
정말로 금실이 좋은 부부였다. 두 사람이 서로 아껴주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그래서 조용필 씨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 건강을 해치지는 않을까 염려 된다”며 “공연 준비를 하는 사이에도 틈날 때마다 미국에 전화를 해 아내의 건강을 챙겼다.
출국 전 ‘아내가 함께 산책하고 싶다고 했다’며 조용필 씨가 안심하고 비행기를 탔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이경란 기자
조용필 결혼 및 결혼생활 조용필은 안진현 씨와 사별하면서 부인과 음악의 동반자 모두를 잃었다.
1988년 첫 부인 박지숙 씨와 이혼한 조용필은 홀로 지내다 93년 6월 미국 애틀랜틱시티에 공연 차 갔다가 재미동포 사업가 안진현 씨를 처음 알게 됐다.
이후 8개월의 만남 끝에 94년 3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안 씨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이후 자신의 사업 규모를 줄이면서까지 조용필이 음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힘썼다.
안 씨는 공연에 빠짐없이 참석했고, 조용필이 잘 알 수 없는 관객 입장에서의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조용필은 어쩌다 사정이 생겨 안 씨가 공연장 맨 앞 줄에 앉지 못하면 못내 아쉬워 했다. 조용필에게 안 씨는 평상시에는 이해심 많고 밝은 친구였고, 음악을 할 때는 마음의 안정을 주는 존재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일 때문에 미국 메릴랜드와 서울 서초동에 집을 마련해 놓고 떨어져 지내는 시간도 많았다.
늦은 나이에 만난 이 부부 사이엔 아이가 없었다. 하지만 두 부부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면서 조용하지만 속 깊은 사랑을 나누며 살아 왔다.
안진현씨는 누구인가 안진현 씨는 조용필과 지난 1994년 3월 결혼할 당시 미국에서 로비와 경제 자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체(웨덜리)를 소유, 경영하고 있는 재미 사업가였다. 그는 웨덜리 사를 바탕으로 한국 일본 그리스 도미니카 미국 등지에서 20여 개 기업의 로비와 경제 자문을 맡았다.
안 씨는 67년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한 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텍사스 주립대 회계학과_ 조지 워싱턴대 국제경제학 대학원을 마친 후 미국 은행감사원, 연방정부, 시어즈 백화점 등을 거쳐 85년 웨덜리 사를 차려 독립했다.
조용필과 결혼 당시 안 씨는 재산이 1조 원에 이르는 재력가이자 미국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소문이 국내에 돌기도 했다. 안 씨는 이에 대해 당시 결혼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는 맞지만 과장됐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후 결혼 생활에 좀더 치중하기 위해 사업 규모를 줄여 나갔다. 2001년에는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웨덜리 사를 J&J 컨설팅 사로 바꾸는 사업체 변경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J&J 컨설팅 대표이사 직과 모교인 조지 워싱턴대 재정이사 직을 맡고 있었다.
최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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